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스케4' 대중의 정준영 vs 심사위원의 딕펑스

문완식 기자  |  2012.11.10 11:28


"살아서 올라올 줄 몰랐다."

지난 9일 케이블채널 엠넷 오디션프로그램 '슈퍼스타K4'(이하 '슈스케4') 생방송 5라운드에서 심사위원 이승철은 정준영의 무대에 대한 심사평을 시작하며 이렇게 말했다.


"대중의 시선과 음악적 시선이 이렇게 다를 줄 몰랐다" 이후 정준영의 '생존'에 대한 이승철의 또 다른 언급이었다. 그는 이날 정준영에게 "정준영씨는 확실히 존재감이 있다"라며 "'슈퍼스타K' 시작 이후 이렇게까지 존재감이 확실한 참가자는 처음 봤다. 팬덤이 확실하다"는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

'음이탈' 등으로 곤욕을 치렀던 정준영이 '드디어' 톱3에 올랐다. 그는 9일 방송에서 4인 밴드 izi(이지)의 록 발라드곡 '응급실'(드라마 쾌걸춘향 OST 수록곡)을 지금까지 그와 완전히 다른 분위기로 불러 눈길을 끌었다. '그것만이 내 세상' 때의 '음이탈'도 없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적'이 많다. 이승철을 비롯한 심사위원들도 그의 '생존'을 그리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정준영에 앞서 이날 무대에 올라 샤프의 '연극이 끝난 후'로 멋진 무대를 꾸민 딕펑스에게 "소름이 끼쳤다"(이승철), "퍼펙트였다"(윤미래), "'슈스케4'의 기적은 딕펑스다"(윤건)와 '존재감'과 '팬덤'이 언급됐던 정준영의 심사평은 심사위원들이 이들을 대하는 묘한 온도차를 느끼게 했다.


이날 톱4 중 홍대광이 탈락의 고배를 마셨고, 정준영은 인터넷 상에서 또 다시 홍대광 탈락의 '주범'으로 거론되고 있다. 생방송 라운드 들어 탈락자가 발생하면 매번 '정준영 탓'으로 돌려지는 형국이다.

정준영은 과연 욕만 먹어야 할까. 심사위원 이승철이 언급했듯 그의 뒤에 '팬덤'이 존재하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하지만 어차피 '슈스케4' 생방송 라운드가 시청자 문자투표가 60%라는 것을 감안하면 이는 결국 '팬덤' 싸움이다. 9일 탈락한 홍대광이 '팬덤'이 없어 탈락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어느 '팬덤'이 더 강하고 결집을 잘하냐의 차이일 뿐이다.

9일 무대에서 심사위원 점수는 딕펑스 288점 정준영 274점 홍대광 273점 로이킴 271점 순이었다. 딕펑스를 제외하고 나머지 세 사람의 점수 차는 미미했다. 홍대광의 탈락은, 정준영이 어설픈 무대 후에 '팬덤'의 힘으로 살아났다기보다는 정준영과 로이킴 팬들의 변함없는 응원과, 이에 비해 다소 약했던 홍대광 지지 팬들의 결집력에서 찾는 게 나을 것이다.


'슈스케4'는 이제 결승까지 단 두 번의 생방송을 남겨두고 있다. 정준영의 '팬덤'과 딕펑스를 사랑하는 심사위원들의 대결이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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