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경 "노출신 만족도? 제 입으론 말 못 하죠"(인터뷰)

영화 '타짜: 신의 손' 허미나 역 신세경 인터뷰

안이슬 기자  |  2014.08.26 17:00
배우 신세경/사진=임성균 기자 배우 신세경/사진=임성균 기자


1990년생, 올해로 만 24살인 신세경은 나이에 비해 성숙한 느낌을 준다. 외모에서 풍기는 느낌이라기보다는 그간 작품에서 보여준 캐릭터가 켜켜이 쌓인 결과다. 청순한 외모에 숨겨진 사연이 있는 여주인공을 주로 맡았던 신세경, '타짜: 신의 손'에서도 물론 고난과 역경이 있지만 분명 다른 지점이 매력이 있다.

'타짜: 신의 손'(이하 '타짜2')의 언론시사회를 마친지 채 24시간이 되지 않은 날 서울의 한 카페에서 신세경을 만났다. 눈을 반짝이며 영화에 대해 말을 쏟아내는 신세경의 모습에서 허미나에 대한 애정이 뚝뚝 떨어졌다.

"전 허미나에 대해 굉장한 애정이 있어요. 미나가 좋았던 이유 중 하나는 고난과 역경을 거쳐왔지만 그 모습이 구질구질하게 여겨지지 않는다는 점이었어요. 그리고 자기가 뭔가 멋지게 하고도 생색을 내지 않아요. 그게 너무나 멋있었어요. 비굴하지 않잖아요. 이런 느낌의 캐릭터를 본 것이 오랜만이었어요. 그 동안의 이미지를 고려할 생각의 여지도 없이 선택할 수밖에 없었어요."

전날 VIP 시사회를 마치고 새벽까지 술자리가 이어졌단다. 함께 호흡을 맞춘 빅뱅의 최승현, 이하늬, 곽도원, 유해진, 김원해, 박효주, 오정세 등 수많은 배우들과 함께한 촬영 현장의 분위기를 대강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작품을 하며 겪는 정신적인 고통이 유독 없었던 것은 좋은 사람들의 쫀쫀한 합 덕분이기도 했다.

"현장의 분위기 메이커는 그날 그 날 달랐는데 하늬언니가 특히 에너지가 넘쳤어요. 하늬언니와 있으면 뭔가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느낌이에요. 그러면서도 워낙 어른스럽고 지혜로우시고요. 승현오빠도 장난기가 많고, 애교도 많아서 스태프들을 즐겁게 해줬어요. 저요? 저는 한 게 없어요. 화투에 재미만 붙이고(웃음)."

고스톱을 전혀 칠 줄 몰랐던 신세경은 '타짜2'를 통해 위험한(?) 화투의 세계에 발을 들였다. 소심한 면이 있어 '섯다'는 즐기지 않지만 고스톱은 치는 맛이 있단다.

"배우들 중에는 주로 승현 오빠의 돈을 많이 땄네요. 의도한건 아닌데 희한하게 그렇게 되더라고요. 이런 얘기하면 좀 이상할 수도 있는데 고스톱 안에 인생의 진리가 있는 것 같아요. 따다가도 잃고, 잃다가도 따고. 교만해지는 순간 잃게 되잖아요. 스톱(STOP)할 때를 알아야 하고. 전 지금 열심히 고(GO) 해야 하는 타이밍이죠."

그간 보여준 캐릭터와는 달리 자연스럽게 욕을 툭툭 던지는 모습도 신선하다. 청순한 이미지인데 욕 연기가 어색하지는 않았는지 묻자 "일단 제가 전혀 청순하지는 않아요"라고 고백했다.

"욕 연기는 오히려 재미있었어요. 진짜 즐기면서 찍었어요. 이 맛에 배우 하는 것이라고 우스갯소리도 했죠(웃음). 평소에는 전혀 욕을 하지 않아요."

'타짜2'의 백미는 단연 모든 것을 걸고 맞붙는 마지막 판. 서로의 꼼수를 막기 위해 속옷만 입고 둘러 앉아있는 모습에서 배우들의 노출도 엿볼 수 있다. 신세경은 2주 정도 이어진 촬영 내내 너무나 배가 고팠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배우 신세경/사진=임성균 기자 배우 신세경/사진=임성균 기자


"그 장면을 굉장히 길게 찍었어요. 찍는 내내 배가 너무나 고팠어요. 보통 노출신은 짧게 찍어주시는데 이건 시퀀스도 굉장히 길잖아요. 대사들을 고요하게 하는 장면에서 '꼬르륵'을 넘어서 거의 위가 꼬이는 것 같은 소리가 날 정도였어요. 언제 그렇게 촬영을 해보겠어요. 처음 촬영할 땐 '컷'하면 다 위에 뭔가를 덮었는데, 나중에는 '컷'하면 그 상태로 뛰어가서 모니터를 보게 되더라고요."

고생한 만큼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왔을까. 신세경은 "제 입으로는 말을 못하겠다"며 입 꼬리를 올렸다.

허미나의 매력이 돋보이는 또 다른 장면이 있다. 미나에게 첫 눈에 반해 새벽녘 찾아와 사랑의 고백을 쏟아내는 대길(최승현 분)과 툭툭 주고받는 대화들이 귀여우면서도 간질간질한 느낌을 준다. 훗날 만나 살아온 이야기를 하고 아무렇지 않게 '키스할까?'라고 말하는 패기도 허미나이기에 가능한 장면이었다.

"대길이가 '허미나 사랑해!' 했을 때 미나가 '응, 고맙다'하고 말아요. 그게 무슨 생각으로 대답한 것일까 감독님께 여쭤보니까 아마 군산에서 미나는 그런 고백을 수십 번은 받아봤을 거래요. 늘 있는 일이니까, 그래서 고맙다 하고 마는 거래요. 키스신 촬영도 굉장히 웃겼어요. 구구절절 사연을 얘기하는데 그게 너무나 안된 사연이잖아요. 그러고 나서 개의치 않고 '키스할까?' 할 수 있는 점이 허미나의 매력인 것 같아요."

인기그룹 빅뱅의 최승현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으니 팬들의 질투가 쏟아지겠다고 농을 던지자 신세경은 "그 생각을 안 해봤네? 왜 그랬지?"라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걱정도 잠시, "캐릭터로 봐주실 거예요. 비즈니스니까!"라고 금세 긍정의 에너지를 뿜어낸다.

도박을 소재로 했으니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피할 수 없었다. 전작 '타짜'가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임에도 600만 명이 넘는 흥행 성적으로 거둔 만큼 흥행에 대한 부담과 기대도 없을 수 없을 터. 신세경은 "기대감이 없지는 않지만 흥행은 신의 영역이니 겸허하게 생각하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오는 9월에는 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 모두 신세경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타짜2'가 개봉하는 9월 3일에 이어 9월 10일부터 KBS 2TV '아이언맨'으로 시청자를 만난다. 바쁜 와중에도 뭔가 색다른 로맨스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힘을 주고 있다.

"아무래도 시간이 촉박해서 바쁘게, 열심히 촬영하고 있어요. '아이언맨'에서는 밝고 씩씩하고 착하고 선한 캐릭터예요. 극단적으로 착하죠. 그 이후 계획은 아직 없는데 드라마를 마치고 나면 체력적으로 지칠 것 같아서 11월에는 휴식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온 가족이 극장나들이하기 딱 좋은 추석 연휴, 영화로 관객을 만나는 신세경은 정작 자신은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하게 됐다. '아이언맨'의 촬영이 한창 진행되기 때문이다. 신세경은 "주식처럼 아마 스코어를 보고 있을 것 같다"며 장난스럽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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