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훈 기자
"이런 인터뷰가 처음이라 신기해요"
인터뷰를 하기 위해 새벽같이 부산에서 올라온 배우 지일주(27)를 만났다. MBC 월화드라마 '골든타임'에서 비주얼 인턴의사 유강진 역을 맡은 지일주는 드라마 속 그대로 환하게 눈웃음을 지으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매일 부산에 위치한 드라마 세트장에서 생활하다 보니 아직 드라마 인기를 잘 실감 못하겠다는 지일주. 주변에서 재미있다고 얘기해주는 사람들이 많아서 요즘 행복하다고 한다. 요즘 '골든타임' 기사나 본인의 SNS 댓글을 많이 본다는 그는 요즘 본인의 SNS에 올리는 사진들이 기사화되니 신기하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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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일주의 '골든타임'.."이선균 형 사랑해요"
요즘 대세 드라마인 '골든타임' 촬영장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는 느낌은 어떨까? 빡빡한 촬영 스케줄에 다들 지치고 힘들지만 힘든 것에 비해 분위기가 너무 좋다고 활짝 웃었다. 사람의 생명이 일각을 다투는 심각한 순간이 많지만 다들 웃고 장난치는 분위기에서 촬영하려고 노력한다는 전언. 특히 NG를 내거나 애드리브를 쳐도 호탕하게 웃으며 넘겨주시는 권석장, 이윤정 PD가 드라마 촬영 현장 분위기를 훈훈하게 한단다.
"우리 드라마 세트장 바로 옆 건물이 분장실이에요. 그래서 촬영 중 아니면 다들 거기서 대기하면서 밥 먹으면서 항상 같이 하고 있어요. 촬영 없는 날도 다들 부산에 있으니까 늘 보게 되잖아요. 선배들과 시간 많이 가지고 친해져서 너무 좋아요. 그래서 드라마 끝날 때쯤 되니까 헤어지고 아쉬워요."
부산의 한 병원 세트장에서 24시간 동고동락할 배우들. 그래서인지 다른 어떤 드라마들보다 선배들에 대한 애정이 큰 것처럼 보였다. 그중 누가 가장 무서운지, 또 누가 가장 잘해주는지 물었다.
"무서운 선배는 잘 모르겠어요. 이선균 선배가 처음에는 되게 어려웠는데 장난도 많이 치고 많이 가르치고 도와주셨어요. 저는 선균형을 사랑해서 작품이 끝나도 꼭 형에게 놀러갈 거에요. 저희 응급실 인턴들도 다 좋아요. 같이 있는 장면 찍으면 너무 재밌고 즐거워요. 이성민 선배와는 촬영할 때 마주치는 장면이 많이 없어요. 그래도 숙소에서는 제 맞은편에 방이라 놀러가서 드라마 얘기하고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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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일주의 꿈..배우가 아니라 수학선생님?
지일주는 지난 2008년 KBS 2TV '태양의여자'로 데뷔, 그동안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왔다. 그가 언제부터 배우의 꿈을 꾸게 됐는지 물었다. 보통 어린 시절부터 탤런트나 연예인의 꿈을 가졌던 배우들과 달리 지일주는 학창시절에는 배우가 되는 것에 관심이 없었다고 한다.
"저는 원래 수학을 좋아해서 수학선생님을 하고 싶었어요. 어렸을 때부터 수학을 좋아해 수학경시대회도 나갔죠. 중학교 때 학원에서 다 같이 전국 수학경시대회를 나갔는데 전국 10% 안에 들기도 했어요."
수학선생님을 꿈꾸던 학생을 배우의 길로 들어서게 만든 계기는 연극이었다. 남중, 남고를 다니던 지일주는 고등학교 1학년 때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에 우연히 연극반을 들어갔다가 배우의 꿈을 꾸게 됐다.
"처음에는 학교 동아리에서 연극을 하다가 서울연합연극동아리 활동을 시작하고 회장까지 하며 일이 커졌어요. 그러다가 공부가 점점 뒷전으로 밀려난 거죠. 그때부터 배우의 꿈을 가지고 연기레슨 같은 것을 받고 대학교도 연기 관련 전공을 선택하게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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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일주의 도전.."김기덕 감독님 찾아갔어요"
서울예대 연극과로 진학한 지일주는 처음에는 연극무대 외에 방송에 욕심이 없었다고 했다. 그래서 일찍이 21살 때 군대를 갔다 왔다. 그는 군대에서 방송이라는 콘텐츠가 얼마나 많은 수요인원을 소화하는지 생각하게 됐고 제대를 하고 나서 방송에 대한 꿈이 생겼다.
"제대 후 소속사 없이 혼자 다녔어요. 소속사 계약 전에는 제가 직접 찾아가 프로필 돌리고 했죠. 그때는 독립영화나 작품성 있는 영화에 출연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곳 저곳 도전했어요. 제가 김기덕 감독님 영화를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김기덕 감독님 영화사에 프로필 들고 찾아간 적도 있어요. 제 프로필을 보셨는지 모르겠네요."
제대 후 혼자 다니며 앞길을 개척하던 그 시절 서러움은 없었냐 물었더니 그땐 정말 열심히 살았고 스스로를 대견해 했다고 한다. 오디션 최종까지 갔다가 배역을 맡지 못하고 떨어지면 소주한잔 하며 스스로를 달랜 뒤 또 도전했다고 했다. 연극배우로 연기생활을 시작한 지일주에게 무대와 브라운관의 차이를 물었다.
"연극은 아무래도 오랜 시간 연습하다보니까 깊이 연구하고 서로 치열하게 다투는 면이 있어요. 또 무대에서 공연을 하면 지금 당장 내 연기를 보고 관객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실시간으로 피드백이 오는 게 재밌어요. 방송은. 연기적으로 깊이 들어가는 것은 연극보다 덜하지만 촬영 중간 중간 필요한 순발력이나 센스 이런 부분이 중요한 것 같아요. 대본대로 찍어내는 것이 아니라 감독과 배우들이 함께 만들어 나가는 그런 매력이 있어요."
ⓒ이동훈 기자
◆ 지일주의 사랑.. 이상형, 그리고 연애
연극반 시절부터 유독 누님들에게 인기가 많았다는 지일주. 그에게 어떤 여자가 이상형인지 물었더니 환하게 웃으며 손가락으로 이상형의 조건을 꼽아본다. 그는 털털하면서 남을 배려하며 센스 있고 책을 좋아하는 여자가 좋다고 한다. 외적으로는 많이 안본다고 하면서 김태희 공효진 이효리를 손에 꼽는다.
"저는 정말 털털하고 센스 있는 그런 스타일이 좋더라고요. 특히 공효진 선배와 꼭 한번 연기해 보고 싶어요. '최고의 사랑' 같은 드라마에서 공효진 선배와 티격태격 하면서도 알콩 달콩한 러브라인을 꼭 해보고 싶어요."
'골든타임'은 극 중에 러브라인이 거의 드러나지 않고 이선균-황정음과 이성민-송선미의 러브라인이 미묘하게 진행된다. 지일주는 이에 대한 부러움을 드러내며 앞으로 '골든타임'이 시즌제로 간다면 인턴 유강진의 삶을 조명해 보며 동료 인턴과의 러브라인도 꼭 넣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극중 러브라인도 만들고 싶고 공개연애도 너무 하고 싶어요. 같이 손잡고 길거리에 다니고 싶어요. 원래는 스물여덟에 결혼 하고 싶었는데 안 될 것 같고요. 지금 서른 둘 쯤 바라보고 있어요. 얼른 나와 닮은 아들 딸 낳아서 다니고 싶어요."
당초 20부작으로 기획된 '골든타임'은 3회 연장을 확정짓고 막바지 스퍼트를 올렸다. 지일주는 '골든타임'이 종영 전 꼭 시청률 20%를 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내며 이런 공약을 걸었다.
"시청률 20% 되면 이성민 선배와 이선균 선배에게 뽀뽀해서 인증샷 올리겠습니다. 선배들이 거부하시면 기습 뽀뽀라도 도전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