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사 합쳐 '-500억원'..적자 월드컵의 그늘

김현록 이경호 윤상근 김영진 기자  |  2014.07.01 15:27
2014 브라질 월드컵에 출전한 한국 축구대표팀 /AFPBBNews=뉴스1 2014 브라질 월드컵에 출전한 한국 축구대표팀 /AFPBBNews=뉴스1


3사 모두 적자를 예상하고 시작한 월드컵이었다. 그러나 이만한 적자를 예상하지는 못했다.

지상파 3사가 4(KBS):3(MBC):3(SBS)으로 나눠 지불하기는 했지만, FIFA에 부담한 중계권 총액은 무려 약 760억 원. 4년 전 SBS가 단독 중계했던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당시 715억원보다도 중계권료가 올랐다. 그러나 광고 수익은 그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때문에 방송3사 모두 각기 100억을 훨씬 웃도는 적자를 떠안게 됐다. 3사 모두 정확한 수치를 밝히길 꺼리고 있지만 그 총액이 500억 원에 이를 수 있다는 게 정통한 방송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가장 큰 원인은 두 가지. 2010 남아공 월드컵 이후 SBS가 독점해 중계권을 사들이면서 천정부지로 그 값이 뛰었기 때문이고, 대한민국 대표팀이 부진 속에 16강 진출에 실패하면서 기대한 광고 수입을 올리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2006년 독일월드컵 때 방송 3사가 지급한 중계권료는 265억원이었으나 SBS가 2010년 이를 독점하며 비용이 3배 가까이 뛰었다. 다행히 남아공 월드컵 당시 한국팀은 16강 진출에 성공했고, 국내에서도 월드컵 붐이 일었다. SBS는 중계권료 이상의 수입을 독점하며 나름의 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문제는 그 다음. 코바코(한국광고공사)는 이번 월드컵 광고 매출이 지난 월드컵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의 경기 부진으로 광고 시장이 침체할 대로 침체한 가운데 지난 4월 세월호 침몰 참사 이후 광고 심리가 더욱 하락했다. 여기에 한국 대표팀의 실망스런 성적은 가뜩이나 얼어붙은 월드컵 광고 심리를 더욱 굳게 만들었다.


한국 대표팀의 초라한 성적은 어려움을 부채질했다.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 2014 브라질 월드컵 H조 예선에서 1무2패의 성적으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러시아 전 1대1 무승부, 알제리 전 2대4 패배, 벨기에 전 0대1 패배를 기록하며 조 최하위에 머문 성적도 성적이지만 게임 내용도 국내 팬들을 실망시켰다. 비록 한국 대표팀이 출전한 경기는 3사 모두 광고가 완판 됐지만, 다른 경기의 경우 광고 판매 실적이 크게 떨어졌다.

한 방송 관계자는 "월드컵 전 진행된 평가전, 특히 가나와의 평가전에서 0대4 패배를 기록한 일이 여파가 컸다"며 "개막 직전 광고 계약을 고심하던 광고주들이 결정을 머뭇거리게 한 계기가 됐다"고 귀띔했다. 한 관계자는 "물론 한국 대표팀의 16강 진출 실패가 결정적이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중계권료 외에도 각 방송사마다 방송 준비 및 제반 비용으로 각기 50~100억 원의 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 방송사가 구체적인 액수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중계권 부담에 광고 부진이 더해지며 SBS가 최소 100억, MBC 역시 100억대, KBS는 200억 가량의 적자를 예상하고 있다. 총 적자폭은 500억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이다. 그러나 적자를 감수하고 중계를 감행했기에 안방극장에서의 월드컵 감상, 감칠맛 나는 중계 경쟁이 가능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MBC 관계자는 "한국 대표팀이 16강 진출에 성공한다는 가정 하에서도 수지 맞추기가 빠듯했던 상황이었다"고 안타까워했다. SBS 관계자는 "적자 폭을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다"며 "16강 이후 경기의 경우 아무래도 한국 팀이 출전하지 않으면 관심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광고 판매 역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KBS 관계자는 "지금 단계에서는 구체적인 액수를 산정할 수 없지만, 예선 이후 광고 판매 전망이 어두운 것을 고려하면 적자 폭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김현록 기자 roky@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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