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훈·싸이 '형제난'..그들다웠던 마무리 '고맙다'

[기자수첩]

길혜성 기자  |  2012.10.11 11:02
김장훈(왼쪽)과 싸이 ⓒ스타뉴스 김장훈(왼쪽)과 싸이 ⓒ스타뉴스


최근 가요계를 들썩이게 했던 김장훈과 싸이의 불화설이 그들다운 깔끔한 마무리로 정리됐다. 무대에서 화해하며 서로를 응원했다.

김장훈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주최의 '나이트 오브 더 스타스 2012' 행사 무대에 예고 없이 나타났다. 김장훈의 최측근들조차 미리 알지 못했던 깜짝 등장이었다. 더욱이 싸이가 이 행사에 초청돼 노래를 부르고 있었기에, 김장훈의 출연은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무대에 오른 김장훈은 싸이의 본명을 부르며 "재상아 속 좁았던 형을 용서해줘라"며 "다음 주면 미국에 가기 때문에 오늘밖에 없는 것 같아 용기를 냈다"고 말했고, 싸이는 "난 상관없으니 형 건강이 우선"이라고 화답했다.

오랜만에 보는 두 사람의 정겨운 모습이었고, 최근 제기된 불화설에 확실한 종지부를 찍는 행동이었다.

나이를 떠라 10년 가까이 가요계의 절친으로 유명했던 김장훈과 싸이는 공연 스태프 등 여러 문제 등으로 올 들어 관계가 소원해졌다. 급기야 이는 언론에 보도됐고 두 사람은 마치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듯 한 모습까지 보였다. 하지만 함께 한 세월이 몇 년인가. 결국 두 사람은 그 간 숱하게 함께 섰던 무대에서 극적 화해를 이뤄냈다. 한 때 그들의 합동 공연 제목이었던 '형제의 난'은 이렇듯 봉합됐다.

사실 김장훈과 싸이의 관계가 소원해 졌다는 사실을 많은 기자들은 이미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대상이 기부천사 김장훈과 월드가수로 거듭난 싸이였기에 기사화를 통해 사건을 확대시키기 보다는 두 사람의 진정한 깔끔한 마무리로 관계가 회복되기를 바랐다. 김장훈과 싸이 측 모두에게 이 의견들을 전달한 기자들도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 두 가수의 관계는 결국 보도됐고 사태는 점점 악화되는 듯한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김장훈과 싸이는 무대 위 화해라는 아름다운 마무리를 택했다. 소주까지 원샷하는 그들다운 유쾌한 퍼포먼스까지 곁들이면서.

기부천사와 독도지킴이로 유명한 김장훈과 한국 가수 최초로 빌보드 싱글 메인차트 2위까지 오른 월드스타 싸이. 가요계 두 스타의 화해가 싸이의 빌보드 진입 소식만큼이나 즐겁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그 만큼 두 가수에 대한 팬들의 사랑이 크기 때문이다.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두 가수의 반목은 보는 이들도 무척이나 힘들었다. 그래서 이번 화해는 반가움을 넘어 고맙기까지하다.

김장훈과 싸이 모두 이제 과거의 앙금은 훌훌 털고 앞만 보고 달려갔으면 좋겠다. 비온 뒤 땅은 더 굳어진다고 하지 않던가.

한편 김장훈은 11일 오전 자신의 미투데이에 "다시 태어난 느낌입니다. 몇 년 만에 수면제 없이 잠도 잤구요. 기분은 흙탕에서 나와 씻은 느낌입니다. 어제는 제가 오른 수천 번의 무대 중 가장 떨리는 무대였습니다"란 글을 올렸다.

그는 이어 싸이를 찾아 화해를 한 이유에 대해선 "현실과 낭만의 두 가지인데 외신에 보도가 나온다길래 꼭 풀자와 훈련소 갈 때 둘이 손 꼭 붙잡고 가던 생각, 추석 때 외박 못나와 면회 가서 부대 앞에서 술 마시던 생각 등, 주마등처럼 지나는 추억에 용기를 냈지만 마지막까지 많이 갈등했어요. 행사 측에 고소당할 각오로 갔는데 환상적이었다 해주시니 너무 감사드립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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