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안방의 미래' 유강남의 '체험 주전 포수'

한동훈 기자  |  2015.06.07 06:35
LG 유강남. /사진=LG트윈스 제공 LG 유강남. /사진=LG트윈스 제공


LG 트윈스 백업 포수 유강남이 강제로 주전 포수 체험을 하게 됐다. 최경철이 오른쪽 팔꿈치 부상으로 약 2주 정도 자리를 비우게 됐기 때문이다. 당분간은 '백업이니까'라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올해 전지훈련에서 가장 두각을 드러냈던 유강남은 최경철의 백업 포수로 낙점을 받고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훈련 기간 동안 좌완 유망주 임지섭의 공을 제일 많이 받아 전담 포수로 활약하기도 했다. 1주일에 한 경기정도 선발 마스크를 썼고 주로 경기 후반 교체 투입돼 경험을 쌓았다.

그러던 지난 5일, 최경철이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오른쪽 팔꿈치를 다쳐 회복에 2주는 걸린다고 한다. 그때까지 LG 안방은 유강남이 홀로 지켜야 한다. 백업으로 조윤준이 올라왔지만 유강남만큼 믿음을 심어주진 못했다.


양상문 LG 감독도 "특별한 일이 없다면 최경철이 올 때 까지는 유강남이 주전으로 나갈 것"이라 이야기했다. "시즌 초반에 미리미리 유강남에게 기회를 줬기 때문에 지금 믿고 쓸 수 있다. 유강남을 믿지 못해서 최경철만 내보냈으면 이런 상황에 대비를 못 했을 것"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실제로도 지난 4일부터 3경기 연속 선발 출장 중인데 최경철의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제 몫을 다 해내고 있다. 물론 사소한 실수도 있었지만 도루 저지나 동점 적시타 등 활약상이 더 기억에 남는다.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나가는 데 감사해야죠"라며 웃어보였다.

양 감독이 꼽은 유강남의 가장 큰 장점은 타격이었다. 파워나 스윙, 끈질김 등 유강남의 타격만큼은 기본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잘 가다듬기만 한다면 정말 좋은 공격형 포수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을 정도였다.

군 복무 이후 타격이 부쩍 늘었는데 정작 본인은 "기술적인 변화는 전혀 없다. 그저 한 타석 한 타석 절박하게 임하고 있을 뿐"이라고 답했다.

유강남의 또 다른 장점은 바로 '파이팅'이다. 더그아웃에서 윤지웅과 함께 주도적으로 파이팅을 불어넣는다고 한다. 재미있는 사실은 유지현 코치의 멘트를 똑같이 더 크게 따라한다는 점이다. 양 감독에 따르면 유 코치가 "한 점만 따라가자"라고 말하면 유강남은 그 말을 바로 똑같이 외친다. 그래서 "포수가 좀 창의적이어야지 똑같이 따라하느냐"고 농담 삼아 핀잔을 줬다는 후문이다.

LG 팬들은 오랫동안 든든한 주전 포수를 목 빠지게 기다려왔다. 김동수, 김정민, 조인성으로 이어져 온 명맥이 끊긴지 수년이 지났다. 그래서 지난해 최경철의 활약에 그토록 열광했던 것이다.

유강남이 갈 길은 아직 멀다. 하지만 갈 곳은 분명하다. 양 감독은 유강남을 "2~3년 후에는 LG의 주전 마스크를 써야 할 선수"라 평가했다. 주전 포수를 체험하는 이 기간은 유강남에게는 정말 천금 같이 소중한 시간이다. 동시에 최고의 기회이기도 하다. LG의 10년을 이끌 포수로 성장할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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