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희 감독의 '늑대소년'이 500만명을 넘어 600만 고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늑대소년'은 시골로 요양 온 소녀와 늑대처럼 자란 소년의 사랑을 그린 영화. 여성 관객들과 남성관객들의 온도 차이가 상당하다.
'늑대소년'을 둘러싼 남녀의 온도 차이를 메신저 토크로 정리했다. 38살 남자 중년늑대와 37살 여자 30대후반미모중기빠, 34살 여자 중기누나, 25살 여자 중기오빠가 참여했다.
중기누나님이 대화에 초대하였습니다.
중년늑대: 500만명이 넘게 늑대소년을 봤는데 과연 이중에 자발적으로 영화를 본 남자가 몇이나 될까
30대후반미모중기빠: 별로 없을듯
중기오빠: 제가 늑대소년을 두 번 봤는데 남-남이 보러온 사람은 딱 두 팀 봤어요
30대후반미모중기빠: 홀로온 남자관객은 없어쓰.
중기누나: 당근. 근데 그건 늑대소년 아니고 광해도 마찬가지지 않을까
중년늑대: 물론 감수성이 예민한 남자들 중에는 여자들 못지않게 울기도 하더만. 주위에 50대 남자도 그런 사람이 있다고들 하고. 하지만 상당수 남자들은 피부가 닭으로 변신하더라고. 닭소년이라고 할까
중년늑대: 광해와는 좀 다르지 않나. 광해는 코미디가 더 강했으니. 이병헌과 송중기에 대한 신드롬도 차이가 있고
중기누나:ㅋㅋ 그래도 남자들이 여자친구 손에 끌려 보러 갔어도 재밌게 볼만한 구석이 꽤 있었으리라고 생각해요. 기본적으로 양파 까는 재미랄까 계속 새로운 걸 내보내는 재미가 있잖아요.
중년늑대: 여자님들은 늑대소년이 왜 재미있는 건가요? 제작자는 여자들의 로망인 영원한 사랑 때문이라고 분석하던데. 송중기가 영원히 기다린다는거지
중기오빠: 내용이 닭살 돋는 것도 있긴 한데 남자들이 진짜 많이 분노하는 건 송중기 변신하는 CG와 내용에서 자꾸 논리를 찾으려고 해서 그런 거 같기도 해요
중년늑대: 양파라 하면 어떤? 사실 늑대소년은 가위손하고 비슷한 전개잖아. 맥락도 마찬가지고.
중기누나: 포스터만 보면 이건 완전히 러브스토리 판타지물 트와일라잇 저리가라인데 초반에는 아기자기한 가족 이야기도 있고, 애완동물과의 유대도 있고, 복고 코드에다가 웬만한 코미디 수준의 코미디도 있고, 장영남도 웃겨주고.
중기누나: 기대했던 단순한 러브스토리 이상의 이야기 재미가 있다는 거죠
중년늑대: 첫사랑이라기보다는 추억, 그리움이 원동력 아니었을까 싶기도 한데.
중년늑대: 결국은 송중기 때문?
중기누나: 그거 아니라고 말 할 수가 없죠.
중기오빠: 저는 여성관객인데도 박보영에 꽂혔는데용
중년늑대: 과연 이 영화가 송중기 박보영이 아니면 어땠을까란 의구심은 지울 수 없지
30대후반미모중기빠: 세상도 변하고 나도 늙는데, 첫사랑 송중기는 늙지도 않고 그 자리에서 하염없이 기다렸다는 대목에서 난 눈물나던데....
중기오빠: 처음에는 진짜 동화 같다가 할머니가 되는 순간 뭔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좀 이입이 되는 것도 있고...
중년늑대: 수많은 남성동지들이 박보영을 만나러 갔다가 송중기에 탄성을 지르는 여자들 때문에 분노했다는 후문이
30대후반미모중기빠: 박보영 부럽더만. 애늙은이 같은. 배우로서 매력 있음. 여자로선 잘 모르겠고
중기오빠: 10대 모 배우는 늑대소년을 보고 송중기한테 반했다네요 그건 좀 흥미로웠어요. 10대 남자는 좀 다를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10대 모 배우는 남자)
중기누나: 송중기란 배우의 매력은 여자한테만 통하나보다 했는데 요즘 보니 꼭 그것만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중기누나:처음에는 우윳빛깔 송중기가 전부인줄 알았지. 아이돌도 아니고 카메라 보면서 우쭈쭈 하고 윙크할 수 있는 남자 배우가 얼마나 되나. 그런데 이 배우가 영리하게도 자기가 꽤 남자답다는 것도 드러낼 줄 알고, 야성미에 애완남 스러운 매력도 있고
중년늑대: 늑대소년을 과연 멜로라고 할 수 있을지도 싶고. 가을이 멜로의 계절이라지만 늑대소년과 매칭이 될까. 멜로보단 로맨스란 단어가 더 어울린다는 생각.
중년늑대: 걍 여자들의 로망?
중기누나: 여자들의 로망이라기보다 소녀의 로망이란 말이 맞는 것 같아요
중기오빠: 여자들의 로망은 동의
30대후반미모중기빠: 소녀의 로망에 동감
중년늑대: 누구는 늑대소년이 여성영화가 아닐까라고도 하는데, 그런 범주로 봐야 할지는 의문
중기누나: 시대적 배경도 그렇고, 이뤄지기 힘든 사랑 이야기를 과거로 돌아가서 해내잖아요. 사실 현재 시대에서는 불가능한 이야기가 아닐까 해요.
30대후반미모중기빠: 인권영화인가 그럼?
중년늑대: 펫 홍보영화
중기누나: 여성 영화라고 하는 건 좀 과대 해석 아닐까요? 소녀의 성장담이기도 하지만. 오히려 저는 거기서 애완동물과의 유대가 강하게 다가왔어요.
중기누나: 처음에 딱 보고나면 어린왕자에서 여우 이야기가 생각나더라고요
30대후반미모중기빠: 동물보호 캠페인 영화?
중년늑대: 여성의 로망을 자극하는 건 맞지만 한편으론 여성들이 이렇게 반응할 것이라고 정확히 계산한 잘 만든 기획영화라는 생각
30대후반미모중기빠: 여하튼 여성심리에 대한 명확한 통찰력이 있음은 확실하다는. 난 감독이 여자인줄 알아쓰.
중년늑대: 대부분 여성관객들이 기다려라는 대사에 꼽히던데. 어떤 대사가 특히 좋으셨는지. 난 밥 먹어.
중기오빠: "이제 그만기다려"에서 눈물 좔좔
중기누나: 저도 이제 그만 기다려
30대후반미모중기빠: 난 송중기 가지마,,이 첫대사
중기누나: 눈물 포인트는 사람마다 다른듯
중기오빠: 기다려 보다 이제 그만 기다려가 뭔가 더 슬프더라고요. 그래도 철수는 여전히 기다릴거니까
30대후반미모중기빠:웅
중년늑대:소녀들이시군요
30대후반미모중기빠: 근데 안기다리면 완전 짱날듯 .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에 더 눈물.
중기누나:ㅋㅋㅋㅋ 기다려줘야지 철수는
30대후반미모중기빠:그니까 ㅋㅋㅋㅋ
중기오빠: 눈사람을 분노로 부셔버리고 ㅋㅋ
중년늑대: 대사는 그렇다 치고 장면은 어떤. 송중기는 밥 먹으러 오라고 할 때 그 장면을 가장 좋아하는 장면으로 꼽던데
중기누나: 저는 그 눈망울을 잊을수가 없어요. -_- 송중기가 박보영 발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달려가고 싶은 걸 참으면서 자기 방에 앉아있는.
중기누나: 진짜 주인 기다리는 애완동물? 친구 같아요. 어린왕자 대목도 떠오르고..이거가 원문.
중기누나:"난 너에게 수많은 다른 여우와 똑같은 한 마리 여우에 지나지 않아. 하지만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나는 너에겐 이 세상에 오직 하나밖에 없는 존재가 될 거야…. 네가 오후 네 시에 온다면 난 세 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거야. 시간이 갈수록 난 점점 더 행복해지겠지. 네 시에는 흥분해서 안절부절 못할 거야. 그래서 행복이 얼마나 값진 것인가 알게 되겠지!" -생텍쥐베리의 '어린왕자' 중 여우의 말
30대후반미모중기빠: 난 할머니가 문을 열고 그 안에서 늙은 송중기가 아니라 젊은 송중기가 나타난 장면
중년늑대: 할머니가 창고로 두근거리며 걸어가는 장면. 뻔하지만 그래서 감정이 고조되는 것 같더군
중년늑대: 음 그니깐 늑대소년보단 여우소년이어야 한다는 이야기로군요.
중기오빠: 최고로 빵 터진 장면은 밥상머리에서 "기다려!" "이제 먹어...조금씩만" 하고 훈육하던 장면, 제일 슬펐던 장면은 송중기 따귀 때리고 박보영이 자기도 너무 놀라서 손을 벌벌 떨면서 미안하다고 하는 장면?
중년늑대: 원래 조성희 감독은 늑대소녀 이야기를 하려고 했다던데
중기누나: 사실 늙은 송중기가 아니라 젊은 송중기가 나오는 장면에서는 사람들마다 느끼는 감정이 좀 다른 듯. 저는 그때 좀 영화에 푹 젖어 있다가 확 깨나는 느낌을 받았어요.
중기누나: 늑대소녀라면 -_- 잘 모르겠지만 이런 눈물이나 호평을 받긴 힘들것 같다는 생각이.
중기오빠:늑대소녀는 사랑 보다는 사회성 없는 소녀의 얘기였대요 굉장히 잔인했다고 하고. 로맨스도 아니었고
중기누나:더러운 늑대소녀가 메이크오버 하는 건 괜찮을 것 같은데. 소녀가 남자를 막 기다리다가 할아버지가 된 소년을 어린 10대의 모습으로 만난다면. 억. 은교지 은교 그건.
중년늑대: 요즘 세상이 팍팍해서 이런 판타지가 더 먹히나는 생각도 살짝.
중기누나: 요새는 그런 판타지가 그리운 시대는 맞는 것 같아요. 특히 그렇게 돌아갈 수 없는 순수의 시대에 대한 동경이 묻어나는 것 같아요.
중년늑대: 올해 영화들이 복고나 추억으로 돌아가는 것도 좋았던 옛날을 찾는 느낌이랄까, 과거는 아름답게 포장되기 마련이니깐.
중기누나: 사실 500만 관객을 모으려면 10대나 20대 특정 세대의 지지만으로는 어렵잖아요. 거기서 추억과 향수를 읽은 어르신들의 지지가 분명 큰 힘이 됐을 듯.
중년늑대: 곧 죽을 것 같다던 박보영이 할머니 때까지 정정했던 건 결국 송중기가 보약이라는 뜻?
중기누나: 허허허 그건 박보영 아니라 누구라도-_-
중기오빠: 중기님 자체가 힐링이니.
중기누나: 송중기 간담회 있던 날 제가 체해서 정말 힘들었는데, 저도 모르게 환하게 웃음이 지어지며 통증이 사라지는 것을 경험함 -_-
중년늑대: 강동원 빠가 아니셨는지
중기누나: 그거랑은 좀 달라요 -_-
중기누나님, 아이디를 동원님쏘리로 바꿈: 동원님은 좀 범접할 수 없을 것 같은 아우라가 있다면 중기님은 뭔가 손에 닿을 듯한 친근함이 있달까. 드라마를 같이해서 그런걸수도.
중기오빠: 전 좀 궁금한 게 있는데 영화를 보고 다들 어떤 역할이 제일 기억에 남으셨나요 ? 다들 송중기?
중년늑대: 할머니가 가장 감정이입이 된다는. 아마도 나이가..흑
동원님쏘리: 사실 송중기 박보영이야 먹고 들어가는 거고. 장영남이랑 유연석을 잊을 수가 없어요.
중기오빠: 전 박보영은 기본으로 하고 유연석하고 향기
동원님쏘리: 저는 장영남이 송중기 등짝 때릴 때마다 빵터짐
동원님쏘리: 나도 함 때려보고 싶다는 -_-
중년늑대: 때리기보다는 만지고 싶은 느낌이 살짝
동원님쏘리:-_- 거기까지만 하겠습니다.
동원님쏘리: 요새 국민여동생 킬러로 등극한 유연석도 주목할만하지 않나요
중기오빠: 감독 인터뷰 보니 유연석이 왜 그렇게 허세만 가득한지도 이해는 할 것 같아요 자격지심 심하고...
중년늑대: 수지에 이어 박보영까지. 유연석은 아직 유명세가 없어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얼굴 가르마 하나로 달라보인다는 게 장점인듯
동원님쏘리: 사람들이 다 얘기해주기 전까지는 걔가 압서방인줄 몰랐다고 하더라고요. 사실 이해받기 어려운 캐릭터인데 굉장히 노련하게 했다는 생각도 들어요.
중년늑대: 각자 자기만의 언어로 늑대소년을 정의한다면? 난 연초록빛 가새손. 가위손과 사촌인 한국적 판타지 로맨스니깐
동원님쏘리: 저는 순수의 시대 소녀들의 로망 정도???? 이뤄질수 없는 첫사랑 + 애완남 + 꽃미남 + 보호(받고싶은) 본능 결합체
중기오빠: 적절한 유머와 터지는 케미, 배우 비주얼..여성관객용 종합선물세트
중년늑대: 그놈의 순수..송중기 어디가 순수냐는? 우유빛깔이니깐? 그런거야. 그런거냐고. 아, 부럽다.
동원님쏘리: 그건 타고나는겁니당-_-
중년늑대: 우리 아들이 송중기 닮았다는.
중기오빠:오
중년늑대: 사실 우리 아들은 아빠 많이 닮았다는.ㅋㅋㅋ
동원님쏘리: 아놔. -_-
중년늑대: 늑대소년 성공을 올해 건축학개론, 내 아내의 모든 것 같은 멜로영화들과 비교해서 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중년늑대: 연장선상에 있다고나 할까. 첫사랑을 간직한 남녀가 결혼한 다음에 지긋지긋해서 이혼 좀 해보려다가 과거 첫 남자가 궁금해진다는? 12월에 개봉하는 피에스 파트너는 아예 애인 말고 다른 남자랑 폰섹스하는 이야기
동원님쏘리: 그럼 현 남자에 대한 불만을 옛 사랑으로 대리 만족한다. 이거 말되네요
중년늑대: 그렇지. 다들 결핍을 이야기하는 것 같기도 하고. 굳이 남자가 아니더라도
동원님쏘리: 근데 아쉬운 점은 각자 없으셨어요??
중기오빠: 전 마지막 부분이 좀 더 판타지로 남았으면 하는 생각이 좀 들었네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너무 길게 갔다는 느낌? 굳이 말을 줄줄 하고 동화책을 읽어주고 해야 했을까?
동원님쏘리: 듣고 보니 나도 그랬음. 책 잘 읽을때
중기오빠: 물론 사회생활을 해왔다는 전제가 있긴 하지만, 관객들은 잘 모르잖아요. 굉장히 생뚱맞았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동원님쏘리:나는 사실 CG가 좀 아쉬웠다고 할까. 물론 예산의 한계가 있었겠지만 늑대소년이 진짜 야수가 되는 게 고렇게까지 밖에 못하나 싶더라. 이어서 브레이킹던 늑대인간 나오는데 비교되더라고 사실
중년늑대: 늑대소년 아쉬운 점은 일단 난 남자라는 점.
중년늑대: 에필로그가 상대적으로 길다고 생각했는데 여자관객들은 그 에필로그에서 폭발하지. 에필로그는 소녀감성이 충만한 사람들을 위한 절정인데 뻣뻣한 남자인 나로서는 온전히 즐길 수 없다는 게 아쉽습니다.
동원님쏘리: 에필로그가 느낌이 좀 다르다니깐요. 전 어린 송중기가 나온다는걸 알고 있었는데도 직접 나와서 말 잘하니까 좀 뜨악하더라고요
동원님쏘리: 저희 엄마는 다 보고 나서 '애들 영화구만 흥' 하고 나가심
중년늑대: 늑대면 야성 느낌도 있어야 하는데 바로 펫이라는 게 좀. 그게 이 영화의 장점이기도 하지만
중기오빠: 저도 그건 좀 의외라고 생각했어요. 야성미가 참 너무 쉽게 잠재워진다는 느낌
동원님쏘리: 그니깐요. 늑대인간 생각하고 갔는데 늑대소년, 그것도 새끼늑대+미소년+판타지로맨스인거지
중기오빠:야성남인 줄 알았더니 알고보니 사육남.
중기오빠: 진짜 최고의 한수는 마지막 눈사람신인 것 같아요
.
동원님쏘리: 같이 만들고 싶더라. -_- 사심충만.
중년늑대:부수고 싶었다는..
중년늑대: 늑대소년이 600만명은 충분히 넘을 것 같고 얼마나 더 들 것이라고 예상하시는지.
동원님쏘리: 800만? 11월말, 12월 초까지 큰 기대작이 별로 없는것같아요
중년늑대: 송중기가 천만번째 관객에게 뽀뽀 해준다면 가능하려나
중기오빠:저도 살포시 800만 예상합니다
중년늑대: 확 송중기와 1박2일 데이트권을 만들어서 영화표랑 같이 팔면..
동원님쏘리: 에이 뽀뽀 한사람 해주는 거 약하다
동원님쏘리: 그거 말고 송중기 밥먹을 떄 '기다려' 한 번 할 수 있게 해주자
동원님쏘리: 아님 머리 쓰다듬기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