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퍼 우노 /사진제공=더스타
▶ 얼마 전까지 '우태운'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했어요. 이제 '우노(WUNO)'에요. 데뷔할 때는 우지석이었잖아요. 왜 이렇게 바뀌었죠?
- 원래 우지석이 본명이에요. 데뷔하면서 어머니께서 태운 이라는 이름을 받아오셨어요. 비싼 돈 주고 작명소에서 지었데요. 사실 우노(WUNO)는 어머니께 말씀도 안드리고 바꿨어요. 본인도 할 말 없죠 뭐. 태운이라는 이름으로 잘 되지를 못했는데... 우노(WUNO)는 첫 번째라는 의미예요. 스페인어로 우노 도스 트레스 콰트로! 이렇게 외치잖아요. 원래 스펠링은 UNO인데. 제 영어 스펠링이 W가 들어가서 WUNO로 쓰고 있어요.
▶ '쇼미더머니4'에서는 지코 친형으로 화제가 되었어요. 본인한테 동생은 어떤 존재에요?
- 배워야할 점이 많은 동생. 저보다 형 같고 성숙해요. 저한테 원동력이 되고 자극제가 되거든요. 동생이 그만큼 성공하지 않았다면 저도 노력하지 않았을 거예요.
▶ 가족들 사이에서도 신경전이 있겠는데요?
- 가까운 가족들은 제가 열심히 하는 거 알아요. 가끔 친할머니께서 서운하게 말씀하실 때가 있어요. 매서운 분이시거든요. 하지만 금방 흘려버려요. 동생이 그만큼 열심히 한건 인정하거든요.
▶ 이번 '쇼미더머니4'에서 최종목표는 뭐였어요?
- 무조건 탑 10에 드는 것. 누군가는 비웃을지도 모르겠어요. 화면에서 제가 그렇게 웃기게 나올지는 몰랐거든요.
▶ 우노의 그 필(FEEL). 흥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잖아요. 저는 진짜 음악을 즐기는 사람처럼 보여서 좋았거든요.
- 그렇게 봐주시면 감사하죠. 편집이 좀 실망스럽긴 했어요. 한방에 골로 보내더라고요. 그래도 정말 감사한 게 완전히 보내지는 않아주셔서 감사해요. 그래도 꽤 호감이 되긴 했으니까요. 사실 이걸로 호감이 되는 것도 재밌어요. 어느새 제가 ‘흥태운’이 되어 있더라고요.(웃음)
▶ 본인의 움짤(움직이는 사진)도 봤어요?
- 당연하죠. 저도 보면서 웃는다니까요. 어이가 없어서... 아 진짜.(웃음)
▶ ‘흥태운’이라는 별명은 어때요.
- 아... 조금 힘들어요. 너무 부각되니까요. 하... 다른 얘기 하시죠. 하하하
▶ 그래요. 그럼 이렇게 된 김에 '쇼미더머니4'에 나오지 않은 인터뷰 내용이 있으면 속시원하게 얘기해주세요.
- 있어요. 지코&팔로알토 팀이 팀원을 뽑는 장면이 있었어요. 그때 계속 제 표정을 잡아주는 거예요. 마치 똥마려운 강아지마냥 “나를 안 뽑아서 어떡하지?” 이런 표정으로 나오더라고요. 그건 정말 편집이 너무 왜곡됐어요. 그런 표정을 지었던 건 동생이 누군가를 선택했을 때 거부를 하는 친구들 때문이었거든요. 굉장히 오래 알고 지낸 사이예요. 릴보이나 한해 등 다 같은 크루였던 친구들인데 이들이 거부를 하니까 지코가 가슴 아파하는 모습이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아, 재네 왜 안 가는 거야” 이런 감정이었어요. 그런데 너무 비참하게 나와서 아쉬워요.
▶ 본인을 안 뽑아줬을 때 느낌은 어땠어요?
- 느낌이 어딨어요. 그냥 그러고 마는 거지. '쇼미더머니4' 처음 시작할 때부터 동생이랑 얘기한 게 “우리 절대로 엮이지 말자”였어요. 그래서 저는 팀도 브랜뉴뮤직 팀을 선택했어요. 그런데 팀원이 블랙넛, 마이크로닷, 베이식. 한해. 센 사람들 밖에 없더라고요. 저는 차라리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동생도 그러더라고요. “형 진짜 명예롭게 떨어졌어” 다만 준비한 걸 못 보여준 게 아쉬움이 많이 남아요.
▶ 그래서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은 것 같아요?
- 아니요. 많이 아쉽죠. 탑10안에는 꼭 들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으니까...
▶ 지난주에는 상대팀 디스전이 방송되었는데 내가 이 친구에 대해서 가사를 썼다면 진짜 재밌게 뽑아냈을 것 같은 사람이 있어요?
- 민호에 대해서 쓰면 재밌겠다. 송민호를 알고지낸지는 6년이 넘었어요. 그 친구는 그 안에서 가장 많이 알고 있거든요. 약점이 뭐에요. 더 심한 것도 알고 있는데요 뭐. 사생활까지!(웃음)
▶ '쇼미더머니4' 참가 후, 기억에 남는 댓글이 있다면?
- 처음에는 악플이 많았어요. 정말 열 받았던 건 ‘동생 망신시킨다’. 속이 확 상하더라고요. 누구지? 한번 알아내서 찾아가볼까? 이런 생각도 들었어요.
▶ 참가하기 전과 비교하면 많이 성장한 거 같아요?
- 제 자신한테 더 겸손해지고 보완해야 될 점이나 구축해야 할 것들을 더 확고하게 알게 된 계기라고나 할까요? 좋은 경험이었어요.
래퍼 우노 /사진제공=더스타
▶'쇼미더머니4'로 얻은 것과 잃은 것이 있다면?
- 흥을 얻고 흥을 잃었죠. 근데 이거 흥으로 계속 나가야 하나? 정말 힘드네요.(웃음) 얻은 것이 있다면 사람들이 조금이나마 저를 알아봐준다는 것. 방송하는 사람한테는 무관심이 제일 무섭듯이 사람들이 저한테 관심을 가져주고 있다는 점. 잃은 것은 글쎄요. 이미지? 뭐 개선할 수 있겠죠? 다시? (웃음)
▶ 준비하고 있는 앨범이 있다면서요?
- 우노, 데이비드킴, 야콥이라는 세 명의 프로듀서와 애프터스쿨의 레이나가 협업했어요. 곡 제목은 ‘볼래’. 듣기 편하고 대중적인 곡이에요. ‘한여름밤의 꿀’은 달달했잖아요. 이곡은 좀 더 리드미컬하고 펑키해요.
▶ 기대되는데요? 무대에서 내려온 태운은 어떤 사람인가요?
- 거의 흡사해요. 사람들은 저를 좀 제정신이 아닌 사람으로 보기도 해요. “너는 좀 미친 것 같아” 라고 할 때도 있어요. 저는 그게 편하고, 사람들로부터 웃음을 자아내는 행동을 했을 때 저도 즐겁고 같이 편해질 수 있어서 좋아요.
▶ 여러 그룹에 몸을 담았잖아요. 그 과정을 살짝 얘기해줄 수 있어요?
- 우여곡절이 많았어요. 아시다시피 남녀공학은 정말 안 좋은 일이 있었죠. 그러면서 해체했죠. 그 다음 그룹인 스피드는 그나마 좋게 나왔어요. 누군가의 곡을 받아서 그룹 활동을 하는 것도 좋지만 제 음악을 하고 싶은 욕망이 컸거든요. 그래서 사장님께 정중하게 말씀드리고 나왔어요. (*과거 남녀공학의 한 멤버가 미성년자 음주파문으로 논란이 일었다)
▶래퍼로서 우노의 장점은 뭐에요?
- 가지고 있는 하드웨어가 좋아요. 발성이나 목소리가 좋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사실 래퍼들은 목소리가 제일 중요하거든요. 라임이나 플로우도 자신이 있어요. 그중에서도 제일 자부하는 건 제가 가지고 있는 성량과 힘이죠.
▶ 약점은요?
- 이번에 '쇼미더머니4'를 하면서 가장 많은 피드백을 받았던 부분이에요. 가사전달이 잘 안 된다는 점. 고치려고 노력중이예요.
▶ 래퍼로서 가장 신경 많이 쓰는 부분이 있다면?
- 첫구절. 어떻게 풀어나가느냐 그 시작점이 제일 중요해요. 처음 가사를 쓸 때 제일 오래 걸려요. 그 한마디를 쓰고 나면 술술 풀려나가거든요.
▶ 같이 작업하고 싶은 뮤지션이 있어요?
- 크루셜 스타. 제가 개인적으로도 작업하자고 연락도 많이 했어요. 그 형이랑은 정말 꼭 할 거에요. 랩도 좋고 가지고 있는 목소리와 음악성도 좋아요. 뭐하나 빼놓을게 없어요.
▶ 사람 우노는 뭘 좋아해요?
- 요리를 정말 좋아해요. '집밥 백선생'을 즐겨보고 있어요. 백종원 선생님의 팬이에요. 사람들이 자꾸 저보고 백종원 선생님 닮았다고 하는데, 너무 기분이 좋아요. 방송에 나오는 거 하나씩 다 해보고 있어요. 저는 잘돼서 '집밥 백선생'에 꼭 나갈 거예요.
▶ '이건 정말 대박나겠다' 싶은 메뉴가 있어요?
- 갈치조림. 갈치조림에 간장, 맛술, 식초, 버터, 꽈리고추를 넣어서 비린내를 없애는게 포인트예요. 기가 막혀요. 정말 맛있어요. 요즘 꽈리고추가 철이야.
▶ 한번 먹어보고 싶네요. 나중에 해줘요. 마지막으로 우노는 어떤 사람이고 싶어요?
- 여태까지 없었던, 저만의 캐릭터를 가질 수 있는.. 저를 누군가가 롤모델로 삼을 수 있는 그런 가수요. 그리고 '집밥 백선생'에서 요리를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