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규·강호동 날린 KBS 개편..핵심은 '시간벌기'

문완식 기자  |  2013.03.05 11:24
이경규(왼쪽)와 강호동 ⓒ스타뉴스 이경규(왼쪽)와 강호동 ⓒ스타뉴스


KBS가 오는 4월 초 예능 개편을 앞두고 '성역'없는 개편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예능계의 거두인 이경규와 강호동의 프로그램이 각각 폐지와 폐지 후 신설의 운명을 맞았다. 이번 개편은 그러나 '핫'한 프로그램으로 타사 예능에 대한 도전장을 내밀기보다는 추이를 지켜보며 미래를 기약하고 있다.


KBS 예능은 이번 봄 개편에서 인기 일요예능 프로그램 '남자의 자격'의 폐지를 결정했다. '아저씨 예능'이라는 독특성이나 '합창단' 기획으로 시청자들에게 많은 감동을 안겼던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시청률도 낮지 않았기에 '저조한 시청률=폐지'라는 공식도 적용되지 않는 결정이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번 '남자의 자격' 폐지는 KBS 예능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일요예능 경쟁에 대비하기 위한데서 나온 결정이다. 2010년 5월부터 방송, 햇수로 4년째를 맡는 '남자의 자격'의 '미래'에 대한 고민도 작용했다. '도전'을 위한 아이템이 매회 필요한 '남자의 자격' 특성상 '소재고갈'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남자의 자격' 후속으로는 연예인 스타 가족들이 출연해 토크를 하고 퀴즈를 푸는 '맘마미아' 편성이 거의 확실시 되고 있다. '맘마미아'는 지난 2월 11일 설특집 파일럿 방송 당시 11.6%(닐슨 전국기준)의 시청률로 설 연휴 예능프로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동시간대 MBC '아빠 어디가'와 SBS 'K팝스타2'와 비교하면 조금은 약한 느낌이 있다. 일요예능의 '역동성'을 고려하면 스튜디오 예능인 '맘마미아'는 더욱 의외로 다가온다. 특히 그 소재인 '연예인 가족'은 이미 여러 예능프로에서 써먹은 것이고, 소재 면에서 긴 시간을 '방어'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못된다.


물론 KBS 예능국도 이점을 잘 알고 있다. 한 관계자는 "'맘마미아'가 일요예능의 한 축으로 '아빠 어디가'나 'K팝스타'의 대항마로 나서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다. KBS 예능은 동시간대 타사 예능과 경쟁을 벌이기보다는 일단은 지켜보며 '그 이후'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아빠 어디가'가 폭풍 같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가운데 이에 '맞붙'을 놓기보다는 오히려 한동안 이를 관망하며 시간을 벌면서 '한방'을 터뜨릴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하겠다는 것이다.

이렇듯 '시간벌기'라면 '남자의 자격'을 계속 방송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야외 버라이어티인 '남자의 자격'과 스튜디오 예능인 '맘마미아'는 제작비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경규가 근래 들어 새로운 예능프로를 속속 맡고 있다는 점도 고려됐을 것이다.

토요예능도 이러한 '시간벌기' 전략이 진행 중이다. 지난해 '청춘불패2' 종영 후 '개그콘서트' 재방송이 방송되다 지난 2월 말부터는 토요 심야예능 '인간의 조건' 재방송이 방송 중이다. '인간의 조건'이 호평에도 불구, 토요일 심야시간에 방송됨에 따라 보다 많은 시청자들이 접할 수 있도록 토요일 저녁 시간대 재방송 편성이라는 '배려'가 작용한 것. 하지만 동시간대 MBC '우리 결혼했어요'와 SBS '스타 주니어쇼 붕어빵'에 신상 예능으로 대응키 보다는 검증된 예능의 재방송을 편성, '일단 막아보자'는 전략으로 보인다.

한 예능국 고위 관계자는 "당분간 새 프로그램 편성 없이 '인간의 조건' 재방송이 방송될 예정"이라며 "봄 개편에서도 특별한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방송 6주 만에 폐지가 결정된 강호동의 '달빛프린스'도 12일 마지막 방송 후 2~3주 정도 휴지기를 갖는 것으로 '시간벌기'에 나선다. SBS '강심장' 후속 '화신'이 첫 방송과 동시에 동시간대 시청률 1위로 차고 올라온 이상 지금의 콘셉트로는 더 이상 겨룰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2~3주 정도의 휴지기 동안 '대응책'을 마련한 뒤 완벽한 '신상 예능'으로 맞서겠다는 것이 KBS의 복안이다. 현재까지는 '강호동이 MC'라는 것만 결정됐을 뿐 구체적 사항은 논의 중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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