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의 제왕' 첫방, 명연기+빠른호흡..눈못뗐다

최보란 기자  |  2012.11.05 23:13
<방송캡처=SBS \'드라마의 제왕\'> <방송캡처=SBS '드라마의 제왕'>


'드라마의 제왕'이 한 순간도 방심할 수 없는 빠른 전개와 명배우들의 호연 속에 흥미로운 출발을 알렸다.

5일 베일을 벗은 SBS 새 월화드라마 '드라마의 제왕'(극본 장항준 이지효·연출 홍성창)은 첫 회 '드라마계의 마이더스' 앤서니김(김명민 분)과 드라마를 향한 순수한 열정을 지닌 작가 이고은(정려원 분)의 악연으로 포문을 열었다.


인기 드라마 '우아한 복수'가 종영을 앞둔 가운데, 앤서니가 작가와 PPL문제로 씨름을 벌인 것이 첫 회 모든 사건들의 발단이 됐다. 남자주인공이 처절한 복수를 마치고 죽는 마지막회에서 협찬을 받은 오렌지주스를 무조건 등장시켜야 하는 상황인 것.

앤서니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정작가는 드라마에 오렌지주스를 등장시킬 수 없다며 완강하게 원래 이야기대로 대본을 끝냈다. 더욱이 마지막회를 10시간 앞두고 당일 촬영에 한창인 현장에서는 대본이 오길 목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었다.


이에 앤서니는 보조작가인 고은을 찾아가 "대본을 고쳐주려고 했던 정작가가 교통사고를 당했다. 대신 고은씨에게 대본 수정을 부탁했다"라는 거짓말로 오렌지주스 얘기를 넣도록 종용했다. 앤서니는 다음 작품으로 고은을 데뷔시켜 주겠다고 구슬리며 촬영 중인 삼척으로 향하는 차안에서 결국 대본 수정을 받아냈다.

앤서니의 뜻대로 촬영이 진행되고, 그는 시청률 30% 돌파를 위해 회상신 등을 넗어 타 방송사 드라마보다 억지로 엔딩시간까지 연장시켰다. 드라마가 완성됐지만 방송시간이 2시간도 안 남은 상황.


기상악화로 헬기마저 뜰 수 없자 앤서니는 테이프를 보내기 위해 오토바이 퀵기사에게 1시간 안에 방송국에 갈 경우 1000만원을 주겠다며 무리한 요구를 했다. 또한 무사히 도착할 확률을 높이기 위해 자신도 고은과 함께 촬영장에 있던 오토바이를 타고 그 뒤를 쫒았다.

무리하게 과속하던 퀵기사는 결국 사고를 당하고, 앤서니는 119에 신고한 뒤 테이프를 빼앗아 다시 방송국으로 향했다. 드라마 때문에 죽어가는 사람을 도로에 버려두고 가는 앤서니의 모습에 고은은 경악했다.

드라마는 앤서니의 바람대로 무사히 방송됐고 시청률 30%를 돌파하며 마무리 되지만 퀵기사는 결국 숨을 거두고 말았다. 고은 또한 앤서니에 속아 정작가를 배신했다는 오해로 드라마계에서 매장될 위기에 처했다. 드라마의 성공을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앤서니의 모습이 극적으로 드러난 대목.


한편 앤서니는 사망한 퀵기사의 빈소를 찾아가 당시 상황을 솔직하게 설명하고 위로금으로 1억 원을 내놓아 차가운 겉모습에 감춰진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우아한 복수'의 성공에 도취된 앤서니의 앞에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드라마를 위해 사람까지 죽였다는 기사가 쏟아지면서 대표직에서 해고된 것. 앤서니의 뒤에서 그의 자리를 노리던 2인자 오상무(정만식 분)의 술수였다.

드라마는 앤서니가 회사에서 나가면서 스타 작가들을 데려가기 위해 전화를 돌리며 회유하고 있는 가운데, 그의 사무실로 들이닥친 고은이 오렌지주스를 쏟아 부으면서 강렬한 장면으로 막을 내렸다.

이날 첫 회에서는 급박하게 돌아가는 드라마 제작 현장과 방송가의 상황이 실감나게 펼쳐지며 시선을 집중 시켰다. 승승장구하던 드라마 제작자가 순식간에 벼랑 끝에 서게 되는 줄거리가 빠르게 전개되며 흥미를 자아냈다.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온 김명민은 카리스마 넘치고 욕망에 휩싸인 드라마 제작사로 완벽 변신해 명불허전의 연기력을 선보였다. 정려원은 순수하면서도 강인함을 지닌 개성강한 드라마 작가로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외에도 앤서니의 그늘에서 가려지내다 뒤를 치며 반전을 이끈 정만식, 제작사 회장으로 깜짝 등장해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보여준 박근형 등이 드라마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를 높였다.

'드라마의 제왕'이 방송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들의 불패 신화를 이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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