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날씨와 비 탓에 빈 자리가 준플레이오프임에도 듬성듬성 빈자리가 보이는 마산구장 /사진=OSEN
한국 프로야구(KBO)는 경기 수는 제일 적으면서 끝나기는 제일 늦게 끝나는 리그다. 그런데 내년부터는 더 늦게 끝나게 생겼다. 포스트시즌 일정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올해 메이저리그(MLB)는 팀 당 페넌트레이스 162경기를 치르고 10월부터 포스트시즌에 돌입, 11월이 되기 전에 모든 일정을 마쳤다. 일본 프로야구(NPB) 역시 팀 당 144경기의 페넌트레이스 이후 포스트시즌까지 마치는데 10월을 넘기지 않았다. 그런데 KBO에서는 128경기만 했음에도 11월 중순에야 일정이 끝났다.
2015년부터는 KBO도 팀당 144경기다. 128경기나 133경기를 했을 때도 10월이 되기 전에 정규리그를 끝내지 못했는데 144경기를 하면 더 늦어질 게 뻔하다. 올해야 아시안게임 때문에 2주정도 늦었다지만 휴식기가 없었던 해에도 10월을 넘기기 일쑤였다.
메이저리그는 어떻게든 9월 30일에 페넌트레이스를 끝내는데 KBO에 이 정도까지 기대하기는 어렵다. 시설이 미비한 탓에 날씨 영향을 많이 받고, 그렇다고 메이저리그처럼 비가 그칠 때까지 악착같이 기다렸다가 경기를 강행하는 분위기도 아니기 때문이다.
자연히 포스트시즌 시작일도 뒤로 밀린다. 게다가 5위 와일드카드까지 생겨 최소 2일에서 3일이 늘어난다. 와일드카드전 이후 5판 3선승의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가 이어진다. 가을야구가 아닌 겨울야구는 더 이상 생소한 광경이 아닐 것이다.
플레이오프보다 하위 단계인 준플레이오프를 3판 2선승으로 줄이는 방안이 있다. 상위팀의 어드밴티지를 해치지도 않고 흥행도 유지할 수 있다.
준플레이오프는 원래 3판 2선승이었다. 2008년부터 5판으로 바뀌었다. 1, 2위팀에게 어드벤티지를 주자는 목적과 포스트시즌 경기 수를 늘려 관중몰이에 힘을 보태고자 하는 노림수가 있었다. 그러나 많이 쉰다고 좋은 게 아니다. 최근 항상 한국시리즈에 선착한 삼성 라이온즈만 보더라도 1, 2차전에는 타격감이 떨어져 고전했다. 날이 추워질수록 경기력은 물론이고 관중도 줄기 마련이다.
5위 와일드카드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벌써부터 높다. '5위 자격론'은 둘째 치고 당장 한 겨울에 열릴 경기부터 걱정해야 한다. 그렇게 중요하게 여기는 '흥행'을 위해서라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