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지루할 것 같지? 로맨틱 코미디야!"(인터뷰)

영화 '내가 고백을 하면' 김태우 인터뷰

안이슬 기자  |  2012.11.16 10:20
ⓒ이동훈 기자 ⓒ이동훈 기자


누군가는 김태우를 생활연기의 달인이라고 부른다. 그만큼 김태우의 연기에는 군더더기가 없다는 것이다. '사과' '잘 알지도 못하면서' '키친' 등 그의 영화를 보다보면 마치 김태우가 그 인물이 되어 살아왔던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그런 김태우가 영화 '내가 고백을 하면'으로 일탈을 꿈꿨다. 지긋지긋한 서울을 떠나 매주 강릉을 찾는 영화감독 인성을 연기한 김태우를 서울 압구정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최근 계속 우정출연만 하다가 간만에 주연이다. 영화로 보니 반갑다.


▶사실 나는 잘 모르겠다. 드라마도 하고 다른 작업을 계속 했기 때문에 내가 느끼는 건 오랜만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내가 고백을 하면'은 일상적인 연기가 많은 영화더라. 몸 고생은 없었을 것 같은데, 특별히 힘든 점이 있었나?


▶촬영 때는 어려운 것이 없었다. 끝난 후가 어려웠지.(웃음) 먹는 신이 많은데 부대끼는 것도 많다. 세 숟갈 먹는 장면이여도 이 각도 저 각도 찍다보면 열여섯 번을 먹어야 하니까. 음식도 맛있었고 전체적으로 행복한 작업이었다.

-'강릉'이라는 공간 자체가 영화에 큰 의미다.

▶찍는 동안 쭉 강릉에 있었다. 영화를 어떤 장소에서 찍어도 그 도시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데 이번에는 정말 여유 있게 강릉 곳곳을 돌아다녔다. 강릉도 알게 되고 맛집도 많이 가고. 이번에 강릉에서 커피 축제를 할 때 1년 만에 다시 강릉을 갔다. 촬영하며 갔던 맛집을 다 투어 했다. 새로 도시를 알게 된 것도 좋은 경험이었다.


-영화에서는 강릉이 힐링의 장소인데, 자신만의 힐링 장소가 있나?

▶굳이 고르라면 집 근처에 있는 작은 작업실이다. 책도 보고 글도 쓰고 이런 저런 일들을 한다. 집에서 한 5분 거리인데 거기서 무언가를 하면 굉장히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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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내가 고백을 하면'인데 정작 고백은 직접적으로는 안한다. 결국에는 고백을 하게 되는 건가?

▶여자의 집에 찾아갔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마음이 전달 된 게 아닐까. 말로 하지 않아도 그것 자체가 고백인 것 같다.

-언론시사회 때 감독이 나이가 들면 고백한다는 것 자체가 겁이 많아진다고 했다. 스스로도 나이를 먹어가면서 겁이 나는 순간이 있나?

▶나는 겁이 나는 것은 없는데 안정적인 걸 추구하게 되는 건 있는 것 같다. 겁이 나는 게 아니라 변화한다는 게 귀찮은 것이다. 아직 어려서 잘 모르겠다.(웃음)

-영화 속 인성과 원래 김태우, 얼마나 닮았나?

▶하나도 닮지 않았다.(웃음) 나는 돌아다니는 것도 별로 안 좋아하고 주말마다 멀리까지 찾아가는 것도 귀찮아한다. 집 바꿀 생각도 없고, 휴대폰을 자주 보는 것도 아니다.

배경이 감독님의 경험인데 캐릭터 성격은 다르다.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다.(웃음) 감독님과 비슷하게 하려면 한 30㎏ 정도 더 찌웠어야 했을 것이다. 직업, 맛집을 좋아하는 것, 강릉을 가는 것은 감독님 상황이 맞지만 성격은 감독님을 모티프로 하지 않았다.

-생활 연기가 더 어렵다고 하는 배우들도 많다.

▶사실 연기는 다 똑같다.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생활연기가 쉬운 것은 아니다. 그 안에 계산도 많고. 어쩔 때는 장르 연기가 더 쉬울 때도 있다. 캐릭터만 딱 잡으면 쭉 가면 되니까. 그런데 생활연기는 자칫 너무 편하게 연기하면 '김태우'가 편한 걸 찾게 되니까 주의해야 한다. 내가 편하니까 연기를 잘 하고 있다고 착각을 하는 것이다. 내 모습이 안 나올 수는 없지만 그런 부분을 주의해야 하는 것이다.

ⓒ이동훈 기자 ⓒ이동훈 기자


-처음 안영미가 캐스팅 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어땠나?

▶기본적으로 개그맨, 개그우먼들 연기 잘한다고 생각한다. 그때 안영미가 한창 김꽃뚜레로 바쁠 때라 될 줄 몰랐는데, 영미도 영화에 대한 갈증이 있었고 타이밍이 잘 맞았다. 찍으면서도 놀랍게 잘해줬다.

-극 중 안영미의 개그프로가 TV에 나오는 장면에서 정말 많이 웃었다.

▶정말 재미있지 않았나? 사실 우려도 했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 나서 생각한 건 안영미가 원체 진영 역을 확실하게 잘해서 오히려 플러스알파가 된 것 같다. 잘못 얽히면 좀 수준 낮은 웃음이 될 수도 있는데 영화 보면서는 굉장히 좋았다.

-많은 상영관에서 개봉하는 영화는 아니다. 관객 욕심은 없는지?

▶우리 나라 영화 관객 수는 귀신도 예측을 못한다. 바람은 물론 많이 들수록 좋다. 어쨌든 열과 성을 다해서 만든 작품인데 많은 분들이 보고 공감해주시면 좋은 것이다. 내가 바란다고 되면 백 번 천 번 바라고 빌겠지만 그게 아니니까 그냥 나는 연기할 때 온 힘을 쏟는 것이다. 사실 오랫동안 걸려 있는 게 가장 큰 바람이다.

-관객들에게 직접 영화를 소개한다면 어떻게 소개 할 건가?

▶네가 뭘 생각하던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재미있어! 돈 아깝지 않아! 지루할 것 같지? 로맨틱 코미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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