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수목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 방송화면
조인성과 송혜교가 시청자들을 눈이 시린 겨울 풍경으로 이끌었다.
13일 방송된 SBS 새 수목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극본 노희경·연출 김규태) 첫 회에서는 겜블러 오수(조인성 분, 이하 조)가 빚 때문에 동명이인인 대기업 회장의 아들인척 행세하게 되는 모습이 그려졌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 PL그룹 회장의 딸인 오영(송혜교 분)은 시각장애로 앞을 보지 못해 아무도 믿지 못한다. 아버지마저 병으로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그녀에게 어린 시절 헤어진 오빠 오수(이재우 분, 이하 이)만이 유일한 희망의 끈이다.
비서인 왕혜지(배종옥 분)는 회장이 병들어 눕자 집안일을 돌보며 오영을 보필하고 있다. 그러나 오영은 자신의 부모가 과거 왕혜지로 인해 이혼했기에 그녀에 대해 마음을 닫고 있다.
오수(이)는 자신과 동명이인인 겜블러 오수(조)와 가깝게 지내며 레스토랑을 차릴 꿈을 꾸고 있다. 오수의 말을 아무도 믿지 않지만 언젠가 성공한 뒤 당당하게 동생을 찾아가리라 다짐하며 동생 오영에겐 편지로 근황을 전하고 있다.
그러나 오수(이)의 편지는 왕혜지가 감춰 오영에게 전달되지 않았다. 왕혜지가 집을 비운사이 우체부로부터 오수가 편지를 자주 보내왔었다는 말을 듣게 된 오영은 편지를 받은 뒤 곧바로 택시를 타고 주소가 쓰여 진 곳으로 향했다. 그 주소는 오수(이)가 옥탑방인 제 집 대신 화려한 멘션에 사는 오수(조)의 주소를 대신 쓴 것.
그곳에서 오빠가 아닌 다른 오수(조)를 만나게 된 오영은 오빠가 곧 돌아온다는 얘기를 듣고 집 앞에서 기다렸지만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연락을 받고 집으로 서둘러 돌아갈 채비를 했다. 이때 돌아오던 오수(이)가 차에 치여 그 자리에서 죽게 됐고, 앞이 보이지 않는 오영은 이를 모른 채 집으로 향했다.
오수(조)는 1년간 옥살이를 한 뒤 출소했지만, 누명으로 인해 78억이라는 어마어마한 빚을 지게 됐다. 집과 자동차 등도 모두 압수됐다. 여기에 빚을 받아내기 위해 고용된 청부폭력배 조무철(김태우 분)이 시시각각으로 위협하면서 오수는 위기에 처하게 됐다.
한편 PL그룹 회장이 사망하면서 오영은 유일한 상속녀로서 그룹의 회장이 됐다. 그러나 이름뿐인 회장임을 알고 있는 그녀는 이제 자신의 주변에 아무도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없음에 절망했다.
오수(조) 또한 모든 것을 잃어 절망에 빠졌다. 갈 곳이 없는 오수는 생전에 오수(이)가 살던 옥탑방으로 향하고, 그 곳에서 오영의 오빠를 찾아온 PL그룹의 변호사를 만나게 됐다.
어린 시절 헤어진 탓에 현재 얼굴을 모르는 변호사는 동명이인 오수(조)를 회장의 아들인지 물었고, 그의 명함을 받아 든 순간 빚에 대한 생각이 스치면서 스스로 오수(이)인척 하는 오수(조)의 모습으로 1화가 마무리 됐다.
'그 겨울'은 일본 드라마 '사랑 따윈 필요없어, 여름'의 한국 리메이크 버전. 명품 배우와 제작진이 모인 '그 겨울'은 이미 국내에도 많이 알려진 원작을 바탕으로 익숙한 스토리임에도 불구하고, 이들만의 새로운 이야기로 다시 그려진다는 점에서 오히려 궁금증을 자극했다.
첫 회 조인성과 송혜교 각 배우의 연기는 물론 호흡도 명불허전이었다. '그 겨울'은 지난 2005년 SBS '봄날' 이후 8년 만에 안방극장에 컴백하는 조인성과 2008년 KBS 2TV '그들이 사는 세상' 이후 5년 만에 드라마에 출연하는 송혜교의 컴백과 더불어 완벽한 조화를 선보였다.
공개된 첫 회에서 조인성은 사랑도 삶에 대한 기대나 희망이 없는 겜블러로, 송혜교는 눈이 닫힌 뒤 마음의 창도 닫아버린 대기업 상속녀의 모습을 완벽하게 표현해 냈다.
오수를 위협하는 청부폭력배 조무철로 강렬한 악역 연기를 보여줄 김태우, 오영 아버지의 비서였으나 그의 죽음 후 집으로 들어와 오영을 보살피는 왕혜지 역에 배종옥, 오수를 친형처럼 따르는 박진성 역의 김범, 오수 첫사랑의 여동생 문희선 역을 맡은 정은지 등 개성 있는 배우들의 조화도 빼놓을 수 없다.
역동적인 인물들과 추운 겨울을 펼쳐지는 뜨거운 사랑이 펼쳐질 '그 겨울'이 원작과는 확연히 다른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