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92② 이윤수 '먼지가 되어' 돌풍

[1992~2000 다운타운차트 집중분석]스타뉴스·한국DJ클럽 공동기획

김관명 기자  |  2012.12.11 09:58
1992년 3월넷째주 한국DJ클럽 차트 1992년 3월넷째주 한국DJ클럽 차트


1992년 3월 넷째주 = '먼지가 되어'

'바하의 선율에 젖은 날에는/ 잊었던 기억들이 피어나네요/ 바람에 날려간 나의 노래도/ 휘파람 소리로 돌아 오네요/ 내 조그만 공간 속에/ 추억만 쌓이고/ 까닭모를 눈물만이 아롱거리네/ 작은 가슴을 모두 모두어/ 시를 써봐도 모자란 당신/ 먼지가 되어 날아가야지/ 바람에 날려 당신 곁으로'


올해 엠넷 '슈퍼스타K4'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노래는 역시 로이킴과 정준영이 함께 부른 '먼지가 되어'였다. 우승자 로이킴의 가창에다 인기투표 '갑'이었던 정준영이 슈퍼위크에서 함께 부른 이 노래는 음악사이트 멜론의 11월 월간차트에서 5위에 오를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먼지가 되어'는 이번 로이킴-정준영 버전 말고도 여러 차례 리메이크됐다. 원곡은 여성가수 이미키가 1987년 정규 2집에서 처음 불렀고(4분7초), 이후 1991년 이윤수(3분52초), 2001년 김광석(3분36초), 2005년 포지션(4분9초), 2008년 럼블피쉬(4분36초) 등이 리메이크했다. 그러나 원곡보다 더 '먼지가 되어'를 대중에게 각인시킨 것은 이윤수가 1991년 11월 발표한 리메이크 버전이었다.


송문상 작사, 이대헌 작곡, 함춘호 편곡의 이 노래는 이윤수의 정규 2집 '90 창신동 그리고..' LP의 B면 3번 트랙에 실렸는데 무엇보다 거침없이 쭉쭉 뻗는 이윤수의 고음 가창이 압권이다. 탁월한 시적 감수성을 녹여낸 가사 역시 '먼지가 되어'를 명품으로 자리잡게 했다. 그리고 이 노래가 처음 '한국DJ클럽 차트'(이하 DJ차트)에 진입한 것이 바로 1992년 3월23일자(3월 넷째주)였다.

1991년 발매된 이윤수 1집 1991년 발매된 이윤수 1집


100% 서울과 지방의 음악다방 신청엽서로 집계된 이 DJ차트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이윤수의 '먼지가 되어'가 59위로 새로 진입했다. 음반이 나온 지 4개월만의 일이다. 요즘처럼 신곡 반응이 실시간으로 전해지는 때가 아니었으므로 그리 늦은 반응은 아니었던 셈. DJ차트는 논평을 통해 '먼지가 되어'에 대해 이렇게 밝히고 있다.


'..금주 새 진입된 곡들을 살펴보면 모두 LIVE를 통해 강한 개성을 보이고 있는 가수들인데 이윤수의 '먼지가 되어' 그리고 김태욱의 '까만음표'가 비교적 폭넓게 사랑을 받고 있으며 뚜렷한 음악관을 갖고 있는 점이 특이할 만하다..'

이윤수의 '먼지가 되어'는 이후 4월6일자 DJ차트 포크 부문에서 당당히 1위에 올랐고(2위는 하덕규의 '자유'), 6월 둘째주 종합차트 22위, 9월 첫째주 종합차트 13위, 9월 마지막주 종합차트 10위, 10월 넷째주 종합차트 7위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먼지가 되어'는 이후에도 12월 넷째주까지 연속해서 톱10에 들 정도로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1988~1991년 주요 가수들 음반발표 상황>

이쯤에서 1988~1991년 가요지형도를 살펴보자. 92년 다운타운차트가 진행되기 바로 1~4년 전 상황. 어떤 가수들이 어떤 노래를 발표하며 '대세'를 이루고 있었는지, 그래서 92년을 어떻게 맞이했는지 미리 상황파악을 해볼 필요가 있다. 연도별, 가나다순으로 정리했다. 괄호안은 대표곡.

1988~91년 한 시절을 풍미한 톱스타들의 기념비적인 음반. 오른쪽 위 이문세 5집을 제외하면 전부 정규 1집이다. 1988~91년 한 시절을 풍미한 톱스타들의 기념비적인 음반. 오른쪽 위 이문세 5집을 제외하면 전부 정규 1집이다.


* 1988년(A) = 김두수 2집(약속의 땅), 김범룡 4집(마지막 입맞춤), 김정수(내마음 당신곁으로, 당신), 김현식 4집(언제나 그대 내곁에, 우리네 인생), 동물원 1집(거리에서, 변해가네), 동물원 2집(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혜화동), 동서남북 1집(하나가 되어요, 나비), 따로또같이 4집(나는 이 노래 하리오), 변진섭 1집(홀로 된다는 것, 네게 줄 수 있는건 오직 사랑뿐, 너무 늦었잖아요, 새들처럼), 사랑과 평화 3집(울고 싶어라, 어머님의 자장가), 소리새 1집(그대 그리고 나), 시인과 촌장 3집(가시나무, 숲), 신촌블루스 1집(그대 없는 거리, 오늘 같은 밤, 나그네의 옛 이야기, 한밤중에, 봄비)

* 1988년(B) = 오석준 1집(꿈을 찾아서), 우리 노래 전시회3(눈물 없는 나라로, 계절은 이렇게 내리네), 원준희 1집(사랑은 유리같은 것), 윤시내(몬테카를로의 추억), 이광조(즐거운 인생), 이문세 5집(시를 위한 시, 광화문 연가,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 붉은 노을), 이승철 1집(안녕이라고 말하지만, 잠도 오지 않는 밤에, 희야), 이치현과 벗님들 6집(짚시여인), 이태원(앵무새), 장혜리 3집(내게 남은 사랑을 드릴께요), 전영록(저녁놀), 전인권 3집(돌고 돌고 돌고,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 파랑새), 정태춘·박은옥 6집(실향가), 조용필 10집(서울 서울 서울, 모나리자), 주찬권 1집(기다려줘요), 주현미(신사동 그사람), 최성수 3집(동행, 해후, 후인, 기쁜 우리 사랑은), 최성원 1집(제주도의 푸른밤, 이별이란 없는 거야), 티삼스 1집(초대받은 아침), 푸른하늘 1집(겨울바다, 하얀 사랑), 한영애 2집(누구없소, 코뿔소, 루씰, 바라본다)

* 1989년(A) = Various Artists '비오는 날 수채화' OST(비오는 날 수채화), 김광석 1집(그대 웃음소리), 김수철(황천길), 김현철 1집(춘천 가는 기차), 나미 6집(인디안 인형처럼), 노래를 찾는 사람들 2집(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광야에서, 사계, 오월의 노래, 잠들지 않는 남도), 노사연 2집(만남), 동그라미 1집(이별없는 나라), 무한궤도 1집(우리 앞의 생이 끝나갈 때), 민해경 8집(존대말을 써야할지 반말로 얘기해야 할지), 박성신 1집(한번만 더), 박학기 1집(향기로운 추억, 계절은 이렇게 내리네), 변진섭 2집(너에게로 또다시, 숙녀에게, 로라, 우리의 사랑이 필요한거죠, 당신의 장난감 당신의 인형, 희망사항), 봄여름가을겨울 1집(항상 기뻐하는 사람들, 거리의 약사,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봐, 방황), 봄여름가을겨울 2집(나의 아름다운 노래가 당신의 마음을 깨끗하게 할 수 있다면, 어떤이의 꿈, 봄여름가을겨울, 열일곱 그리고 스물넷), 블랙홀 1집(블랙홀 로큰롤)

* 1989년(B) = 사랑과 평화 4집(샴푸의 요정), 소방차 3집(사랑하고 싶어, 오늘밤 그녀와), 신촌블루스 2집(환상, 골목길, 루씰), 양수경 2집(사랑은 창밖에 빗물 같아요), 어떤날 2집(하루, 취중독백), 여행스케치 1집(별이 진다네, 여행스케치), 이동원(향수), 이문세 6집(그네 나였어), 이병우 1집(내가 그린 기린 그림은-황해), 이상우 1집(바람에 옷깃이 날리듯), 이승철 1집(마지막 콘서트, 소녀시대, 회상, 희야), 이승환 1집(텅빈 마음, 크리스마스에는, 기다린 날도 지워질 날도), 이지연 2집(그후론, 바람아 멈추어다오), 장필순 1집(빨간 리본, 잊고 싶을뿐), 조용필 11집(Q, 말하라 그대들이 본 것이 무엇인가를), 조정현 1집(그 아픔까지 사랑한거야), 조하문 2집(내 아픔 아시는 당신께), 주현미(짝사랑), 지근석 1집(혼자 남은 밤), 최구희(내 친구야), 푸른하늘 2집(눈물 나는 날에는, 겨울바다), 한대수 3집(나혼자, 또 가야지), 햇빛촌 2집(유리창엔 비)

* 1990년 = 공일오비 1집(텅빈 거리에서, 난 그대만을), 구자형(끝없는 사랑), 김민우 1집(사랑일뿐야, 입영열차안에서, 휴식같은 친구), 김완선 5집(가장무도회,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 김현식 5집(그 거리 그 벤취), 나미(인디안 인형처럼 Remix), 동물원 3집(시청앞 지하철 역에서), 민해경 10집(보고싶은 얼굴), 박선주 1집(소중한 너), 박영미 1집(나는 외로움 그대는 그리움), 박학기 2집(어느 거리에서), 블랙홀 2집(바벨탑의 전설), 빛과 소금 1집(샴푸의 요정), 신승훈 1집(미소속에 비친 그대), 신촌블루스 3집(이별의 종착역), 신해철 1집(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 엄인호 1집(첫사랑), 오석준 장필순 박정운(내일이 찾아오면), 윤상 1집(잊혀진 것들), 이승철 2집(친구의 친구를 사랑했네), 이재영 1집(유혹), 전유나 1집(너를 사랑하고도), 정태춘(아 대한민국), 조동진 4집(일요일 아침), 조용필 12집(추억속의 재회,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 주찬권 2집(새 한 마리), 주현미(잠깐만), 최용준 2집(아마도 그건), 푸른하늘 3집(이밤이 지나도록), 하덕규 2집(자유), 현진영 1집(슬픈 마네킹, 야한 여자)

* 1991년(A) = 강수지 2집(흩어진 나날들), 공일오비 2집(친구와 연인, 너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권인하 3집(너를 보내고, 동해로), 김광석 2집(사랑했지만, 사랑이라는 이유로), 김국환 1집(타타타, 우리도 접시를 깨뜨리자), 김규민 1집(옛이야기), 김두수 3집(보헤미안), 김수희 7집(애모), 김태욱 1집(까만 음표), 김현식 6집(내사랑 내곁에, 겨울바다, 한국사람, 사랑했어요, 추억 만들기, 사랑 사랑 사랑, 이별의 종착역), 박정운 2집(오늘 같은 밤이면), 박준희 1집(눈 감아봐도), 백창우 2집(그대 오늘은 어느 곳을 서성거리는가), 변진섭 3집(어떤 이별), 변진섭 4집(너와 함께 있는 이유), 빛과 소금 2집(내 곁에서 떠나가지 말아요), 산울림 12집(꿈꾸는 공원), 소리사랑 1집(님에게), 송재호 1집(늦지 않았음을), 신성우 1집(내일을 향해), 신승훈 1집(보이지 않는 사랑, 거울속의 나, 우연히 Remix), 미소속에 비친 그대)

* 1991년(B) = 신해철 2집(재즈카페), 신효범 3집(언제나 그 자리에), 심수봉(열혈남아), 심신 1집(오직 하나뿐인 그대), 심신 2집(친구도 될 수 없잔아, 욕심쟁이), 안치환 2집(솔아 푸르른 솔아, 잠들지 않는 남도), 양수경 4집(사랑은 차가운 유혹), 양희은(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오석준 3집(변화), 윤설하 1집(벙어리 바이올린), 윤종신 1집(처음 만날 때처럼, 떠나간 친구에게, 7분전), 이문세 7집(옛사랑), 이상우 3집(하룻밤의 꿈, 오! 사라), 이상은 3집(더딘 하루), 이승철 3집(방황, 나의 하루), 이승환 2집(너를 향만 마음, 하숙생), 이윤수 2집(먼지가 되어), 이현우 1집(꿈), 임재범 1집(이 밤이 지나면), 장필순 2집(외로운 사랑, 또 어딘가를 향할 때), 장혜리 5집(먼훗날 그때에), 조용필 13집(꿈), 최용준 3집(너의 모습, 드라이브), 코스모스(자꾸 되돌려 보게 되는 비디오 테이프), 푸른하늘 4집(꿈에서 본 거리, 아무도 모르게)

1992년 3월넷째주 한국DJ클럽 차트 1~10위권 1992년 3월넷째주 한국DJ클럽 차트 1~10위권
1992년 3월넷째주 한국DJ클럽 차트 11~20위권 1992년 3월넷째주 한국DJ클럽 차트 11~20위권


1992년 3월 넷째주 = 신승훈 송재호 손지창

이제 다시 1992년 3월 넷째주 DJ차트로. 우선 신승훈의 '보이지 않는 사랑'이 8주 연속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박준하의 '너를 처음 만난 그때'가 2위, 이상우의 '하룻밤의 꿈'이 3위, 김국환의 '타타타'가 4위, 양수경의 '사랑은 차가운 유혹'이 5위를 지켰다. 이어 변진섭의 '너와 함께 있는 이유'가 7위, 김규민의 '옛이야기'가 8위, 심신의 '욕심쟁이'가 9위, 김현식의 '추억만들기'가 10위에 올랐다.

김인영 한국DJ클럽 대표는 "'너를 처음 만난 그때'와 '타타타'의 인기로 보듯이 1992년 이후 드라마 삽입곡은 대히트라는 등식이 성립되게 된다"며 "큰 틀로 보면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이라 할 수 있는 삽입곡의 히트는 영상과 함께 듣는 감동을 더욱 배가시켜 현재까지도 '드라마OST'가 발매될 정도로 대중적 사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신승훈의 '보이지 않는 사랑'과 함께 1991년 정규 1집에 함께 실렸던 '우연히(Remix)'(작사작곡 박광현)가 6위까지 올라온 점이 눈길을 끈다. 리믹스 버전이 함께 실린 오리지널보다 더 인기를 끈 것이다. 이현우의 '꿈' 리믹스 버전이 크게 인기를 끈 해도 역시 1992년이었다. 어쨌든 '우연히(Remix)'는 4월13일자 DJ차트에서 마침내 1위에 오른 후 무려 8주 연속 톱을 달리며 '신승훈 신화'를 완성했다.

11위를 차지한 '늦지 않았음을'(작사작곡 유영석)의 송재호도 1991~92년을 풍미했던 솔로 가수. 1984년 보컬그룹 경연대회에서 홍익대 밴드 블랙테트라(8기) 보컬로 '머슴의 사랑'을 불러 금상을 받았던 주인공이 바로 송재호였다. 그는 91년 2월 부드럽고 감미로운 미성으로 발라드 '늦지 않았음을'을 발표, 큰 인기를 끌었고 결국 심신(외인부대), 신해철(무한궤도), 이승환(아카시아), 이범학(이색지대) 등 당시 '밴드/그룹 출신 남성 솔로 전성시대'의 당당한 한 축을 담당했다.

33위에 오른 곡은 배우 손지창이 이 해 2월 발매한 정규 1집 수록곡 '내가 너를 느끼듯이'. 4월27일자 DJ차트에서 8위까지 올랐던 이 곡을 비롯해 또 다른 히트곡 '혼자만의 비밀' 등 전곡을 손지창이 직접 작사(작곡은 유정연)했다. 1989년 KBS 특채 탤런트로 데뷔한 손지창은 솔로앨범 발매 기세를 몰아 이 해 11월 김민종과 더블루를 결성, '너만을 느끼며' '동화속으로' 등을 발표하며 왕성한 가수 활동을 펼쳤다. '너만을 느끼며'는 12월 셋째주 DJ차트에 첫 진입(81위)한 이후 12월 넷째주에 곧바로 43위까지 오르는 등 만만찮은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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