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캡처=SBS 드라마 '다섯손가락'>
'다섯손가락'이 심상치 않은 역전승으로 주말극 왕좌를 차지했다.
지난 19일 방송한 SBS 주말드라마 '다섯손가락'(극본 김순옥·연출 최영훈)은 2회에서는 지고지순한 아내와 효심 지극한 며느리, 자애로운 어머니였던 채영랑(채시라 분)이 감춰둔 욕망을 드러내는 모습이 그려졌다.
극선과 극악을 오가는 채시라의 연기가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이날 방송은 12.7%(AGB닐슨미디어리서치 전국)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에 올랐다. 지난 18일 첫 방송에서 MBC '메이퀸'(11.3%)에 밀렸던 '다섯손가락'(11.2%)은 2회 만에 역전을 이루며 주말극 판도를 바꿨다.
'다섯손가락'은 천재 피아니스트들의 사랑과 악기를 만드는 그룹의 후계자를 놓고 벌이는 암투와 복수로 인한 불행과 상처를 극복한 주인공들이 다시 자신의 꿈과 사랑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외딴섬에서 할머니와 살다가 하루아침에 재벌 2세가 된 아이 유지호(아역 강이석)와 아이의 등장으로 모든 것을 잃을 위기에 처한 채영랑, 갑작스러운 형의 등장으로 열등감을 맛보게 된 인하(아역 김지훈), 이 모든 것에도 꿈쩍 않는 아내의 모습에 치를 떠는 유만세(조민기 분) 등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받는 비운의 유만세 가족의 모습이 첫 회부터 강렬하게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무엇보다 첫 회에서 남편이 밖에서 데려온 아들 지호를 친아들처럼 보살피고 감싸안는 성녀의 모습을 보여준 채영랑이 2회에서 가면을 벗고 악녀의 모습을 드러내 긴장감을 선사했다. 영랑의 이중적인 모습이 소름끼치는 반전을 보여주며 이후의 전개에 기대를 높였다.
어린 나이에도 자신의 것을 뺏기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역들의 대결도 시선을 사로잡았다. 콩쿠르에서 1등을 하기 위해 손목을 다친 척 하는 인하와 어린 아이 답지 않은 처연한 감성을 담아 피아노를 연주하는 지호의 모습은 성인 연기자들 못잖은 강렬한 긴장감을 자아냈다.
이처럼 카리스마와 개성이 넘치는 캐릭터와 한 순간도 긴장을 놓지 못하게 하는 대결 구도는 벌써부터 시청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김순옥 작가의 전작 '아내의 유혹'의 인기를 재현할지 시선이 쏠린다.
'아내의 유혹'은 지난 2009년 방송 당시 막장 논란과 신드롬을 동시에 불러일으키며 40%에 육박하는 시청률로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이후 '천사의 유혹', '웃어요 엄마' 등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냈다.
'다섯손가락'이 주말 안방극장에 다시 한 번 돌풍을 일으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