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곽정욱 "이종석·김우빈 우정 안부러워"(인터뷰)

KBS 2TV 월화드라마 '학교2013' 오정호 역

김성희 기자  |  2013.02.02 11:16
배우 곽정욱 <ⓒ사진=구혜정기자> 배우 곽정욱 <ⓒ사진=구혜정기자>


"어? 착하게 보이는데요?"

KBS 2TV 월화드라마 '학교2013'(극본 이현주 고정원 연출 이민홍 이응복)에서 반항아 오정호 역을 맡았던 배우 곽정욱(22)을 실제로 처음 봤을 때 바로 나온 말이다. 극중 오정호가 강렬했을 뿐 실제 모습은 정말 똑 부러진 배우여서 반전으로 다가왔다.


지난달 28일 종영한 '학교2013'은 학교문제는 더 이상 학생과 교사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시청자들은 신예들의 신선함을 발견하는 것부터 스타탄생까지 모든 과정을 지켜봤다.

그 중에서도 오정호 캐릭터는 매회 화제였다. 오정호는 '빵셔틀'부터 시작, '일짱' 자리에 오른 일명 '자수성가 일진'으로 첫 등장하더니 마지막에는 진심어린 눈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렸다. 오정호 캐릭터와 함께 이를 연기한 곽정욱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배우 곽정욱 <ⓒ사진=구혜정기자> 배우 곽정욱 <ⓒ사진=구혜정기자>


◆ 나에게 부담이었던 오정호

인터뷰 전날인 지난달 31일. 그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작품이 끝난 뒤 긴장이 풀리면서 발생한 몸살로 인해 응급실로 향했다는 글을 남겼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실제 곽정욱은 학생의 본분에 충실할 만큼 오정호와 달랐다. 요즘 인기 제대로 체감하는지 물으니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상에서 느낀다고 했다.


"작품이 인기 있다 보니 저에게도 관심을 표현해주신 것 같아요. 마지막회와 스페셜 방송분 촬영에 이어 곧바로 언론사 인터뷰를 하면서는 개인적인 인기를 실감을 할 수 있지는 않았지만 인터넷이나 트위터 반응을 보면서 온라인에서 인기 체감을 많이 했어요."

'학교2013' 오디션은 치열했다. 스타탄생의 등용문답게 수 백 명의 배우들이 오디션에 지원했다. 곽정욱은 KBS 2TV 드라마스페셜 '화이트크리스마스'에서 조연출로 있었던 제작진의 추천으로 최종 오디션을 볼 수 있었다. 하고 싶었던 작품에 함께 하게 됐지만 오정호, 김민기, 한영우 역할이 남아있는 상황. 곽정욱에게 처음 오정호 역할은 부담 그 자체였다.

"저는 오정호 역할 대사를 읽어보고 이민홍PD님께 '저 이 역할 못할 것 같아요'라고 말했었어요. 저랑 안 맞기도 했고 고남순, 박흥수, 오정호가 대립이 팽팽해야 하는 데 덩치도 작고 비주얼적인 면에서 대립이 안 될 것 같았어요. 그런데 감독님께서 처음부터 저를 오정호 역에 염두에 두셨다고 믿고 있다고 말씀해주셔서 그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 치열하게 분석했어요. 감독님만 믿었어요."

믿음을 준 이민홍PD은 그야말로 선생님이었다. 익히 알려진 대로 학교 촬영장은 실제 학교와 비슷했다. 배우들은 학생, 제작진은 선생님, 매니저들은 학부모였다. 곽정욱이 느낀 현장은 어땠을까. 곽정욱이 본 이민홍PD는 배우들에게 혼낼 때는 엄하다가도 뒤에서는 따뜻한 모니터를 했다. 배우 중 누군가의 생일일 때는 직접 케이크와 선물을 준비했다고 전했다.

"이민홍PD님은 배우들을 모은 뒤 항상 '너희들 누구 하나 잘난 놈 없다. 내가 잘해서 드라마가 잘됐다고 꿈꾸지 마라. 배우들이 잘되기 위해 스태프들이 뒤에서 노력한다. 그렇다고 연출과 대본이 좋아서 잘 된 것도 아니다. 각자의 포지션이 잘됐기 때문에 잘 된 거다'고 말씀해주셨어요."

또래 배우들이 하루 종일 모여 있으면 재밌는 에피소드들도 많이 생겼을 법하다. 지금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

"남경민 누나가 초반에 제가 초반에 악플이 달리기 시작할 때 놀렸어요. 그런데 누나가 중반에 얄미운 역할로 제 악플을 가져갔어요. 그래서 제가 '여자 오정호' 라고 놀렸어요. 마지막에는 길은혜 누나가 '끝판왕'으로 등극했어요. 서로가 반응을 보면서 놀리고 했지만 재밌었어요."

극중 오정호는 일진이었지만 고남순, 박흥수와 싸우는 모습을 보면 그렇게 강해 보이지 않았다. 오정호의 싸움은 정말 고등학생들의 모습이었다. 세 사람이 붙은 장면에서는 당시 영하 15도의 날씨 속에서 교복만 입어야 했다.

"제가 남자캐릭터 배우 중 막내에요. 그런데 한영우 역의 창환 형을 때리거나 남순이 역의 종석이 형을 밟고 때려야 했어요. 종석이 형 같은 경우는 살이 연하다보니 리허설부터 얼굴이 부어서 미안했어요. 그런데 나중에 종석이 형이 저를 때릴 때 엄청 때렸죠(웃음). 서로가 커피로 무마했던 것 같아요."

배우 곽정욱 <ⓒ사진=구혜정기자> 배우 곽정욱 <ⓒ사진=구혜정기자>


◆ 30만원설과 러브라인의 실체

극 중반 당구장 형님들에게 빌린 30만원의 정체는 드러나지 않았다. 그 30만원은 도대체 어디에 쓴 건지 물으니 곽정욱은 가족을 위해 썼을 것이라고 상상했다.

"몇몇 분은 머리를 다듬는데 썼을 것이고 아니면 비싼 휴대폰 비용을 갚느라 그랬을 것이라고 하셨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아버지를 위해 썼을 것 같아요. 오정호가 삐뚤어졌어도 아버지를 무시하는 학생은 아니었거든요. 고등학생에게 30만원은 큰돈이잖아요. 허튼 곳에는 쓰지 않았을 것 같아요."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는 마지막 회였다. 오정호가 왜 '일짱'이 됐는지 여실히 보여준 회이기도 했다. 차가운 현실에 학교를 떠났지만 조금씩 사람이 되어 갔음을 느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오정호를 한 번 더 잡아줬다면 아마 학교에 갔지 않았을까 싶어요. 결국 오정호는 학교가 아닌 개인의 길을 걸어갔어요. 가족을 저버릴 수 없으니까요. 그렇지만 정인재 같은 선생님들이 많아지고 오정호 캐릭터에도 꾸준한 사랑을 주면 충분히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학교2013'에는 러브라인이 없었다. 16회 동안 준비된 이야기를 풀어가야 했기에 러브라인이 등장하기에는 촉박했다. 남자인물 5인방의 이름을 딴 '순수오이지'로 활약하기도 했지만 다른 배우들의 경우는 '케미왕'으로 등극하기도 했다. 부럽진 않았을까.

"당연히 러브라인 부럽죠. 그렇지만 고남순과 박흥수 두 사람 사이의 '케미'(영어 chemistry에서 유래된 단어. 사람 사이에 강하게 끌리는 감정으로 러브라인을 뜻하기도 함)는 정말 유일하게 안 부러웠어요. 제가 남자라서 그런가요? 하하. 등장인물 중 러브라인을 꿈꿨던 캐릭터가 있다면 전 이강주요. 강주가 활발하고 적극적이다 보니 정호를 꽉 잡아서 변하게 하지 않았을까요. 팬 분들께 하나 알려 드리자면 이경, 경민 두 사람 인터넷에서 러브라인 접하고 짝 피구 촬영할 때 정말 아침부터 붙어 다니면서 이것저것 준비했었어요."

배우 곽정욱 <ⓒ사진=구혜정기자> 배우 곽정욱 <ⓒ사진=구혜정기자>


◆ 배우라면 당연히 연기로 보답하는 것이 길

작품은 실제 경기도 수원시에 위치한 율천고등학교에서 촬영됐다. 곽정욱은 10대 연기를 하면서 요즘 10대들에게 깜짝 놀랐다고 했다. 그는 지금까지도 잊지 못하고 있는 에피소드를 전해줬다.

"제가 연기하면서도 아무리 교권이 추락했다고 하지만 이정도 일까 생각했어요. 근데 충격적인 건 실제 잘나갈 것 같은 남자학생들이 저에게 '형 멋있고 우상이에요. 할 말 다 하잖아요'라고 했어요. 그 말 듣자마자 제가 좋은 건지 오정호 캐릭터가 좋은지 물었어요. 그리고 '너네 드라마 끝까지 봐라. 오정호도 후회한다. 너희도 나중에 멋있다고 할 수 있는지 보자'고 말했어요."

곽정욱은 현재 성균관대학교 연기예술학부에 재학 중으로 '엄친아' 성적이 화제가 됐다. 그에게 학교와 학생으로서의 본분은 정말 모범적이었다. 혹시 실제 성격이 어떤지 물으니 학교에 자주 나가고, 혼자 집에서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하는 '집돌이'였다.

"배우라면 연기를 당연히 잘 해내야 하는 것처럼 저는 학생일 때 저는 부모님과 선생님 말씀을 잘 들었어요. 사실 공부도 그 나이또래에 해야 할 수 있는 거잖아요. 학교 같은 경우는 그동안 후배들에게 편한 선배였는데 학교 이후로는 애들이 인사를 90도로 하는 거예요. 하하. 그래도 다들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했어요."

곽정욱은 이번 작품을 통해 아역배우 타이틀을 완전히 버릴 수 있었다. 아역배우였던 그가 생각하는 아역배우의 틀과 압박감은 어땠을까.

"저는 오히려 압박감은 안 갖고 있었어요. 제 나이또래에 할 수 있는 역할과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고 성장할 수 있다면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성인이 되어서도 좋은 작품이라면 아역을 하기도 했어요. 배우니까 연기를 통해서 그걸 깨면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전 앞으로도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제가 할 수 있는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제 팬들이 예전에는 소수정예였어요. 포토샵도 예쁘게 잘 해주시고 꾸준히 선물도 주셔서 능력자 분들이세요. 이번 작품을 하면서 팬들이 늘었어요. 아직은 제가 이런 걸 받아도 되는지 부담스럽기도 하고 죄송스러운 마음도 있어요. 근데 작품에 나오는 제 모습을 사랑해주시는 거니까 좋은 작품에서 인사드리는 것이 보답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응원과 관심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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