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 김병만이 진정성 논란에 대처하는 자세

윤상근 기자  |  2013.02.12 09:23
SBS \'정글의 법칙\' 출연진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SBS '정글의 법칙' 출연진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SBS 예능 프로그램 '정글의 법칙'이 진정성 논란에 휘말린 가운데, 위기를 대처하는 병만족 멤버들의 자세는 조금 달랐다.

김병만을 필두로 결성된 '정글의 법칙'의 병만족은 세계 오지를 돌아다니며 비문명 지대에 살고 있는 많은 부족들과 교류하고, 신비로움 동식물들과 만나며 연일 새로움을 선사했다. 야생의 세상에 직접 몸을 던진 연예인들의 모습은 천편일률적인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 판도에 새 블루오션을 만들어내며 대세로 떠올랐다.


새 정글을 떠나기 위해 공항을 드나드는 모습에서도 멤버들이 고생한 티는 드러났다. 출국장에서 속으로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새 정글로 떠나는 설렘을 감추지 않았던 이들이, 20여 일이 지난 후 입국장에서는 온통 그을린 피부와 피곤한 기색으로 돌아왔기에 '고생의 흔적'을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정글의 법칙'에 날아온 한 출연자 소속사 대표의 SNS 글은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SBS 측도, 제작진도, 심지어 동료 출연자 관계자들도 나서 진화에 나섰지만, 여전히 일각에선 진정성에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 11일 촬영을 마친 '정글의 법칙' 뉴질랜드 팀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정석원은 뿔났고 김병만은 담담했다..논란에 대처하는 자세


공항에 모습을 드러냈던 '정글의 법칙' 뉴질랜드 편 출연진과 제작진의 모습은 여느 때와 다르지 않았다. 긴 여정을 마치고 돌아와 피곤함이 역력했고 역시 피부는 그을려져 있었다.

하지만 이들의 마음은 결코 편할 수 없었다. 현지 촬영 중에 들려온 소식을 의식해서였을까. 출연진과 제작진 모두 'SNS 글 논란'에 대해 설명하며 시청자들에게 얻어온 신뢰에 누가 되지 않으려는 모습이었다.

특히 게스트로 함께 출연한 배우 정석원은 네티즌들이 언급한 '연출 의혹'에 대해 다소 격앙된 듯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정석원은 앞서 동료 박정철이 아마존 편에서의 피라냐 사냥에 대한 설명을 옆에서 들은 직후 "솔직히 (박)정철이 형 얘기 들으면서 좀 웃겼다"는 말을 통해 연출 논란 오해에 대한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정석원은 "정글에서 7명 모두 진심으로 정말 열심히 촬영에 임했는데 (이런 오해가 생겨서) 당황스럽다"며 "목숨을 걸 정도로 정말 많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 정글 촬영은 많은 경험이 됐다"고 전했다.

이필모도 "20일 여정으로 정글을 다녀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시청자들이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힘들다. 일일이 촬영 현장의 모습을 낱낱이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달리 '병만족장' 김병만은 덤덤한 모습이었다. 그는 '정글의 법칙'의 고정 멤버로서 활동해오며 스스로 가졌던 마음가짐을 언급했다.

그는 "어느 오지를 가든 (나와 함께 한) 멤버들은 진심으로 임했다. 관광코스는 정말 누구나 갈 수 있는 곳이지만 우리는 항상 힘든 길을 택했다"며 "힘든 길을 걷는 건 그 어려움을 헤쳐 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이다"라고 강조했다.

긴 여정을 다녀와 힘든 와중에 불거진 오해 때문에 입국장에서 많이 혼란스러웠을 새 멤버들과 동료들은 애써 불편한 기색을 보이지 않으려 했을 것이다. 김병만 역시 이를 전혀 모를 리 없다.

김병만은 취재진 앞에 서서 당황하지 않고 차분히 이야기했다. 그는 "정글이라는 무대 앞에서 나는 어느 순간이 되도 목숨을 감수하면서까지 진심을 다해 헤쳐 나갔다. 시청자들에게 정글에서 노력하는 모습들을 보여주기 위해 힘든 길을 택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이끌어 온 프로그램에 대한 진정성 논란. 화를 내거나 울분을 토하지 않고 오히려 덤덤했던 그의 말 한마디가 더 무겁게 다가왔다.

연출 의혹, 리얼 예능의 치명적 약점임을 입증하다

최근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진정성 논란은 MBC '우리 결혼했어요 시즌4'(이하 '우결4')에서도 비슷하게 그려졌다. 엠블랙 이준과 가상 부부였던 오연서는 드라마 '오자룡이 간다'의 극중 연인 사이었던 이장우와의 열애설로 인해 졸지에 거짓 방송 논란이 불거지면서 출연자 개인은 물론 프로그램에도 좋지 않은 결과를 낳았다.

상황 자체는 달랐지만 결국 프로그램의 '우결4'와 '정글의 법칙' 모두 내용적인 부분에 있어서 출연 관계자의 잘못된 행동 하나로 인해 이전에 쌓아온 이미지의 타격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리얼함은 이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요소로서 자리 잡았다. 게스트들의 숨겨진 모습들을 포착하거나 재미있는 상황 연출을 위해서 활용됐던 '리얼 카메라' 콘셉트의 예능은 흥행 공식의 지름길이기도 하지만 프로그램의 신뢰성을 떨어트릴 수 있는 위험성도 존재한다.

카메라에 담겨진 모습 안에서의 사소한 거짓말도 시청자들에게는 용납할 수 없게 됐기에 이번 '정글의 법칙'이 불러온 논란이 완전히 수그러드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정글의 법칙'. 이젠 방송으로서 진정성 회복을 위해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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