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PD들이 추억한 故박상규 "1세대 가수출신 MC"

김현록 기자  |  2013.04.01 18:01
故박상규 <사진=KBS \'가요무대\' 출연 당시 사진 캡처> 故박상규 <사진=KBS '가요무대' 출연 당시 사진 캡처>


"가수 출신 MC의 원조격이셨죠."

1일 숨진 가수 겸 MC 고(故) 박상규를, 함께했던 연출자들은 이렇게 추억했다.


박상규는 1일 오전 인천 자택에서 뇌졸중 투병 끝에 별세했다. 향년 71세. 2000년 뇌졸중으로 쓰러져 긴 투병 생활을 해 온 고 박상규는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 친숙하지 않은 이름이다. 그러나 40대 이상에게는 아름다운 노래로, 노련한 진행으로 깊이 각인된 이름이다.

1942년 인천 출생인 고 박상규는 다재다능한 엔터테이너였다. 가수로, MC로, 연기자로도 활약했다. 2004년 대한민국 연예예술상 공로상을 수상한 고인의 이력을 되새기면 1세대 만능 엔터테이너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고인은 1965년 KBS 1기 전속 가수로 데뷔했으며, 1966년 가수 김상국, 장우와 함께 트리오 '송아지 코멧츠'를 결성했다 이듬해 장우와 함께 최초의 남성듀오 '코코 브라더스'로 활동했다. 1969년에는 4인조 그룹 '포 다이나믹스'에 몸담기도 했다. 이후 솔로로도 활동한 그는 '조약돌', '친구야 친구' 등의 히트곡을 내놓으며 인기 가수 반열에 올랐다.

이후 방송인으로 변신, 90년대 초반까지 MBC '토요일 토요일 밤에' '이 밤을 즐겁게' '특선 애창곡' '12시! 올스타쇼' '일요 큰잔치' 등 인기 쇼 예능 프로그램의 진행자로 큰 사랑을 받았다. 연기자로 영화에도 데뷔, '지구를 멈춰라'(1974)와 '방황하는 별들'(1986)에서 주연을 맡기도 했다.


그 즈음 고인과 함께한 고참 예능PD들은 그를 "1세대 가수 출신 MC"로 추억했다. MBC원만식 예능국장은 "가수출신 MC 계보의 거의 맨 앞에 있던 분"이라며 "위키리, 임성훈, 임백천, 이문세, 이택림 등이 그 이후에 나왔다"고 말했다.

임 국장은 "털털하고 동네 아저씨 같은 친근함, 흥겨운 진행 솜씨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며 "당시 MBC '일요큰잔치'를 오래 진행하셨는데, MBC로 치자면 '가족오락관'의 허참 같은 얼굴이었다"고 술회했다.

예능 PD 출신 모 방송계 인사는 "좋은 가수이자 좋은 MC였다"며 "1970년대부터 1980년대, 1990년대 초반까지 오래 활동하면서 긴 사랑을 받은 분이 이렇게 가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고 박상규를 음악적으로도 색깔이 다양했다"며 "'조약돌'이 빅히트 하면서 사랑받기는 했지만 그룹 활동 시절부터 스탠더드 팝부터 재즈 등 각종 장르를 아우르는 분이었다"고 전했다.

모 지인은 고 박상규를 "술 좋아하고 사람 좋아했던 사람"이라고 회고했다. 방배동에서 술집을 경영한 덕에 지인들과 즐겨 술잔을 기울이기도 했다고.

긴 투병생활 끝에 숨을 거둔 고인의 빈소는 서울 반포동 가톨릭대학교 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될 예정이다. 고 장국영이 세상을 떠난 지 딱 10년이 되는 날, 또 다른 시대의 아이콘이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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