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관계' 첫공개, 장동건의 위험한 매력

김현록 기자  |  2012.10.02 13:42


여러 번 들어도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또 만들어도 재밌는 영화가 있다. 사랑이 게임이라는 두 남녀가 정숙한 여인을 유혹하자는 게임을 벌이다 결국 파국을 맞는 '위험한 관계'가 그렇다. 이번엔 허진호 감독이 1930년대 중국을 배경으로 장동건, 장쯔이, 장백지를 불러들였다. 바람둥이 장동건의 위험한 매력이 물씬 풍긴다.


영화 '위험한 관계'(감독 허진호)가 2일 서울 왕십리 CGV에서 첫 국내 시사회를 가졌다. 징검다리 연휴 가운데 오전 시간대 진행된 시사회였음에도 입석표가 동 날 만큼 큰 관심 속에 시사회가 진행됐다.

배경은 일본 제국주의 치하 1930년대의 상하이. 상하이의 이름난 바람둥이 셰이판(장동건 분)과 재력가 여인 모지에위(장백지 분)는 서로 사랑하지만 아슬아슬한 관계를 유지할 뿐이다. 애인에게 버림받은 모지에위는 셰이판에게 애인을 약혼녀인 16살 아가씨를 유혹해달라고 하고, 셰이판은 그것으론 성에 안 찬다며 남편을 잃고 살아가는 정숙한 여인 뚜펀위(장쯔이 분)를 유혹하겠다고 한다. 사랑에 빠지지 않고 뚜펀위를 유혹하면 모지에위를 얻기로 한 셰이판. 그러나 세 사람의 게임은 점점 파국으로 치닫는다.


'위험한 관계'는 1782년 프랑스의 쇼데를르 드 라클르의 서간체 소설이 원작이다. 1988년 존 말코비치, 글렌 클로스, 미셸 파이퍼, 우마 서먼이 열연을 펼친 동명 영화가 큰 반향을 일으켰고, 이듬해엔 콜린 퍼스와 아네티 베닝이 출연한 '발몽'이 선보였다. 1999년엔 하이틴물로 리메이크한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이 빅히트를 쳤다. 한국에서는 2003년 이재용 감독이 배용준, 전도연, 이미숙을 캐스팅해 '스캔들'를 리메이크 했다.

허진호 감독은 이 질투와 순정, 음모와 치정이 넘실거리는 멜로 드라마를 한국과 중국이 만난 아시아 프로젝트로 완성했다. 이미 수차례 검증을 거친, 드라마틱하고도 탄탄한 이야기의 재미야 두말할 것이 있으랴. 허진호 감독 특유의 섬세한 감정 연출, 아름다운 화면도 볼거리. 앞서 나온 네 편의 영화와 비교 포인트도 쏠쏠하다.


특히 국내 관객이라면 중국어 연기를 펼친 장동건에게 관심이 크게 쏠릴 법 하다. 흐트러짐 하나 없는 매무새를 자랑하는 장동건의 우월한 비주얼이 일단 눈에 띈다. 초반 다소 평면적이고 느끼한 경계대상 바람둥이로 출발한 장동건은 진짜 사랑에 빠진 뒤 흔들리는 남자의 모습에 몰입하며 존재감을 뽐냈다. 남성적인 매력도 물씬 풍긴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신사의 품격'의 쿨가이와는 또 다른 모습이다.

모두를 파멸시키고 마는 악녀 모지에위 역의 장백지, 새로운 사랑을 받아들이는 천사표 여인 뚜펀위 역의 장쯔이 또한 중국 톱배우의 존재감이 분명하다.

영화는 이미 중국에서 개봉해 첫 주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순항중이다. 11일 국내 개봉을 앞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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