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우먼 정명옥 "욕 해달라고 하지 마세요"(인터뷰)

김미화 기자  |  2013.06.30 09:30
개그우먼 정명옥 / 사진=임성균 기자 개그우먼 정명옥 / 사진=임성균 기자


"욕 해달라고 하셔도 이제 안 할 생각이에요."

욕을 하고 박수 받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 얼마나 될까? 개그우먼 정명옥(31)은 욕을 하고 박수 받을 수 있는 사람 중 한 명이다. 현재 MBC '코미디에 빠지다'와 케이블채널 tvN 예능프로그램 'SNL코리아'의 크루로 활약 중인 정명옥은 다양한 모습을 선보이며 시청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를 처음 본 순간 들었던 생각은 '예쁘다'였다. 그 앞에 '생각보다', 혹은 '의외로'라는 수식어가 붙어있는지도 모르지만 일단 방송에서보다 훨씬 예뻤다.

"사실 그런 말을 많이 들었어요. 방송에서는 아줌마 분장이나 할머니 역할을 많이 하니까 그런가 봐요. 그래서 생각보다 어려 보인다는 말도 많이 들어요. 사실 그렇게 나이가 많은 것도 아닌데 말이죠. 아줌마와 할머니 역할을 많이 해서 좋은 점도 있네요. 예쁘다는 말도 듣고요.(웃음)"


정명옥은 'SNL코리아'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시청자에게 웃음을 전한다. 특히 그의 '찰진 욕'은 큰 웃음을 유발하는 관전 포인트. 정명옥은 이제 욕을 해주면 좋아하는 세상이 왔냐며 웃었다.

"어디 가면 욕 좀 해보라는 소리를 자주 들어요. 회식 자리 같은데 가면 팬이라며 '욕 해 주세요'라고 많이들 요청하거든요. 그래서 처음에는 부탁대로 욕을 했어요. 방송에서 하는 것처럼 '야이 XX들아'라고 했는데 분위기가 쫙 가라앉더라고요. 해달라고 해서 한 건데 막상 욕을 하니까 기분이 좀 그랬나 봐요. 이제는 그런 요청을 들어도 그냥 웃고 넘겨야겠어요."


개그우먼 정명옥 / 사진=임성균 기자 개그우먼 정명옥 / 사진=임성균 기자


'찰진 욕'으로 웃음폭탄을 던지는 정명옥에게 혹시 남편은 이런 아내를 무서워(?)하진 않냐고 물었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의외였다. 10년 연애 끝에 태권도 사범과 결혼한 정명옥은 인터뷰 내내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알콩 달콩한 부부애를 과시했다.

"스무 살 때 만나서 10년을 사귀다가 결혼했어요. 그런데 아직도 너무 좋아요. 보고 있어도 또 보고 싶고 그래요. 원래 웃기려면 이렇게 남편 자랑을 하면 안되거든요.(웃음) 그런데 좋은 걸 어떡해요. 저희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면 아침 데이트 하려고 서로 깨우고, 또 밤에도 서로 얼굴 안 보일까봐 불 켜놓고 자고 그래요."

그는 훤칠하고 잘생긴 남편을 자랑하며 지난 2012년 MBC 연예대상 레드카펫에 남편과 함께 올랐던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멋진 남편과 레드카펫에 오르면 조금 더 주목을 받을까 해서 섰는데 남편이 얼어서 꼼짝도 못했다며 이제는 추억이 된 뒷이야기를 털어놨다.


"남편이 제 보디가드처럼 콘셉트를 잡고 등장해 발차기를 하고 선글라스를 벗기로 했어요. 그런데 남편이 레드 카펫에 오르는 순간 얼어버리더라고요. 한 걸음도 못 걸었어요. 선글라스가 내려갔는데도 제대로 못 올리더라고요. 옆을 봤는데 멋있는 보디가드 대신 선글라스를 코 끝에 걸친 '찐따'가 서 있더라고요.(웃음) 그래서 무대 뒤로 데리고 가서 부부싸움을 했어요. 멋진 계획을 세웠는데 코믹이 돼버린 거죠. 한 3개월 연습해서 올해 한 번 더 도전할까 생각하고 있어요.(웃음)"

정명옥은 최근 힘든 일을 겪었다. MBC 공채개그맨인 선배 개그맨 고 함효주가 갑작스러운 사고로 세상을 떠난 것이다. 그는 함효주의 이름을 입 밖으로 꺼내며 자신에게 소울 메이트 같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미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일이지만 아직도 눈물을 흘리며 함효주를 기억했다.

"함효주 선배는 저랑 아주 친했어요. 사고가 난 후 장례식장에서 밤을 새고 그 다음날 MBC '코미디에 빠지다' 녹화를 했어요. 처음에는 너무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떻게 웃길 수 있을까 하고요. 하지만 막상 하고 나니 감독님 말씀이 맞더라고요. 이게 개그맨의 숙명이구나 생각했어요. 그래서 열심히 녹화를 하고 무대에서 내려와서 펑펑 울었어요. 그게 고인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했어요."

개그우먼 정명옥 / 사진=임성균 기자 개그우먼 정명옥 / 사진=임성균 기자


만능 재주꾼인 정명옥은 개그뿐 아니라 연기 쪽에도 욕심을 갖고 있었다. 그는 관객들을 웃길 때의 카타르시스도 있지만, 연기를 하는 일도 너무 재미있다고 말했다. 정명옥은 아무리 작은 역할이라도 자신에게 맞는 역할을 맡아 연기 활동을 하고 싶다고 목표를 전했다.

"얼마 전에 아주 작은 역할을 맡아서 연기를 했거든요. 제작진을 만나 콘셉트를 이야기하면서 의논하는데 '아 내가 살아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마치 이산가족을 만난 느낌이었어요. 여태껏 다른 사람들이 하지 않았던 저만이 할 수 있는 그런 연기를 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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