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니엘/사진=홍봉진 기자
"지난 1년이 개인적으로 기적 같은 시간이었어요."
배우 최다니엘(29)이 2005년 KBS 2TV '황금사과'로 데뷔한지 10년 만에 액션 연기를 선보인다. 이번 액션 연기는 2013년 원인불명의 다리부상을 극복하고 선보인다는 점에서 최다니엘 스스로에게도 큰 의미가 됐다. 배우로서 20대 청년으로서 큰 일을 겪고 난 후일까. 최다니엘은 솔직하고 유쾌한 입담을 쏟아내며 영화 '치외법권'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치외법권'은 대한민국 1, 2위를 다투는 자타공인 '또라이'들의 만남을 그린 작품이다. 또라이로 낙인찍힌 두 형사가 최악의 범죄조직 보스를 잡으라는 명령을 받고 펼치는 통쾌한 액션을 그렸다. 최다니엘은 여자만 봤다하면 일단 들이대고 보는 강력계 형사 유민 역을 연기했다.
의사(MBC '지붕뚫고 하이킥'), 선생님(KBS 2TV '학교2013'), 연애 카운슬러(KBS 2TV '연애를 기대해'), 사업가(KBS 2TV '빅맨'), 호스티스(영화 '악의 연대기') 등 그동안 다양한 직업들은 연기해온 최다니엘이 이번엔 형사 역을 맡은 것. 하지만 이번엔 진지했던 이전과 다르다. 골때리는 레벨을 따지자면 KBS 2TV '그들이 사는 세상'의 미친 양언니를 능가하고, 여자에 대한 지식 역시 '연애를 기대해' 이상이다. 여기에 긴 팔다리를 이용한 액션까지 다채로운 모습을 선보인다.
"처음엔 부담이었어요. 액션도 있고, 형사물이라는 장르도 그렇고요. '공모자들'을 같이 했던 임창정 형이 한다고 해서 하게 됐어요. 무엇보다 2013년부터 1년 정도 무릎이 아파서 활동을 제대로 못했어요. 그때 친형이 '예전의 밝음을 되찾았음 좋겠다'는 말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선택하게 됐죠."
갑작스럽게 찾아온 다리 부상은 원인도 몰랐다. 병원에서도 발병 이유를 찾지 못했다.
"무릎에 물이 차고, 움직이면 아프더라고요. 병원에서도 그냥 자가면역질환이라고만 했어요. 1년간 심했는데, 지금은 많이 좋아졌어요. 스태프들의 배려로 액션 장면도 무리없이 마쳤고요. 이 병을 계기로 믿음도 생기고, 이런 작품도 하게 되니 '어떻게 이런 일들이 나에게 일어났을까' 싶어요."
최다니엘/사진=홍봉진 기자
신앙을 갖게 됐다는 말에 "여신도를 만나러 교회에 가는 것이 아니냐"고 농을 건네자 최다니엘은 "연애는 하고 싶다가도 혼자 있고 싶고, 그런 것 같다"며 솔직한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나얼 형의 소개로 교회에 가게 됐는데 신도가 15명 정도인 작은 곳이에요. 거기선 제가 막내고요.(웃음) 연애는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는데 어떨 땐 혼자있고 싶고 그런 것 같아요. 남자들이 더 그렇지 않나요?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거 같아요. 게임하거나 이럴 때 연락 오면 답장도 못하고요. 전화를 받긴 하지만 성의가 없죠."
실제로는 나쁜 남자 스타일에 가까운 최다니엘이었지만 '치외법권'에선 누구보다 여성의 마음을 잘 아는 캐릭터를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캐릭터를 더 극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베드신을 직접 제안하기도 했다.
"여자를 좋아하는 캐릭터라는 설정인데, 처음 시나리오엔 이게 잘 안보이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초반에 캐릭터 설명으로 베드신과 알몸 액션 장면을 제안했죠. 저에게도 첫 베드신이었어요. 공사라고 중요 부위에 테이핑하는 것도 처음이었죠. 거기에 감독님이 센스있게 동그랗게 모자이크 처리를 해주셔서 요즘 말로 '병맛'스러운 재미를 줄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또 카사노바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여유있는 표정"에 신경을 썼다고. 그럼에도 "제대로된 카사노바 설정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다음엔 제대로 보여주고 싶다"는 의지를 솔직하게 드러내기도 했다.
"'위대한 개츠비'처럼 한 사람만 바라보는 것 말고요. 숲을 보는 그런 역할 있잖아요.(웃음) '뷰티인사이드'의 남자 버전도 좋을 것 같아요."
연애 뿐 아니라 액션 연기 역시 또 다시 도전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힘들었지만 다음엔 더 제대로 해보고 싶다는 것.
"할 땐 힘들어서 미치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하고 나니 중독성이 있더라고요. 다시 하면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젠 관객들에게 재미도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최다니엘/사진=홍봉진 기자
촉박했던 촬영 일정, 여기에 신동엽 감독, 임창정과 지속적으로 상의를 하면서 한 장면 만들어가야하는 촬영 현장이었다. 만만치 않은 캐릭터, 첫 액션만으로도 버거울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최다니엘은 "개인적으로는 좋은 경험이었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합심해서 찍다보니 의견이 안맞을 땐 시간도 없고, 날씨가 안맞을 때도 있었어요. 그런데 이런 부분들이 다 합해져서 정말 골때리는 영화가 나온 것 같아요. 힘들었지만, 임창정 형처럼 템포나 호흡이 자유자재인 배우에게 실전으로 배울 수 있다는 점은 정말 좋은 경험이었어요."
애정을 갖고 만들었고, 특별한 의미까지 있는 작품인 만큼 "작품이 꼭 잘됐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숨기지 않았다. 200만 관객 돌파시에 "관객들에게 '한턱' 쏘겠다"는 공약까지 내걸었다.
"200만 관객을 돌파하면 추첨으로 하루 날잡고 유민스러운 파티를 벌이고 싶어요. 가볍게 소주도 한 잔씩 하고요. 개인적으로 팬들과도 함께 파티도 하고 싶고요. 장소와 시간은 200만 관객을 돌파하면 공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