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인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가 제 85회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한국 대표로 선정됐다.
영화진흥위원회(위원장 김의석)는 13일 "2013년 2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 주최로 열리는 제85회 아카데미영화상 시상식의 외국어영화상 부분에 출품할 한국영화로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에대해 제 85회 아카데미영화상 외국어영화상 부문 출품작 선정 심사위원회 일동은 총평을 통해 "각 출품신청 작품의 개성과 장점, 강점이 고루 논의되는 격론 속에서도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만장일치로 출품작으로 뽑혔다"고 전했다.
이들은 "전 지구가 당면한 경제 위기와 그로 인한 부의 양극화, 자본주의의 폐해가 무너뜨리는 삶의 양상을 고유의 영화문법과 언어로 탁월하게 성찰했다는 평이 잇따랐다"며 "한국적 현실에 바탕하고 있지만 탐욕과 빈곤이 불러온 가족과 인간관계의 파괴 등 위기의 징후들은 전 세계 각국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만큼, 아카데미 심사위원단과 미국 관객들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소재와 이야기라는 점도 중요한 선정 근거가 됐다"고 밝혔다.
이어 "'부의 양극화라는 자본주의의 세계적 문제를 한국의 한 공장지대에서 생존과 파멸의 공포에 몸부림치는 인간들을 통해 충격적으로 해부하고 있다', '대자본의 지배력이 점점 커지고 있는 한국영화계 현실에서 김기덕 감독은 특유의 한국적 영화언어와 미학을 독립영화작가의 정신으로 손수 빚어내어 절정의 수공예품을 완성시켰다'는 평가는 심사위원단의 분위기를 압축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8월 17일까지 진행된 이번 아카데미 영화상 외국어영화상 부문에 출품할 한국 영화 공모에는 '피에타' 외에 임상수 감독의 '돈의 맛'과 홍상수 감독의 '다른 나라에서', 윤종빈 감독의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 추창민 감독의 '광해: 왕이 된 남자' 등 5편이 출품, 경쟁을 벌였다.
영진위는 지난 12일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작품의 완성도와 미국 배급능력, 감독 및 출품작의 인지도 등을 살펴 심사를 진행한 결과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
다른 출품작 또한 장르적인 완성도, 대중적 지지, 독창적 소재, 날카로운 비판의식 등에 대한 높은 평가가 이어졌다는 것이 심사위원단 측의 설명.
그러나 심사위원단은 논의 모두에서 제시한 통렬한 시대인식과 삶에 대한 성찰, 미학적인 과감함이라는 측면에서 한국을 대표해 내년 아카데미상 외국어상 부문에 출품할 작품으로는 '피에타'가 가장 적합하다는 최종 결론을 내렸다는 후문이다.
심사위원회 측은 "출품신청작 모두가 우열을 가리기 힘든 완성도와 예술성, 대중성을 갖고 있다는 공통된 인식하에 심사위원들은 논의 모두에서 '동시대 보편적인 삶의 양상을 관통하는 통렬한 문제의식을 갖추고 있는가'와 '이를 독창적인 미학과 고유의 시ㆍ공간적 인식으로 구현했는가'를 최우선 기준으로 제시하는데 공감했다"평가 기준을 전했다.
또 "한국영화의 발전 수준과 세계무대에서의 위상을 고려했을 때 미국 시장에서의 배급 및 흥행가능성은 가장 중요한 잣대가 아니라 다양한 평가 요소 중 하나일 뿐이라는 것도 이번 심사위원들의 일치된 견해였다"고 설명했다.
한국영화는 지난 2009년 '마더', 2010년 '맨발의 꿈', 2011년 '고지전' 등을 출품했으나 수상은 물론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 후보에도 오르지 못했다.
한국 영화 최초 베니스 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의 영예를 안은 '피에타'가 기세를 이어 한국 영화 최초의 아카데미 수상작이라는 타이틀까지 거머쥘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