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프린스', 우리 '용형'이 달라졌어요

문완식 기자  |  2013.01.30 09:40


#. 1월 25일 MBC '위대한 탄생3'. 톱16 중 양성애가 나와 이소라의 '난 행복해'를 열창했다. 노래 후 심사위원 김연우는 "저음에서 느낌은 좋은 데 고음에서 조금 아쉬웠다"고 지적했다. 이에 담당멘토 용감한 형제는 "김연우씨가 뭘 들었는지 모르겠는데 저는 정말 고음이 좋았다"고 반박, 일순 심사위원석 분위기가 싸늘해졌다. 생방송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자칫 아찔한 '방송사고'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 1월 29일 KBS 2TV '달빛프린스'. 이날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을 주제로 배우 김수로가 나와 북토크가 진행됐다. 용감한형제는 책의 내용을 거침없이 얘기하며 토크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심지어 평생 처음부터 끝까지 읽은 책이 한권도 없다는 그는 이날 '리어왕'을 비롯해 '맥베스', '오델로', '햄릿' 등 셰익스피어 4대 비극을 모두 읽고 나와 놀라움을 안겼다.

'용형'이 달라졌다. 시쳇말로 달라져도 너~무 달라졌다. 용감한 형제는 지금껏 보여줬던 거친 이미지 탓에 MC발탁 당시만 해도 많은 의아함을 자아냈던 인물. 검증되지 않은데다 북토크 프로그램에서 과연 그가 무엇을 보여줄 수 있을지 반신반의하는 이들이 많았다.


일단 지난 22일 첫 회에서는 그러한 우려의 상당부분을 스스로 깨트렸다.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용달차 뒤에서의 첫 키스 경험 고백으로 큰 웃음을 안겼다. 부족한 게 있다면 책 관련 토크에서는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해 다소 아쉬움을 안겼다.

그런 그가 29일 2회 방송에서는 확 달라졌다. 대학시절부터 '리어왕'을 연극무대서 공연해 이미 작품에 대한 이해가 충분했던 김수로마저도 '기대하지 않았던' 용감한형제의 북토크 참여에 놀라는 눈치였다. 예능감도 폭발했다.


대화 중 다소 거친 내용의 특정 대사 얘기가 나오자 용감한형제는 당당히 "제 책에는 그런 내용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책이 좀 다른 것 같다며 '셰익스피어 4대 비극'이라고 제목이 적힌 책을 꺼내들었다. '아동용'이었다. 용감한형제의 독서수준에 맞춰 제작진이 그에게만 아동용 책을 전달했던 것이다.

그렇지만 용감한형제는 대화에 막힘이 없었다. 태어나 처음으로 책 한권을 끝까지 읽었다는 데 크게 만족하는 느낌이었다. 더욱이 그는 이날 주제인 '리어왕'에 한하지 않고 '맥베스', '오델로', '햄릿' 등 나머지 부분도 모두 읽고 나오는 적극성을 보여줬다(심지어 두 번이나 읽고 나왔다). 단순히 방송만을 위한 책 읽기가 아닌 그 스스로 책, 그리고 프로그램에 동화된 것이다.

이날 그의 얼굴은 시종일관 밝았다. 배시시 웃는 모습에서는 아이 같이 보였다. 그간 방송에서 보여줬던 거친 모습은 적어도 이날 만큼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주제에 대한 자심감이 방송에 대한 자신감으로 이어진 듯 했다.


'달빛프린스'는 책과 예능을 조합, 시청자들에게 책 읽기를 권하고 적어도 이 방송을 통해서 책을 읽은 것 같은 알은 채를 할 수 있게 하는 게 목표인 프로그램. 제일 어울리지 않을 것 같던 용감한형제가 방송 2회 만에 보여준 변화는, 이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게 했다. 세상을 변하게 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용감한형제가 어떻게 달라질지에 대한 기대감은 정말 커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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