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SBS>
너무 리얼해서 공감을 못 사는 걸까.
SBS 월화드라마 '드라마의 제왕'(극본 장항준 이지효·연출 홍성창)이 현실감 넘치는 드라마 제작기에도 불구하고 눈길을 사로잡지 못하고 있다.
지난 27일 방송한 '드라마의 제왕' 8회는 전날 방송분보다 0.1%포인트 상승한 6.9%(AGB닐슨미디어리서치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나타냈다. 7회 시청률이 직전 방송분에 비해 0.9%포인트나 하락한 뒤 0.1%포인트 올라 상승효과는 크지 않다.
'드라마의 제왕'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재미있다는 호평이 비교적 많은 반면, 시청률에서는 이렇다 할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SBS '온에어', KBS 2TV '그들이 사는 세상', MBC '최고의 사랑' 등 그간 방송가를 배경으로 했던 드라마들의 바통을 이어 받았으나 저조한 수치가 아쉽다.
'불멸의 이순신'을 필두로 '하얀거탑', '베토벤 바이러스' 등을 이끌며 완벽한 캐릭터 소화로 드라마 불패를 이끌었던 김명민과 '샐러리맨 초한지'로 호연을 보여줬던 정려원의 만남도 기대를 모았으나 아직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드라마의 제왕'은 시청자들보다 업계 관계자들이 관심을 두고 보는 작품이다. 방송사를 비롯해 드라마 제작사, 엔터테인먼트 업계 등에 종사자들의 경우 공감과 함께 지켜보고 있다는 것.
정려원 또한 간담회에서 "선수들이 보는 드라마"라며 "이번 드라마는 아무래도 관계자분들이 눈 여겨 보신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엔터테인먼트, 미디어계 종사하시는 분들이 문자를 많이 주셨더라. 재밌게 보고 있다고 하시더라. 선수들이 보는 드라마라는 생각에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더 책임감을 가지고 해야겠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 매니지먼트사 관계자는 "업계 관계자들은 '드라마의 제왕'을 보며 현실과 비교하기도 하고 공감한다는 반응이 많다. 그런데 시청자들에게는 큰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이처럼 '드라마의 제왕'은 업계 관계자들도 호평할 만큼 실감나게 드라마 제작 현실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세세하고도 생생한 부분들이 정작 시청자들에게는 큰 공감을 사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시청자들 또한 연기자들의 호연이나 긴장감 넘치는 줄거리에 호의적인 반응이 많지만, 일각에서는 "갈등구조가 너무 뻔하고 반복된다", "드라마 하나 만드는데 매회 절체절명의 위기가 닥치니 몰입도가 떨어진다", "아주 치밀하고 디테일하게 그리지만 위기에 쏠리고 타파하다 드라마 끝날 듯", "김명민과 정만식의 싸움이 계속 반복돼서 색다른 얘기가 나왔으면 좋겠다" 등을 아쉬움으로 지적했다.
방송가를 배경으로 사실적인 묘사는 매력적이지만, 시청자들이 기대하는 드라마틱한 이야기들의 전개가 아직까진 부족했다는 반응.
이 가운데 이날 '드라마의 제왕'에서는 앤서니김(김명민 분)이 오진완(정만식 분)의 방해를 막을 증거를 손에 넣게 되면서 두 사람의 갈등이 일단락 됐다. 또한 드라마 '경성의 아침' 투자를 하기로 했던 와타나베의 아들 겐지(장현성 분)가 등장해 투자 계약을 철회하겠다고 밝히면서 새로운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여기에 앤서니를 두고 이고은(정려원 분)과 성민아(오지은 분)의 러브라인도 윤곽을 드러내면서 향후 전개에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초반 드라마 제작 현실의 사실적인 묘사에 집중했던 '드라마의 제왕'이 본격적인 '경성의 아침' 제작에 뛰어들면서 새로운 전개를 펼치게 되는 것. 이 같은 변화가 시청자들의 시선을 돌리는 전환점이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