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인가? 무모한 도전인가?
최동훈 감독의 '도둑들'이 역대 한국영화 흥행 1위 '괴물'(1301만명)을 향해 끈질기지만 지루한 싸움을 계속 하고 있다.
18일 영진위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괴물'은 17일 4782명이 찾았다. 181개 스크린에서 375번 상영해 거둔 수치다. 누적은 1292만8300명. '도둑들'은 여느 상업영화라면 상영관수를 벌써 줄이고 슬슬 상영을 끝낼 시간을 맞았다.
하지만 여전히 투자배급사 쇼박스는 '도둑들'에 미련을 벌이지 못하고 있다.
우선 역대 흥행 1위라는 타이틀이 달려있다. '괴물' 투자배급사인 쇼박스로서는 6년만에 다시 '도둑들'로 역대 흥행 1위 자리를 얻는다는 바람을 갖고 있다. '도둑들'이 하루 5000명 남짓한 관객이 꾸준히 찾는다면 산술적으로 이 달 말일께 1300만 고지를 밟을 수 있다. 추석영화가 없는 쇼박스로선 틀기만 하면 수익이 올라간다.
투자배급사 입장에선 모든 극장에서 영화를 내린 뒤 통상 3개월 이후에 정산절차를 밟기에 오래 극장에 걸면 걸수록 이자수입도 쌓인다. 일거양득인 셈.
그럼에도 '도둑들'의 이런 행보는 눈총을 살만하다. '도둑들'은 '왕의 남자'를 제치고 역대 흥행 2위를 거둘 만큼 의미 있는 행보를 했다. 타이틀에 연연해 상영관을 무리해서 계속 잡고 있다면 작은 영화들이 그 만큼 설 자리를 잃는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배급환경도 만만치 않다. CJ E&M이 전력투구하는 '광해:왕이 된 남자'가 스크린을 대거 확보하며 흥행몰이를 하고 있는데다 롯데시네마가 미는 '간첩'이 20일 개봉한다.
과연 '도둑들'이 끈질긴 도전 끝에 역대 1위 타이틀을 품에 안을 수 있을지, 여러모로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