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2013' 시청률이 '마의'를 위협하는 이유

[TV별점토크]

이수연 방송작가  |  2013.01.11 13:16
ⓒ제공=KBS ⓒ제공=KBS


달달한 로맨스, 없다. 출생의 비밀이나 이복형제의 사랑, 역시 없다. 악녀의 음모, 역시 없다. 복수, 역시 없다.

'학교2013'에는 모두 없는 것투성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미있다. 다음 회가 자꾸만 보고 싶다. 본방사수를 놓치면 다시보기를 해서라도 보고 만다. 고등학교를 다닌 기억이 가물가물할 정도로 이미 학교를 졸업한 지 오랜 시간이 흘렀고, 고등학생 자녀를 둔 입장도 아니고, 학교폭력에 시달리는 주변인도 없다. 그래서, '학교2013'에 이렇게 열광하게 될 줄 몰랐다.


없는 것투성인 학교2013에 이렇게 열광하는 이유, 대체 뭘까?

우리는 민감한 10대 청소년기의 거의 대부분을 학교에서 보낸다. 10대 시절은 흔히들 말하는 천진난만하고 꿈을 마음껏 펼쳐야 하는 시기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미래의 꿈, 이런 건 그야말로 꿈같은 소리고, 그저 공부 잘하고 모범생이어야만 사람대접 받는다. 오직 공부를 잘 해야만 학교생활의 주류에 낄 수 있다. 때문에 학생들은 알게 모르게 마음을 다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학교2013'에선 1등이나 꼴등이나 소.중.한. 사.람.임을 보여준다. 문제아나 모범생이나 모두 똑같이 사랑받아야 할 한 귀.한. 인.격.체.라고 얘기한다.

학교 폭력의 심각성을 단순히 수박겉핥기식으로 짚어주지 않는다. 문제아들이 일으키는 문제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주먹을 휘두르게 만드는 원인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한다. 그저 '싹수 노란 녀석'의 몹쓸 짓을 보며 혀만 끌끌 차는 게 아니라, 싹수를 노랗게 물들이게 만든 그들의 아픔과 고민을 보여준다. 때문에 '학교2013'을 보고 있으면 '사람'에 대한 깊은 애정이 느껴진다.


사람에 대한 이 애정은 모든 등장인물들에 녹아있다. 학교 문제에 까칠하게 반응하는 선생님에게도, 모범생에게도, 자식을 최고로 만들기 위해 비뚤어진 모성애를 보여주는 극성엄마에게도, 그들의 과거와 상처, 비밀들을 모두 부여했다. 그래서, 단순히 시청자들의 눈만 사로잡을 혹한 사건들만 나열한 것이 아니라, 그 사건이 '왜' 일어났는가부터 짚어주고 있다. 이렇게 등장인물 모두가 살아 숨쉬고, 스토리 하나하나에 진정성이 느껴지니, 저절로 감동이란 녀석이 가슴을 뭉클하게 칠 수밖에 없다. 시청률 상승이라는 효과를 가져오는 건 당연한 결과다.

반면 '마의'는 궁지에 몰렸다가 해결했다가 하는 반복적인 스토리 전개와 뻔한 로맨스 때문에, 다음 회를 보지 않아도 '그래, 또 잘 해결하겠지' 하는 예상이 절로 되면서 굳.이. 찾아서 보게 되지 않는다. 습관처럼 예상 가능한 이야기들로 전개되는 '마의'와 '학교2013'의 인물들마다, 사건들마다 조금씩 밝혀지는 이야기들이 더더욱 비교될 수밖에 없다. 이건 혼자만의 생각이 아닌 것 같다. 회를 거듭할수록 '학교2013'이 점점 '마의'를 위협하는 걸 보면 말이다.

'학교2013'은 이제 5회만이 남았다. 과연 그 사이에 '마의'의 시청률을 따라잡고, 1위하게 될까? 이제 그 가능성의 문은 충분히 열려졌다.


? '학교2013'은 청소년물이 아니라, 프라임 시간대의 미니시리즈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한 드라마. 그래서, 제 별점은요~ ★★★★☆ (4개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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