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SBS
지난 10일 첫 선을 보인 SBS 새 수목 드라마 '대풍수'. 색다른 사극 장르로 기대를 모았지만 선정적인 장면 등은 아쉬움을 남긴 첫 모습이었다.
전작 '아름다운 그대에게' 후속으로 편성, 대규모 제작비, 화려한 출연진 등으로 기대를 모았던 SBS 수목드라마 '대풍수'(극본 남선년 박상희 연출 이용석)는 고려 말 조선 초 왕조 교체기라는 시대적 배경, 풍수지리, 사주명리 등 색다른 소재로 무장한 스토리 구성이 화제를 모으며 대작으로서의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1, 2회 방송에서의 자극적인 장면과 선정성, 극중 설정 등은 시청자들에 시선을 편하지 못하게 했다. 욕망과 욕심 등으로 인해 펼쳐지는 왕족 내 갈등, 비밀을 알고 있는 이들의 힘겨운 사투 등이 함께 그려지면서 베드신, 고문 장면 등 다소 자극적인 장면들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주인공 지성 지진희 등이 아직 등장하지 않은 상황에서 앞으로도 펼쳐 나갈 이야기가 많은 '대풍수'가 초반 수목극 경쟁에서의 다소 아쉬운 결과를 어떻게 끌어올릴지 주목된다.
ⓒSBS '대풍수' 방송화면
◆ 이성계, 풍수지리...'대풍수'가 가진 색다름이란
'대풍수'는 고려 말 조선 초 왕조 교체기 이성계의 조선 건국 과정을 그리고, 이전 사극에서는 볼 수 없었던 풍수지리, 관상가 등의 이야기를 그리며 관심을 모았다.
첫 선을 보인 '대풍수'의 첫인상은 비범했다. 이성계(지진희 분)의 모습이 기존의 근엄한 왕으로서의 모습이 아닌, '삼국지'의 장비와 같은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인물로 그려지고, 고려 말 공민왕(류태준 분)이 오히려 권력으로부터 나약한 모습을 보이는 등 역사적 인물들에 대한 다양한 시각은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전설의 명당인 자미원국을 찾기 위한 동륜(최재웅 분)과 고려 여신 영지(이진 분)의 치열한 움직임과 이에 반대로 자신의 욕망을 채우려는 이인임(조민기 분), 수련개(오현경 분)의 악의적 속내 등은 극중 갈등을 표면화시키며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동륜이 본, 도탄에 빠진 백성을 구하고 외세로부터 고려를 지킬 힘을 지녔던 '자미원국'의 모습은 그 신비로움을 더했다. '풍수지리'가 뜻하는 인간의 길흉화복을 연결시키는 자연의 흐름과 국운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었다.
이들의 강렬한 인상과 함께 첫 방송에서 잠깐 등장했던 지상(지성 분)과 이성계의 천명을 바꾸기 위한 결의 다짐이 이후 이들의 등장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는 등 '대풍수'는 극중 인물들의 비범한 이미지와 극중 갈등, 이전 사극에서는 다루지 않았던 소재 등으로 그만의 색다른 모습을 보였다.
ⓒSBS '대풍수' 방송화면
◆ 복잡한 인물관계, 자극적 장면..시청자 공감 형성은 '글쎄'
하지만 '대풍수'는 복잡한 인물 관계 설정과 자극적인 장면 등이 시청자들의 공감대 형성에는 물음표를 남겼다.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고, 권력을 꾀하는 자들의 속내가 충돌하면서 '대풍수'에서는 이들의 행동들이 더욱 복잡한 전개를 만들어냈다.
지난 11일 방송에서 이인임은 내연 관계인 수련개가 "이인임의 아이를 임신했다"고 말하고, 이인임은 그 아이를 죽이려고까지 했다. 결국 이인임과 혼인한 영지는 지상(지성 분)을, 수련개는 정근(송창의 분)을 낳았다.
'대풍수'는 이러한 극중 인물들의 얽힌 관계가 이후의 극의 긴장감을 불어넣는 원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등장하지 않은 해인(김소연 분), 반야(이윤지 분)와 함께 그릴 스토리는 궁금증을 더욱 자극시키고 있다.
또한 지난 10일 첫 방송에서는 내연 관계인 이인임과 수련개의 베드신, 동륜과 영지의 수위 높은 키스신 등 선정적인 장면과 동륜의 눈을 쇳덩이로 고문하는 등의 자극적인 모습들이 공개되며 눈길을 끌었다.
시청자들은 "가족들끼리 보기 민망했다" "자극적이어서 보기 불편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렇듯 '대풍수'는 화려한 영상미와 독특한 소재와 함께 극의 설정 등에 있어서는 시청자들의 공감대 형성을 아직 만들어내지 못한 모습이다. 동시간대 방영되고 있는 MBC '아랑사또전'과 KBS 2TV '착한남자'가 이전부터 고정 시청자 층을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대풍수'의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과연 '대풍수'가 불안한 출발을 딛고 대작드라마로서의 면모를 과시하게 될 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