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의 끝판왕' 박병호, '우상' 이승엽 선배를 말하다

김우종 기자  |  2015.06.05 06:01
이승엽(좌)과 박병호. /사진=OSEN 이승엽(좌)과 박병호. /사진=OSEN


이승엽(39,삼성)이 역대 최초 400홈런을 달성한 뒤 후계자로 점찍은 이는 바로 '3년 연속 홈런왕' 박병호(29,넥센)였다.


이승엽과 박병호. 10년 터울의 선,후배 사이. 하지만 박병호는 선배 이승엽과 이름이 같이 오르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자 또 '실례'라며 연신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박병호는 4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홈경기에서 시즌 16호 홈런을 터트렸다. 박병호는 팀이 6-2로 앞선 4회말 1사 1루 기회에서 송창식의 속구(138km)를 공략,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아치를 그렸다. 비거리는 125m. 박병호의 시즌 16호 홈런이자 개인 통산 173호 홈런이었다.


이 홈런으로 박병호는 올 시즌 55경기 만에 전 구단 상대 홈런을 기록하게 됐다. 박병호는 올 시즌 SK를 상대로 4개, KIA를 상대로 3개, 삼성과 두산을 상대로 각각 2개의 홈런을 뽑아냈다. 이어 kt, LG, NC, 롯데 그리고 이날 한화를 상대로 1개씩 홈런을 쳐냈다.

4일 경기를 마친 현재, 홈런 부문 선두는 19개를 치고 있는 테임즈다. 그 뒤를 이어 강민호(18개,롯데)가 2위, 최형우와 나바로(이상 삼성)가 17개로 공동 3위를 달리고 있다. 박병호는 이들 4명을 맹추격하며 5위까지 순위를 끌어 올렸다. 현재 페이스라면 산술적으로 박병호는 올 시즌 42개의 홈런을 기록할 수 있다.


박병호의 홈런 페이스가 빠르게 올라오고 있다. 그는 지난달 26일 삼성전까지 47경기 동안 9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그러나 최근 박병호는 지난달 27일 삼성전부터 30일 SK전까지 4경기 연속 홈런을 쳐내는 등 최근 8경기에서 5홈런을 때려냈다. '몰아치기'에 능한 박병호이기에 남은 경기에 대한 기대감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승엽은 지난 3일 400홈런을 달성한 뒤 "후배들 중 박병호가 외국을 나가지 않는다면 400홈런 달성이 가능할 것 같다 .향후 5년 간 40개씩 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그러면 200개 아닌가. '충분히'라고 말하기에는 좀 그럴 수 있겠지만,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라 본다"고 밝혔다. 자신의 후계자로 박병호를 지목한 것이다.

박병호(좌)가 이승엽을 향해 깍듯하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OSEN 박병호(좌)가 이승엽을 향해 깍듯하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OSEN


이에 대한 박병호의 생각은 어떨까. 박병호는 4일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이승엽 선배는 나의 우상이다. 나이가 많은데도 정말 대단하다. 이승엽 선배는 어려서부터 꾸준히 홈런을 치면서 '홈런타자'라는 말을 들었다. 온 국민이 '홈런 타자'하면 이승엽 선배를 떠올리는 데에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부디 후계자라는 수식어는 빼주셨으면 좋겠다. 이승엽 선배에게 실례다"고 덧붙였다.

박병호는 "저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모두 이승엽 선배를 존경한다. 경기 때 1루에서 만나면 내가 글러브를 입에 대고 이야기한다. 그럴 때면 제가 '팬'의 입장이 된다. 오히려 이승엽 선배에게 많은 것을 물어보고 싶다. 그런데 막상 가면 못 물어본다. 이름이 같이 나오는 것 자체가 부담이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박병호는 "400홈런을 치는 것을 봤다. 멋있다. 괜히 국민 타자가 아니다"며 '그의 400홈런을 목표로 하는 게 어떻겠냐'는 질문에 "이승엽 선배를 목표로 하면 안 된다. 그런 것은 생각할 수 없다. 나는 그를 우러러보는 존재다"고 거듭 자신을 낮췄다. 인터뷰 내내 그는 '겸손' 또 '겸손'했다.

박병호는 지난해 자신과의 비교에 대해 "저는 4번 타자다. 4번 타자는 접전인 상황에서 한 방을 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올해에는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또 팀이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점수를 낼 수 있는 상황이면 타점을 올려야 하는데, 그렇지 못할 때가 많다"면서 "그렇지만 늘 책임감을 갖고 앞으로도 팀 승리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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