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는 사람들이 내 영화를 봐줄 때가 올거라 생각해요“
김기덕 감독이 바람을 이뤄가고 있다.
12일 늦은 저녁 KBS 1TV '수요기획‘에서 ’리얼 김기덕‘이란 제목으로 김기덕 감독의 다큐멘터리가 방영됐다. 이 다큐멘터리는 지난 4월부터 촬영팀이 동행하면서 김기덕 감독의 소소한 삶의 단편을 담았다.
김기덕 감독이 제69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피에타’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기 전에 찍었다. 촬영팀은 ‘아리랑’에 등장했던 실제 자택과 지난 6월 참석했던 상하이국제영화제, ‘피에타’ 포스터 촬영현장을 동행하며 인간 김기덕을 조명했다.
대중에게 외면 받아왔던 그는 “언젠가 때가 있겠지라고 생각한다”며 “지금은 내 영화가 대중적이지 않지만 언젠가는 봐야겠구나라고 생각해줄 때가 올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김기덕 감독은 “그 때가 내가 살아있든 죽었든 언젠가는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누구는 천재라고 하고 누구는 괴물이라고 하고, 변태싸이코라고 하는데 왜 그런 지 봐주지 않을까”라고 자조 섞인 말을 내뱉었다.
김기덕 감독은 ‘피에타’까지 18편을 내놨지만 국내보단 해외에서 더 높았다. 그랬기에 김기덕 감독에게 더 많은 관객과 만나는 것은 작은 소망일지 모른다. 김기덕 감독의 그 바람은 ‘피에타’가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면서 조금씩 현실화되고 있다. 수상소식이 알려지면서 관객이 급증해 6일만에 10만명을 넘어섰다. 여느 상업영화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수치지만 4년만에 처음으로 그의 영화를 정식으로 국내 관객에 소개한 것을 고려하면 좋은 성적이다.
김기덕 감독은 다큐에서 인간적인 고뇌도 내비쳤다. 김기덕 감독은 다큐멘터리PD에게 “이거 윗사람에게 허락 받는 과정에서 하자는 없었냐”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내 영화를 불쾌해하고 그런 사람이 여전히 있으니깐. 그런 인물을 중심으로 할 때 어떤 리스크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기덕 감독은 상하이국제영화제에 ‘해안선’에서 인연을 맺은 장동건과 같이 갔지만 그에게만 환호와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자 수줍은 소년처럼 뒤돌아서는 모습도 보여줬다. 또 그는 같은 옷을 열흘씩 입는다든지, 세수하고 빨래할 때 비누를 쓰지 않는다는 등 기인 같은 면모도 감추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