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억 '타워', 2012년 韓영화 끝판왕 될까①

[★리포트]

전형화 기자  |  2012.12.21 07:00


김지훈 감독의 '타워'가 2012년 한국영화 '끝판왕'이 될지 영화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 겨울 한국영화 최고 화제작 '타워'가 18일 기자시사회를 통해 선을 보였다. '타워'는 '화려한 휴가' 김지훈 감독이 한국판 '타워링'을 준비한다고 해서 일찌감치 영화계 안팎의 주목을 받은 영화.


김지훈 감독은 '타워'를 준비하다가 투자배급사 CJ E&M과 윤제균 감독의 제안을 받고 '7광구' 연출을 맡았다. '7광구'로 호된 비판을 받았을 때 김지훈 감독은 '타워' 촬영에 한창이기도 했다. 절치부심한 그는 '타워'에 더욱 공을 들였다.

'타워'는 130억원이 투입된 영화답게 재난블록버스터의 전형으로 완성됐다. '타워'는 크리스마스에 108층 높이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았다. 각각의 욕망을 갖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이 현대판 바벨탑에 몰렸다가 거대한 재앙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드라마다.


즉 화재라는 재난과 드라마가 영화의 두 축이다.

'타워'는 재난을 스펙터클로 재현했다. 재난을 거대한 볼거리로 재구성한다는 것에 대한 호오에서 벗어난다면 '타워'는 충분히 즐길 만하다. 고층빌딩에 불이 난다는 설정에서 출발한 영화답게 재난영화의 기승전결에 충실하다.


통상 '타워' 같은 빌딩 화재영화는 재난의 기승전결이 건물의 높이에 따라 수직으로 오가며 진행된다. 고층에서 불이 발생하고 사람들이 혼란에 빠지고, 고립되고 탈출하고, 다시 위기가 찾아들고, 그 위기를 해결하면 절체절명의 또 다른 재난이 다가오고 클라이맥스로 치닫는다. 한 장소에서 벌어지는 일이지만 층을 달리해서 다른 공간과 다른 위기상황을 보여주며 관객을 몰입시킨다.

'타워'는 이 공식에 지극히 충실하다. 때문에 어디서 본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재난영화 공식에 충실하다는 건 관객을 롤러코스터에 제대로 태워서 공포와 쾌감을 선사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광주민주화운동이라는 사건에 가려있긴 하지만 '화려한 휴가' 역시 재난을 스펙터클로 만든 작품이다. 김지훈 감독은 이런 장르에 강하다. 특히 여러 인물에 이야기를 실어 나르는 군상 묘사가 강점이다.

'타워'에는 열혈 소방관을 비롯해 딸과 함께 화재현장에 갇힌 건물 안전책임자, 그리고 그가 사랑하는 푸드몰 매니저, 로또에 당첨돼 고층빌딩에 이사 온 벼락부자, 개가 사람보다 귀중한 고위공직자 아내, 아들 대학 등록금을 위해 애쓰는 일용직 청소부 등등 이야기를 이끄는 주요 캐릭터만 15명이 등장한다.

캐릭터가 전형적이라도 15명의 이야기를 하나의 사건으로 엮는 건 보통 솜씨가 아니다. 김지훈 감독은 '타워'에 가족, 사랑, 계급, 희생, 웃음을 각각의 캐릭터에 담아 불구덩이에 던져 놓았다. 그 캐릭터들은 영화 곳곳에서 적합한 때에 적절한 효과를 풀어냈다. 재료가 너무 많고, 맛들이 제각각이다보니, 감정이 용광로처럼 끓어오르진 않지만 얼큰한 짬뽕 국물 맛은 기대해도 좋다.

'7광구'에 "박수쳐"가 있었다면 '타워'에는 "할렐루야"가 있긴 하다.

불은 '타워'의 또 다른 주인공이다. 김지훈 감독은 실제와 CG를 적절히 혼합했다. CG효과가 지나치게 드러났던 '7광구'를 제대로 거울삼았다. 윤제균 감독의 '해운대'가 CG로 물을 구현해냈다면, 김지훈 감독의 '타워'는 불을 사실처럼 관객에게 전달한다. 불에 꺼질듯 꺼질 듯 악마까지 되살아나 주인공들을 끝까지 추격하는 성격까지 주어줬다면 금상첨화였을 것이다.

'대작불패' 설경구와 천만배우 김인권은 영화에 활력을, 김상경과 손예진은 영화에 숨결을 불어넣었다.

2012년 한국영화는 1월 '댄싱퀸'부터 시작해 '부러진 화살' '범죄와의 전쟁' '러브픽션' '화차' '건축학개론' '내 아내의 모든 것' '연가시' '도둑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광해' '늑대소년'으로 끊임없이 흥행 릴레이를 이어갔다.

'도둑들'과 '광해', 두 편의 천만영화가 탄생해 한국영화 1억 관객시대를 열었다.

과연 '타워'가 2012년 한국영화 흥행 릴레이를 이어갈 수 있을지, 크리스마스인 25일 관객과 만난다. 12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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