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K4' 톱4 로이킴, 딕펑스 보컬 김태현, 홍대광, 정준영(왼쪽부터) ⓒ사진=이기범 기자
케이블채널 앰넷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4'(이하 '슈스케4')가 파이널을 향해 가며 열기를 더하는 가운데 심사기준을 둘러싼 논란 역시 끊이지 않고 있다.
'슈스케4' 심사 관련 논란은 지난 10월 26일 3라운드에서 심사위원으로부터 호평 받은 허니지와 딕펑스가 탈락하고 '음이탈' 등 미진한 무대를 선보였던 정준영이 합격하면서부터다. 딕펑스는 결국 심사위원의 '슈퍼세이브'로 기사회생했지만, 이날 심사위원 이승철은 "음악적 시선과 대중의 시선이 이렇게 다른지 몰랐다"고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대중의 시선'이란 생방송 중 진행되는 문자 투표를 말하는 것. '슈스케4' 심사는 사전투표 10%, 심사위원 점수 30%, 생방송 문자 투표 60%로 이뤄진다. 생방송 문자투표, 즉 시청자들의 뜻이 심사위원에 우선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나 각 출연자에 대한 심사위원들이 점수 차가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을 감안하면 생방송 문자 투표 점수가 합격, 불합격을 가른다고 볼 수 있다.
예선 때부터 주목을 받아 시청자들에게 익숙한 출연자가 유리한 구조다. 하지만 꼭 그렇지만도 안다는 게 지난 2일 생방송 4라운드를 통해 드러났다. 시청자들의 높은 지지를 받아왔던 유승우가 이날 탈락의 고배를 마신 것. 상대적으로 음악성으로 주목 받던 김정환도 이날 탈락했다.
반면 어려운 가정환경 등으로 시청자들의 감성을 적셨던 홍대광은 심사위원 혹평에도 불구, 톱4에 진출했다.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결과에 또 다시 심사기준 논란이 일었고, 심사위원 이승철은 지난 3일 자신의 트위터에 새로운 심사기준을 제시하면서 그 역시 지금의 심사방법에 문제가 있다고 느끼고 있음을 알게 했다.
그는 "'슈퍼스타K3'때부터 제시해온 심사방식은 탑10부터는 4주간 리그 제를 해서 생방송 4주차에 4명이 탈락하고 탑6부터는 토너멘트 제를 하면 어떨까합니다"라며 "무엇보다 여러 방면의 소화력을 보고 시청자들이 판단하는 현재 방식은 다각적이지 못하다는 제 생각입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슈스케2'부터 시행되어온 '슈퍼세이브' 제도와 반대되는, 심사위원들이 상의해 한명을 탈락시키는 '슈퍼컷' 제도를 제안하기도 했다.
심사논란이나 이승철의 발언 모두 현 제도가 문제가 있다는 것. 다시 말해 시청자들의 문자 투표가 공정하기 못하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인기투표' 마냥 투표하는 시청자들이 못미덥다는 얘기다. 그러면 '대중의 시선'은 과연 잘못된 걸까.
'슈스케'가 어떤 의미의 방송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프로그램 타이틀에도 나아 있듯 이 프로는 예비 스타를 발굴하는 프로그램이다. '스타성'이라는 것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 '스타성'은 어떻게 증명할까. 가요계에서 오랜 경험을 쌓은 이승철, 윤미래 등이 콕 집어 알아낼 수 있을까. 설사 그렇더라도 그들이 발굴해 낸 인물이 데뷔 후 대중의 사랑을 받으리라는 것은 누가 보장할 수 있을까.
'스타'의 자리에 오르고 그 자리를 유지하는 것은 대중의 사랑 없이는 힘든 일이다. '슈스케' 파이널까지가 출연자들의 무대가 전부라면 심사위원의 심사가 100%라고 해도 상관없을 것이다. 하지만 '슈스케' 출연자들은 파이널 이후 역시 생각해야 한다. '슈스케'를 발판으로 가수가 되고 스타가 되고 싶어서 이 프로에 출연한 것이지, 단순하게 우승만을 위해 이 프로에 지원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원조 격인 미국 '아메리칸 아이돌'은 100% 시청자들의 선택에 의해 심사가 이뤄진다. 이는 '스타'를 만드는 것은 결국 대중이라는 의미다.
대중의 선택이 꼭 옳다고만은 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동일한 제도 하에 이뤄지는 경쟁이라면 이제 제도를 둘러싼 논란은 붙들어 매야 할 것이다. 그리고 누가 우승자가 되건 다수의 지지를 받은 그를 위해 박수를 쳐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