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대기' 두산 김재환, '개막전 스타' 등극

잠실=국재환 기자  |  2015.03.28 17:21
개막전에서 역전 솔로 홈런을 때려내며 \'주연\'으로 등극한 김재환(27, 두산 베어스). /사진=OSEN 개막전에서 역전 솔로 홈런을 때려내며 '주연'으로 등극한 김재환(27, 두산 베어스). /사진=OSEN


한때 최고의 포수 유망주로 평가받았고, 2군에서 탁월한 타격능력을 보여줬지만 기대에 걸맞지 못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미완의 대기'에서 '개막전의 스타'로 등극하는데 성공했다. 주인공은 두산 베어스의 좌타자 김재환(27)이다.


김재환은 28일 서울 잠실구장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전에 8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1홈런) 1볼넷 1타점을 기록했다. 기록만 놓고 본다면 멀티히트를 기록한 김현수, 김재호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이었다. 하지만 김재환이 쏘아올린 홈런이 이날 두산의 승리로 연결됐기 때문에 그의 활약에 더 눈길이 갈 수밖에 없었다.

지난 2008년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두산의 유니폼을 입은 김재환은 장성우(26, 롯데 자이언츠)와 함께 고등학교 최고 레벨의 포수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포수로서 성장에 시간이 걸린다는 구단의 판단에 따라 프로에서 1년만 뛴 뒤 상무에 입대했고, 2011년이 돼서야 1군에서 다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2010시즌 퓨처스리그 북부리그 상무 소속으로 21홈런, 101타점을 기록한 그였기에 팬들의 기대는 컸다. 그러나 김재환은 2011년 1군 30경기에 출전해 타율 0.185, 2홈런 8타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2012년에도 1군 13경기에 나서 타율 0.128, 1홈런 1타점을 기록할 뿐이었다. 2013년에는 아예 1군에서 모습을 볼 수 없었다.

그렇게 최고의 유망주는 기억 속에서 지워지는 듯 했다. 하지만 김재환은 지난해 1군 52경기에 나서 타율 0.306, 3홈런 13타점으로 가능성을 드러냈고, 올해 시범경기에선 팀의 주전 1루수로 낙점 받아 11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8(26타수 8안타) 1타점을 기록하며 정규시즌 개막전 출전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김태형 감독은 믿음을 거두지 않았다. 이날 개막전 라인업에 김재환의 이름을 올린 것이었다. 다만 8번 타순으로 배치가 됐기 때문에 김현수, 잭 루츠, 홍성흔 등 중심타자들에 비해 기대감은 높지 않았다.

이날 김재환은 3회말 첫 타석에서 1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하지만 4회말 팀이 1-3으로 뒤진 2사 1, 2루 상황에서 NC 선발 찰리를 상대로 볼넷을 얻어내 후속타자 김재호의 2타점 적시타에 귀중한 발판을 마련했다.

김재환은 그저 추격에 발판을 마련하는 '조연'으로 그치지 않았다. 5회말 터진 김현수의 솔로포로 4-4 동점이 된 가운데, 김재환은 6회말 공격에서 선두타자로 나섰다. 상대 투수는 NC의 좌완 불펜요원 임정호였다.

좌투수와의 맞대결이었다. 하지만 김재환은 임정호의 3구째 공을 그대로 걷어 올려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대형 솔로 홈런(비거리 125m)을 만들어냈다. 스코어는 5-4. 김재환의 홈런이 승부의 추를 두산 쪽으로 기울게 만든 순간이었다. 결국 두산은 김재환의 솔로 홈런을 발판삼아 2점을 더 뽑아내는데 성공했고, NC를 상대로 개막전 승리까지 거뒀다.

이후 김재환은 7회말 공격에서 1루수 땅볼로 물러나며 이날 자신의 타격을 마감했고, 8회초 시작과 함께 대수비 요원 김진형과 교체되며 임무를 마쳤다.

그동안 '미완의 대기'로 머물렀던 김재환은 많은 팬들의 이목이 집중된 개막전에서 당당하게 '주연'으로 등극했다. 이제 시작일 뿐이지만, 수많은 관중이 운집한 개막전에서 결승홈런을 때려낸 김재환이 이날 경험을 발판삼아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게 될지 많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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