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간음 혐의를 받고 있는 방송인 고영욱(37)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검찰은 사건 수사에 나선지 5개월이 지났지만 현재까지 고영욱을 기소할 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10일 검찰 및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서부지검 형사3부는 지난 6월 4일 사건 당시 고영욱과 그를 관련 혐의로 고소한 여성 3명의 진술은 물론 당시 상황이 담긴 휴대전화 메시지 등 수사 자료를 경찰로부터 넘겨받았다.
하지만 검찰은 '경찰에서 넘어온 증거만으론 부족해 추가 수사를 통한 명확한 사실관계 규명이 필요하다'면서도 그동안 고영욱을 직접 불러 조사하거나 대질 심문을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고영욱을 고소한 피해 여성 3명 중 2명이 소를 취하했다.
이번 사건으로 출연 중인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고, 자숙 기간을 보내고 있는 고영욱 측은 사건 수사가 지지부진하자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고영욱의 한 측근은 이날 스타뉴스에 "검찰 수사가 시작된 지 두 달여까지는 단 한 차례도 불러서 조사한 적이 없다"며 "결과가 마냥 미뤄지고 있어 손을 놓고 있는 우리도 답답할 따름"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검찰은 "수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만 밝힐 뿐, 수사 진행상황이나 결과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수사 초기부터 늑장 수사를 하더니 이제는 아예 수사를 포기한 것 같다'는 의심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통상적으론 검찰이 사건에 대해 3달 안에 조사를 마치고 기소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
하지만 5달이 넘도록 검찰이 제대로 된 성과를 내놓지 못하자 결국 혐의를 입증할만한 결정적 증거를 찾는데 실패해 수사가 난항에 빠진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수사가 진행 중인 사항이라 밝힐 수 없다"라는 말만 되풀이하는 검찰이 향후 어떤 결과를 들고 나올 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한편 고영욱은 지난 3월 30일 오후 3시께 자신의 오피스텔에서 김모양(18)에게 연예인을 시켜주겠다며 술을 먹인 뒤 강간한 혐의(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로 조사를 받아왔다.
지난달 5일 오후 9시께 같은 장소로 김양을 데려와 간음한 혐의도 받고 있다. 고영욱은 지난 7일과 15일 관련 혐의로 경찰에 조사를 받았으며 이 과정에서 2명의 추가 피해자가 있는 것이 밝혀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