넬 ⓒ사진=이동훈 기자
"비가 와서 다행이네요."
그 감성 그대로다. 8개월 만에 새 앨범을 들고 온 밴드 넬(김종완, 이재경, 이정훈, 정재원)이 감성 충만한 음악으로 돌아왔다.
3일 오후 4시 서울 청담동 플래툰 쿤스트할레에서 넬의 새 싱글앨범 '홀딩 온 투 그레비티(Holding Onto Gravity)' 발매 기념 쇼케이스가 열렸다. 넬의 앨범은 지난 4월 정규 5집 '슬립 어웨이(Slip Away)'이후 8개월 여 만이다.
이날 보컬 김종완은 쇼케이스 첫 노래로 수록곡 '블루'를 부르기 전 "비가 와서 다행이다"며 "비가 오는 날이 아니라 화창한 날이었으면 민망할 뻔했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이어 "앨범이 나올 때마다 비가 온 것 같다. 오늘도 내심 기대하고 있던 찰나에 비가 내려 하늘이 도와 준 것 같다"며 "오실 때 힘드셨을지는 몰라도 저희는 정말 기분이 좋다"고 덧붙였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이날 날씨는 넬의 음악과 함께 어우러져 청중의 감성을 적시기에 충분했다. 한껏 감성이 듬뿍 담긴 무대는 청중의 귀를 사로잡기에 충만했다. 넬은 이날 수록곡 '블루'와 타이틀곡 '백야'를 차례로 선보이며 감성 밴드의 진면모를 뽐내기 시작했다.
'블루'는 숨소리 하나까지도 들릴 정도로 가까운 목소리와 심플한 악기구성으로 여백의 미와 공간감을 풍부하게 살린 곡. 타이틀곡 '백야'는 넬이 그동안 시도해왔던 다양한 사운드를 한곡 안에 총 집결시켜 완벽한 기승전결을 이뤄낸 웰메이드 모던록 트랙이다.
김종완은 "그동안 음악을 하면서 다앙햔 시도를 해왔던 것 같다"며 "이번에는 한 곡 안에 여러 가지가 굉장히 잘 어우러져 있어 나름대로 뿌듯한 곡인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백야' 가사를 보면 기억이 시간이 흘러도 밝게 빛나는 것처럼 존재한다는 구절이 있다"며 "마치 백야와도 같고 잠들기도 힘든 것 같아서 이 같은 제목을 짓게 됐다"고 설명했다.
넬 ⓒ사진=이동훈 기자
넬은 '백야' 뮤직비디오 출연한 배우 임수정의 연기에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백야'의 뮤직비디오는 앞서 홍원기 감독이 연출하고 배우 임수정이 출연한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었다. 평소 넬의 팬으로 알려진 임수정이 넬의 출연 요청에 흔쾌히 응했다는 후문.
베이스 이정훈은 "결과물을 보하는데 뮤직비디오와 노래가 부합되게 연기를 잘해주셨다"며 "되게 (뮤직비디오가) 잘 나와서 뿌듯하고 좋았다"고 밝혔다.
넬은 이날 새 싱글 '홀딩 온 투 그레비티' 전체 음원을 각종 음원사이트를 통해 공개, 활동을 재개했다. 타이틀 곡 '백야'를 내세운 새 앨범 '홀딩 온 투 그레비티'는 2장의 싱글과 1장의 정규 앨범으로 완성될 '그레비티' 3부작 시리즈의 첫 앨범.
'그레비티' 3부작은 영화 '다크나이트'나 '반지의 제왕'처럼 하나의 콘셉트를 가지고 3가지의 음악 이야기를 연속적으로 풀어내는 넬의 새로운 앨범 형태다.
김종완은 "3부작이라고 해서 거대한 것은 아니고 요즘 음악의 흐름이 너무 빨라서 업계에서는 차트에 일주일 있으면 오래 있는 거라고 하더라"며 "우리는 하나의 흐름을 가지고 오랫동안 이어가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규앨범을 준비하면 1년이 넘게 걸리기 때문에 팬들한테는 자주 들려드리고 싶은 마음도 있어서 우리라도 한 번 길게 흐름을 가지고 가보자는 생각에 쉬지 않고 계속해서 음반을 내기로 했다"며 "공연도 하면서 우리를 좋아해주는 팬들을 만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넬은 오는 24일과 31일 각각 서울 잠실 학생체육관과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크리스마스 콘서트를 개최하고 팬들과 소통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