지드래곤 ⓒ스타뉴스
5인 남자 아이돌그룹 빅뱅의 리더 지드래곤이 가요계 복귀를 예고한 가운데, 이달 중 예정된 새 앨범 발매시기를 부득이하게 연기, 컴백 활동에 난항을 겪게 됐다.
당초 지드래곤은 자신의 생일인 8월18일에 맞춰 새 앨범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날부터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가 인터넷에 오르는 뮤직비디오 및 티저 영상에 대한 사전 등급 분류 제도를 시행하면서 지드래곤은 컴백 일정을 연기할 수밖에 없게 됐다.
3년 만에 발표하는 솔로 앨범이기 때문에 특별한 날에 맞춰 활동하려 했지만, 발매예정일이었던 첫 날에 영등위의 심의제도가 시행됨에 따라 컴백 전 제때 준비 일정을 맞출 수 없게 된 것이다.
YG엔터테인먼트의 수장 양현석은 10일 오후 스타뉴스와 전화통화를 갖고 지드래곤 새 앨범을 연기해야 되는 사정에 대해 직접 밝혔다. 양현석은 "지드래곤 생일에 맞춰 모든 새 앨범 프로모션 계획을 세웠는데 하필 심의제가 시행되는 첫 날과 겹쳐 차질을 빚게 됐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뮤직비디오 심의제 자체에 불만을 갖기 보다는, 컴백 시기와 관련된 여러 사안을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기 때문에 문제가 생긴다"면서 "음원사이트 홍보 계획 및 뮤직비디오, 티저 공개 등 여러 마케팅 채널이 짜임새 있게 진행되어야 하는데, 심의제 때문에 많은 계획이 엉키게 됐다"고 전했다.
양현석은 가요계 관계자로서 영등위의 인터넷 영상 심의제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양현석은 "대중문화 영역 중, 특히 가요계는 시간을 다투는 싸움이 중요한 분야다. 국내 많은 가수들은 뮤직비디오를 공개하기 전날까지도 계속 수정작업을 거친다. 그러한 치밀한 과정이 있기에 지금의 K팝 콘텐츠가 우수성을 인정받는 것이다"라며 "뮤직비디오 뿐 아니라 많은 콘텐츠들이 계획성 있게 공개되어야 하는데 이 제도로 인해 컴백시기가 불투명해 졌다"고 말했다.
양현석 ⓒ스타뉴스
이어 "이 제도로 인해 이제 모든 가수들이 앨범 발표일 및 첫 방송날짜 등을 사전에 계획할 수 없게 됐다. 그만큼 뮤직비디오는 가수들의 홍보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작인데, 첫 단추를 언제 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모든 계획을 정할 수 없는 최악의 상황에 이른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양현석은 K팝 열풍과 더불어 우려의 목소리도 냈다. 그는 "영등위는 모든 가요계의 우려와 걱정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면, 이 문제는 점점 커질 확률이 높다. 방송에 나올 뮤직비디오 심의만 강화하던지, 그들이 말하는 법적 최장기간인 14일을 2~3일로 단축해야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또 "여전히 유튜브 심의 적용은 K팝의 세계화에 가장 큰 장애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드래곤은 지난 9일부터 첫 솔로 앨범 타이틀곡 뿐 아닌 다른 수록곡들의 뮤직비디오들도 차례로 촬영 중이다. 하지만 지드래곤은 3년 만의 솔로 활동을 앞두고 컴백 시기 조율이 불가피하게 됐다.
지드래곤은 지난 2009년 8월 중순 첫 솔로 앨범 '하트 브레이커'를 발표, 여러 곡을 동반 히트시키며 그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단일 앨범(한터차트 기준)이란 기록도 보유했다. 지드래곤의 오랜만의 새 솔로 앨범 발표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편 오는 18일부터 기획사가 만든 뮤직비디오 및 티저 영상은 사진 및 메이킹 영상을 제외하곤 뮤직사이트 및 유튜브 포털 등 인터넷 그 어느 곳에 올리든 먼저 영등위의 등급 심의를 먼저 받아야한다. 영화처럼 사전 등급 분류가 실행되는 것이다. 모바일의 경우에도 대부분의 사이트가 인터넷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이 변화에 실질적인 영향을 받는다.
영등위는 심사 신청 뒤 등급 분류 결과가 나오는 데까지 7~10일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법정 처리 기한은 최장 14일이다. 등급 분류를 하는 주체는 7인으로 구성된 영등위 위원회 비디오물 등급분류 소위원회. 위원들은 사회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사람들로 구성돼 있다는 게 영등위의 설명이다.
등급 분류 신청은 시행 일주일 전인 이달 13일부터 가능하며, 표시 의무는 제작업자, 및 배급업자에게 있다. 등급 표시 시간은 30초 이상이다. 영등위의 사전 등급 분류를 거치지 않은 뮤직비디오를 온라인에 올릴 경우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영등위는 청소년 보호를 위해 이번 정책을 실시한다고 했지만 가요계 대다수에선 창작의 자유 침해는 물론, 활동 계획 수립에 대한 난항 등 불만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