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YJ dance now!

[이변정변의 법으로 푸는 ★이야기]

정희원   |  2012.11.30 11:10
JYJ ⓒ스타뉴스 JYJ ⓒ스타뉴스


JYJ와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사이의 분쟁이 종료되었다. 합의에 의한 분쟁절차의 종료로, 이 합의를 통해 JYJ는 돌려받아야 할 돈을 포기하고, SM은 기존 소속 연예인들과의 계약서에 무효사유가 있음을 사실상 시인했다.


세간의 관심은 오직 JYJ 의 음악방송 활동여부, 그러니까 전속계약 무효 또는 해지 쪽에 있었으므로 JYJ의 완승으로 보이겠지만, JYJ 도 과거 불공정한 수익분배로 인해 그들 입장에서 못 받은 돈을 포기한 것이다.

활동을 원하는 아티스트는 자유로운 활동을 얻었고, 돈이 중요한 회사는 돈을 내어주지 않게 되어 상호 잘 주고받은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의 모범 거래기준 공표로 어차피 SM은 이후 계약체결 시 이 합의와 무관하게 더 공정하게 계약조건을 설정할 수밖에 없었으므로, 법적인 측면에서 SM에게 기존 계약서의 무효사유 인정은 이미 중요하지 않았을 것이다.


분쟁이 가시화된 것은 JYJ가 다른 계약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SM과 JYJ 가 각각 전속계약을 둘러싸고 가처분 신청을 냈을 때로 기억한다. 대법원 홈페이지 판례검색 메인페이지에 가처분신청에 대한 결정이 이례적으로 1년 가까이 올라와 있었다.

본안 소송도 아니고, 소송 전에 임시적으로 특정한 일을 할 수 있게 또는 하지 못하게 해 주는 현실적인 방편에 불과한 가처분이기에 이전에는 대법원 홈페이지에서 흔히 보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이 분쟁에 대한 사회적 관심사를 반영한 것이리라 생각했다.


전속계약 무효와 수익배분 문제로 나누어서 잠시 언급해 보고자 한다.

전속계약 일부 무효

법적으로 당연한 것으로 보인다.


계약이 유효한지에 대한 판단은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친다.

계약은 구두계약이든 서면계약이든 관계없이 그리고 일단은 그 내용이 어떤지와 관계없이 계약 당사자 간(여기서는 JYJ 멤버들과 SM회사)에 계약내용에 대해 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본다. 그리고 나서, 상식적으로 말도 안 되는 불공정한 조항이나 사회질서에 반하는 조항 등이 있었는지 보고, 당사자 중 한 쪽이 월등한 지위를 가지고 계약 세부조항을 일방적으로 정한 것인지 등을 본다. 이러한 내용의 계약을 불공정계약이라고 보고 조항 일부 또는 전체를 무효로 본다.

SM과 연습생 시절 JYJ 또는 갓 데뷔한 JYJ 멤버들과의 계약은 계약기간 면에 있어서는 확실히 우월적 지위를 남용한 것으로 보인다. 13년의 계약기간은 기획사 입장에서 본전을 제대로 뽑을 수 있는 기간이다. 그들은 관행이고, 수많은 실패상황에 대한 투자도 성공한 경우에서 일부 보전할 수밖에 없는 것이 기획사라는 회사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말한다.

13년이라는 기간이 주는 불공정함도 있지만, 나는 오히려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일반계약 조건이 13년이라는 기간과 엮이면서 생기는 불공정함이 문제라고 본다. 13년간 이 엔터테이너가 돈을 잘 벌든 못 벌든 일정금액을 지급한다면, 13년이 아니라 20년이라도 불공정하지 않을 것이다. 마치 프로축구 선수처럼 말이다. 가치가 떨어질지 올라갈지 모르는 축구선수에게 13년의 계약기간을 제시하는 구단은 없다.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그간 키워서 돈이 되든 안 되든 벌어들인 수입의 일정 부분을 쉐어(share) 하는 형태로 계약을 체결했다.

이렇게 되면, 일단 가능성이 있는 엔터테이너와는 가능한 장기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기획사 측에는 절대적으로 유리하고, 초기 낮은 쉐어율로 책정된 계약이 장기 지속하는 것이 엔터테이너에게는 불리한 구조가 된다. 계약기간에 진정한 의미의 합의가 이루어지기 힘든 구조다.

이러한 체계의 계약내용이 13년간 지속되는 것은 심히 불공정하다.

수익배분 문제

전속계약 무효와 달리 수익배분 문제는 옳고 그름으로 바로 판단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 물건의 가격은 주인이 붙이기 나름이고, 싫으면 안사면 그만일 뿐이지 손님이 가격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하기는 어렵다.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SM 등 대형기획사에 들어오고 싶은 연습생이 많은데 SM의 수익배분률을 소규모 기획사와 유사하게 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연습생 시절의 투자비, 스타가 될 때까지 홍보비나 품위유지비, 매니저 등 스타와 함께해야 하는 팀운영비 등을 반영하고, 회사 차원에서 실패한 투자에 대한 보전비용 등을 계산해야 하기 때문에, 스타가 되고나서 "내가 번 돈을 왜 다 같이 나눠갖느냐"고 하기도 어려운 문제다.

현재 대형기획사들에 의한 스타 만들기 구조는 기본적으로 연습생 시절부터 멤버가 잘나서 스타그룹이 된다기보다 기획사의 시스템이 잘 정리되어 있어서 재능 있는 멤버들이 스타가 되는 형태 쪽에 가깝다.

수익배분 문제를 기여도에 따른 배분으로 볼 때, 기여도가 높은 기획사가 더 많은 부분을 가져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다만, 너무 긴 시간동안, 이미 스타가 되고 아티스트로 실력이 성장해서 기획사 없이도 활동할 수 있는 스타를 재협상이 아닌 최초 장기계약의 낮은 수익배분 체계로 운영하는 것은 상당히 불공평하다.

수익배분 문제는 단순히 흑백의 문제가 아닌 협상의 문제이므로 더 정교하게 발전하길 바란다. 계약조건이 합리적으로 잘 정비되는 건, 결국 양측이 치열하게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다투고 싸운 후에야 가능하다.

아이돌스타의 경우 어린 나이에 데뷔해서 계약사항까지 모두 기획사가 돌봐주는데 그 기획사는 둘 사이의 계약에 있어서만큼은 스타의 편이 될 수 없으므로, 정확히 스타의 편인 별도의 법적인 조언자가 필요하다. 스포츠 업계처럼 가족들보다는 전문적인 에이전트가 이런 부분을 발전시키면 좋을 것이다.

JYJ 에게 감사한다.

JYJ 의 3년 4개월간의 행보에 대해 변호사로서 감사를 표하고 싶다.

덮어두지 않고 싸우는 건 아무리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 하더라도 매우 힘든 결심이 따르는 일이다. JYJ는 부당함에 싸우기로 결심도 하고, 이후 행보도 현명히 잘 가져가면서 싸울 만한 힘도 성실히 축적했다. 그래서 결국 중간에 흐지부지 되지 않고 여기까지 온 것이다.

다윗이라고 부르기엔 너무 유명한 다윗이지만, 골리앗을 상대했다는 것. 그 용감함이 후배들이 향후 수익배분 구조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거나, 4~5년의 중단기 계약 후 재계약 제도 등 양 당사자가 서로 대립하지 않을 계약체계를 만드는 데 시발점이 될 것이다.



정희원 변호사 프로필 1975년생. 한국외국어대학교 졸업. 전 온미디어 PD.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법적분쟁과 공정거래 및 하도급분쟁의 원만한 조정이 특기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타뉴스 단독

HOT ISSUE

스타 인터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