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가 오는 13일 조인성 송혜교 주연 새 수목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극본 노희경 연출 김규태 이하 그겨울)를 1, 2회 연속 편성·방송한다.
SBS는 12일 "'그겨울' 1, 2회 스토리가 워낙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서 두 편을 함께 방송함으로써 시청자들이 더욱 몰입해서 볼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그 겨울'은 인간의 진정성을 들여다보고 사랑의 가치를 어루만지는 메시지를 담을 예정으로 조인성과 송혜교가 주연을 맡았다. 두 사람의 출연만으로 벌써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다. SBS의 2회 연속 방송 방침에 대해 일부에서는 지상파 3사의 '72분 룰을 어기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72분 룰'은 드라마의 회당 방송시간을 72분 이내로 제한하는 것으로 지난 2008년 KBS MBC SBS 지상파 3사 드라마국장들이 모여 합의한 것이다. 시청자 편의, 무한경쟁으로 인한 방송사 피해, 제작여건 악화 등을 고려해 모든 드라마의 방송시간을 72분을 넘기지 않기로 한 일종의 '자율규제'다.
이에 대해 KBS 드라마제작국 이강현 국장은 12일 스타뉴스에 "SBS의 이번 '그 겨울' 1, 2회 연속편성은 한마디로 김 빼기식 변칙편성"이라며 "우리도 그 날 '아이리스2'를 시작하는데 제대로 붙어보지도 않고 변칙플레이를 하는 것 같아 아쉽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72분 룰'을 깨지 않는 것처럼 보이게 하면서 실질적으로 이를 어기는 것으로, 새 드라마를 시작하는 SBS이 다급한 마음은 알겠지만 동종업계에서 볼 때는 신의를 저버린 것이다. 정정당당하게 정공법으로 겨루려는 자세가 아쉽다"고 전했다.
SBS는 "72분 룰을 어긴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SBS 드라마국 관계자는 스타뉴스에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의 연속방송 편성은 새 드라마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기 위한 차원에서 고민 끝에 내려진 결정"이라고 밝혔다.
관계자는 "한 회분이 72분 이상 넘긴 것이 아니라 2회를 연속으로 방송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긴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SBS는 72분씩 2회 방송이니 '72분 룰'을 깬 것이 아니라고 하지만 결과적으로 중간광고가 들어있는 144분 방송과 다름없어 이날 새 수목극 '아이리스2'를 첫 방송하는 KBS로서는 김이 샐 수밖에 없다.
'72분 룰'을 지난해 초 방송 3사간 드라마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잠시 깨질 위기에 처하기도 했었다. 당시 방송 3사 드라마 국장이 다시 모여 이에 대한 합의를 재차 확인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SBS의 '그 겨울' 1, 2회 연속 편성과 같은 '변칙'이 또 다시 등장할 경우 조만간 위기를 맞을 수도 있을 전망이다.
한편 SBS의 이번 '그 겨울' 연속 편성에 대해 '7급 공무원'이 선전하고 있는 MBC는 다소 느긋한 입장이다.
MBC 이대영 드라마국장은 "어찌됐든 2개 방송을 연달아 내보내는 것이니만큼 '72분 룰' 위반은 아닌 것 같다"며 "기대작인만큼 SBS가 처음부터 세게 나오는 모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