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도 대선정국..MBC만 나몰라라?②

[★리포트]

김현록 기자  |  2012.12.18 08:55


제 18대 대통령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예능 TV도 대선 분위기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대선은 더 이상 시사 교양 프로그램만의 몫이 아니다.


지난 16일 각 지상파 방송사 예능 프로그램들은 약속이나 한 듯 정치 풍자를 가득 담은 꼭지로 시선을 집중시키는가 하면 투표를 독려하며 대선 분위기를 한껏 만끽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정치 풍자, 투표 독려가 쏟아져 나온 것은 대선을 3일 앞둔 지난 16일. 이날 방송된 KBS 2TV '개그콘서트' '불편한 진실'에서는 황현희가 의미심장한 클로징 멘트를 했다.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며 "12월 19일 대선에서 꼭 권리를 행사하시라"고 강조했다. '용감한 녀석들'의 정태호 역시 "12월 19일은 그냥 놀러가는 날이 아니다"며 투표 독려에 나섰다.


KBS 2TV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도 빠지지 않았다. '남자, 그리고 절대권력'이라는 제목으로 방송된 이날 방송에서는 프로그램 내 절대 권력자 이경규를 대신할 차기 권력자를 선출하는 과정이 그려졌다. 비밀투표를 앞두고 난무한 흑색선전과 견제, 갈등, 레임덕과 철새행태 등은 정치판을 떠올리게 했다.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 또한 정치 풍자에 나섰다. 한 주 전 '김장 레이스'에 이은 '맛대맛 레이스'는 여느 때와 다름없는 추격전으로 끝나는 듯 했다. 그러나 제작진은 1위를 왕으로 세우고 투표용지를 찾아 투표하면 왕을 바꾼다는 콘셉트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들 방송은 예능의 재미와 대선을 앞둔 현실풍자, 투표 독려 의미까지 세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예능 프로그램까지 적극적으로 대선 아이템을 활용하며 차별화를 제작진의 센스 또한 돋보였다.

예능TV의 정치 풍자 대표주자로 tvN의 'SNL코리아'를 빼놓을 수 없다. 현직 대통령과 여야 유력 대선 주자들의 캐릭터를 원색의 텔레토비로 등장시킨 'SNL코리아'의 '여의도 텔레토비'는 올해 가장 눈에 띄는 예능 코너 중 하나였다. 선거법 위반 논란에 휩싸이는 등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케이블이라 가능한 과감한 풍자가 시원한 웃음을 안겼다.

지난 17대 대선 당시에는 MBC '무한도전'의 풍자가 화제였다. 이명박 현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였던 2008년 1월 방송된 '무한도전'은 '반장선거' 편을 통해 '무한도전' 내 모습을 정치 풍경에 빗댔다. '실용주의 개그'를 내세워 반장으로 당선된 박명수가 폭력을 위두르자 '허무하게..새 시대는 이렇게 오나'라는 의미심장한 자막으로 또한 재미와 풍자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그러나 대선을 코앞에 둔 현재 유독 MBC에서만은 자유분방한 정치풍자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이 이채롭다. 예능에서 정치 관련 풍자가 실종된 것은 물론이고 시사 프로그램에서도 찾기가 쉽지 않다.

대선 하루 전 18일 밤 '100분토론'이 결방하는 것은 선거운동시간 종료 탓이라 쳐도, 이날 방송되는 MBC 'PD수첩'이 '고독사' 문제를 다루는 것은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PD수첩'이 11개월만에 컴백한 지난 11일 방송에서는 '통신사 리베이트'를 다뤘다. '우리시대의 정직한 목격자'라는 캐치프레이즈가 무색한 대목이다.

한 MBC 관계자는 "정치 아이템을 예능에 녹인다고 다 한 수 위라고 볼 수는 없지만 방송사 전반적인 분위기가 경직된 것은 사실"이라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타뉴스 단독

HOT ISSUE

스타 인터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