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캡처=SBS '일요일이 좋다-서바이벌 오디션 K팝스타2'>
개성과의 전쟁, 악동뮤지션 전성시대다.
SBS '일요일이 좋다-서바이벌 오디션 K팝스타 시즌2'(이하 'K팝스타2')가 오디션 전쟁 속에서 '개성'을 전략으로 내놨다. 그저 노래만 잘하는 가수는 필요 없다며 자신만의 메시지와 감성을 지닌 참가자들에 눈을 돌린 것.
덕분에 심사는 더 어려워졌다. 노래를 기가 막히게 잘해도 감동을 주지 못하면 탈락하니 예측하기도 어렵고 속단하기도 힘들다. 그런데 여기 17살, 14살로 남매로 꾸린 듀엣팀 하나가 물 만난 고기마냥 'K팝스타2'를 휘젓고 있다.
지난 9일 방송한 'K팝스타2'에서 개성보컬조, 듀엣조, 가능성조 3조로 나눠 랭킹 오디션을 펼쳤다. 각조가 노래를 선보이면 심사위원들이 1위부터 꼴찌까지 순위를 매긴 뒤 합격자와 탈락자를 나누는 치열한 경쟁무대였다.
1라운드에서 자작곡 '다리꼬지마'로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던 악동뮤지션은 2라운드에서 시청자와 심사위원들의 기대를 넘어서며 또 한 번 시선을 집중시켰다. 재치가 넘치는 가사와 독특한 멜로디가 듣는 순간 반해버리는 '매력 있어'가 심사위원들의 극찬을 받으며 악동뮤지션이 듀엣조 1위를 차지했다.
몽골에서 왔다는 이력이 범상치 않은 악동뮤지션은 17살 이찬혁이 주로 노래를 만들고 14살 이수현은 오빠의 노래에 개성 있는 보컬로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자작곡도 훌륭하지만 무엇보다 이들의 호흡은 역시 남매임을 입증한다. '듀엣은 이런 것이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환상 하모니의 복식조.
게다가 이들은 무대에서 자신감과 여유는 어디서 오는 건지도 궁금한 무대체질이다. 천진난만한 얼굴로 무대에 오른 이들은 자신들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 팀들 가운데서도 주눅 든 기색이 전혀 없다. 박진영은 "우리가 하나도 안 무섭죠?"라고 물었을 정도다.
무엇보다 이들이 눈길을 끄는 것은 어린 나이답지 않은 감성과 표현력을 드러내는 데 어색함이 전혀 없다는 것. 그러면서도 10대 나이로 자연스럽게 보인다는 점은 지나치게 어른스러움을 추구하는 요즘 아이돌과는 다른 청정 매력을 선사하고 있다.
오디션이 우후죽순 생겨난 요즘, 노래 잘하는 사람들은 너무나 많지만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원석을 찾기란 쉽지 않다. 오디션 프로그램조차도 자신만의 색깔이 없으면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기 힘들다.
'K팝스타2'는 자신들이 찾는 스타가 기교나 실력만 있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목소리와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다. 그 속에서 발견한 악동뮤지션은 그야말로 개성의, 개성에 의한, 개성을 위한 참가자다.
이날 개성보컬조 1위를 한 이주은과 악동뮤지션과 유일하게 듀엣조 랭킹오디션을 통과한 2위 이천원도 개성있는 색깔로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이들은 기존의 곡들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소화했다. 반면 악동뮤지션은 아예 자신들의 노래를 자신들만의 창법으로 부르며 이를 극대화 한 것.
악동뮤지션은 단 2번의 본선만으로 이미 'K팝스타2'의 마스코트로 자리매김했다. 무궁무진한 창조력을 지닌 악동뮤지션이 다음엔 또 어떤 무대로 심사위원과 시청자들을 놀라게 할지 궁금하고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