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왕국' LG, 철저한 계산으로 더 강해진다

한동훈 기자  |  2015.03.20 06:01
LG 양상문 감독. /사진=LG트윈스 제공 LG 양상문 감독. /사진=LG트윈스 제공


욕심에는 끝이 없다. 리그 최강 불펜진을 구축한 LG 트윈스의 양상문 감독도 마찬가지다. 이미 지난 시즌 리그를 평정한 LG의 불펜진은 양 감독과 차명석 수석코치, 강상수 투수코치의 철저한 계산속에 한 단계 도약을 노리고 있다.


이번 시범경기에서 LG가 단연 돋보이는 점은 역시 마운드다. 원래 불펜이 강점인 팀인지라 놀랄 일도 아니지만 등판한 투수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놀랄 일이다. 김지용, 전인환, 최동환 등 LG 팬들조차 생소한 선수들이 인상적인 투구를 선보이고 있다. 이들 셋은 19일 현재 12⅔이닝 1실점, 평균자책점 0.71을 합작 중이다.

반면 불펜 평균자책점 1위를 이끌었던 이동현과 신재웅은 아직 100%가 아니다. 이동현은 4이닝 4실점, 신재웅도 3이닝 3실점으로 준비가 덜 됐다. 이동현과 신재웅은 전형적인 슬로우 스타터다. 4월 5월이 지나고 여름에 접어들면서 본궤도에 오른다. 필승조의 또 다른 축인 유원상 역시 초반부터 달리는 타입은 아니다.


때문에 LG 코칭스태프는 기존의 1군급 선수들은 본인들의 루틴에 맞춰 몸을 끌어 올리도록 놔뒀다. 대신 신진 선수들의 페이스를 의도적으로 빨리 올렸다. '슬로우 스타터'들로 인해 생길지도 모르는 시즌 초반의 혹시 모를 공백을 이 선수들로 막겠다는 복안이다.

이는 또 묘한 시너지 효과를 가져왔다. 젊은 선수들이 예상 외로 선전하며 치고 올라오자 주전들의 컨디션도 예년보다 빠르게 올라왔다.


양 감독은 "신예급 선수들은 일부러 조금 빨리 끌어올렸다. 최동환이나 전인환 등 젊은 친구들은 엔트리에 들려면 어차피 초반부터 죽기 살기로 하는 수밖에 없다. 강상수 코치 말에 따르면 주전들도 작년보다 열흘정도 빠르다"고 설명했다.

양 감독은 또 비 때문에 경기가 취소돼 등판 일정이 꼬이자 몇몇 투수들을 이천으로 급파해 연습경기에 나서게 했다. 18일 경기가 취소돼 19일 경기를 소사와 우규민, 봉중근 만으로 치르면서 다른 투수들의 등판 기회가 사라졌는데 2군 연습경기를 활용한 것이다. 19일 목동이 아니라 이천으로 간 선수는 최동환과 김지용, 신재웅이었다.

양 감독은 "공을 던지긴 던져야 하는데 그냥 불펜에서 던지기 보다는 타자를 세워놓고 던지는 것이 조금이라도 더 효과가 있어서 이천에 보냈다"고 설명했다.

144경기로 늘어난 올해, 중간 투수들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LG가 지난 시즌 리그 최강의 불펜을 구축했다 하더라도 양적인 보강 없이는 늘어난 이닝에 대비하기 버거운 것이 사실이다. 어린 선수들의 1~2달 반짝 활약이라도 정말 큰 도움이 된다. 올 시즌에는 또 어떤 투수가 LG 불펜의 필승조로 떠오를지 기대가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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