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돈PD는 그래서 뭘 먹고 사나 했더니…②

'이영돈 PD의 먹거리 X파일'..이영돈 채널A 상무 인터뷰

김현록 기자  |  2013.01.08 14:55
ⓒ구혜정 기자 photonine@ ⓒ구혜정 기자 photonine@
<①에서 계속>

-제일 궁금했다. 대체 평소에 뭘 드시나.


▶평소에 그냥 이것저것 먹는다.(웃음) 주로 생선구이나 초밥 먹는 걸 좋아한다. 멸치도 즐겨 먹는다. 그런데 이거 구운 음식도 조사를 해봐야 할 것 같다. 숯으로 해서 태우면 다 일급발암물질 벤조피렐이 나온다. 생선 태운 데도 분명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조사를 하긴 해봐야겠다. 물론 이렇게 확신하고 접근했는데 안 나온 적도 있다. 커피도 다 타기 직전까지 볶지 않나. 발암물질이 분명히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나오기만 하면 특종'이라며 다 수거해서 조사했는데 안 나왔다. 두 번을 했는데도.(웃음)

-냉면은? 조미료 냉면 편 이후에 잘 드시나?


▶그 후로는 냉면 안 먹었다.(웃음) 프로그램을 하다 보니 MSG 맛이 구분이 된다. 어느 선까지 맛을 증폭시키는 건 괜찮지만 '닝닝'한 MSG 특유의 맛까지 나는 건 입에서 감당이 안된다.

-고발 프로그램을 오래 하면서 협박을 받거나 신변의 위협을 느낀 적은 있지 않나. 어떤 일도 있었나.


▶예전에 노벨화학상 만든 사람이 개발했다는 포도씨 추출물 화장품이 야단이었다. 조사했더니 다 사실이 아니어서 방송을 내보냈다. 그런데 그 회사 사장이 전화해서 '술이나 한 잔 하자'고 하는 거다. 다들 '칼 맞는다'면서 나가지 말라고 했다. 누구는 '배에 철판 대고 나가라'고 하고, '술에 약타는 것 아니냐'고 걱정도 했다. 그래도 느낌이 있지 않나. 나가서 만나고 술도 먹었다. 그 날이 사무실 철수하는 날이더라. 직원들이랑 인사하고 술 먹고, 그 분이 사업에 허점이 있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며 헤어졌다. 그 분이 대단해 보였다.

-진짜 강심장이다.

▶그러니까 이런 일을 하지. 내가 강심장이기도 하고 뻔뻔하기도 한 게 맞는 것 같다. 그러려니 한다. 사실 피해보는 사람이 분명히 있다. 구체적일 수도 있고 불특정 다수가 될 수도 있다. 고발당하고 지적받는 게 기분 나쁜 사람들도 있다. 그걸 제가 달랠 방법은 없다. 다만 애프터서비스를 한다. 새우젓 이야기도 사카린이나 MSG가 첨가된 건 따로 표기하고, 중국한도 따로 표기하고 개선한 걸 다시 방송으로 내보냈다. 차별화 시켜서 정직하게 팔면 다시 신뢰할 수 있지 않나. 잘못된 게 고쳐지면 개선된 점을 또 알려주고 하는 게 사회가 발전하고 신뢰를 키우는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구혜정 기자 photonine@ ⓒ구혜정 기자 photonine@
-평소 좋아하는 건 어떤 프로그램인가.

▶프로그램을 하기 위해선 모든 걸 의심하는데, 영화도 그런 영화는 하나도 빼놓지 않고 본다. 다큐멘터리도 즐겨 보고. 특히 반전이 있는 걸 좋아한다. 프로그램에도 그런 반전을 넣으려고 한다. '소비자 고발' 시절에도 마찬가지지만 잘 만든 모든 프로그램에는 반전이 있다고 생각한다.

-본인 최대의 반전이 있다면.

▶채널A에 온 것. 다 팔자다. 역맛살도 있고. KBS에 입사해서 다니다가, 호주에 이민을 갔다가, SBS에 갔다가, 다시 KBS에 갔다가 여기까지. 다 팔자다 팔자. 돌이킬 수도 없고 그럴 마음도 없다.

-본인은 물론이고 같이 프로그램 하는 사람들이 힘들게 일하기로도 정평이 났다.

▶힘들어한다. 제가 생각해도 괴로울 것 같다. 예전에 '그것이 알고싶다' 했을 시절엔 같이 일하는 사람들 모임도 있었다. 작가, PD, AD들이 모여서 '넌 어디까지 당해봤니'하는 거다. 그래도 그게 성과가 나오니까. 방송도 도제식으로 배우는 시스템이다. 같이 한 사람들이 열심히 하고 또 성장하고 거기에 내가 영향을 끼쳤다고 하면 좋은거 아닌가 스스로 위안을 한다.

-혹시 회의가 들 때는 없나.

▶내가 뭐라고 기업 죽이고 식당 죽이고 저승사자라고 불리고 하겠나. 그건 제 본 뜻이 아니다. 고쳐서 다시 생존하자, 다 잘 살자는 거다. 지금까지 앞만 보고 달리면서 절대 뒤를 안 돌아봤다. 이것 저것 생각하면 일이 안 되니까. 사실 소송 걸리고 비난 받고 그게 뭐가 좋겠나. 사실 그냥 다 놔두면 아무 지장 없는 일이다. 하지만 끝까지 간다. 수도 없이 소송 당했다. 쟁점을 고민하고 그걸 건드리니까 본능적으로 논란을 향해 가는 것도 같고. 내 인생이 결국 순탄치는 않겠구나 하는 필이 온다.(웃음)

요새는 내가 왜 이러나 돌아볼 때가 있다. 나이가 든 거다. 어떤 사람은 '상무 하면서 프로그램에 얼굴 내밀고 잘난 체 한다'고 하고, '결제하고 해야지 언제까지 그러고 사냐'고도 한다. 하지만 그런 고민 하는 것도 사치일 수 있다. 할 때까지 하는 거고, 내려올 시점도 자연스럽게 있을 거다.

-'먹거리 X파일'의 방향을 마지막으로 다시 정리하자면.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신뢰다. 먹거리를 통해서 서로가 신뢰하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 착하게 정직하게 사는 사람들도 돌을 벌고 인정받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그걸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착한 먹거리를 찾아 만들고 보급에 나서려고 한다. 기대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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