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한국 대표팀, '2003 삿포로 참사' 지워라

국재환 기자  |  2015.11.07 07:00
프리미어12 출격을 앞둔 한국 야구 대표팀. /사진=뉴스1 프리미어12 출격을 앞둔 한국 야구 대표팀. /사진=뉴스1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이 8일부터 열리는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 돌입한다. B조에 속한 한국은 일본을 비롯한 미국, 멕시코, 베네수엘라, 도미니카 공화국 등 야구 강국들을 상대로 조별 예선을 치른다. 메이저리거들이 제외됐지만 모두 만만치 않은 팀들이다. 그러나 가장 사활을 걸고 상대해야할 팀을 꼽는다면 단연 8일 일본 홋카이도에 위치한 삿포로돔에서 열리는 개막전에서 맞붙게 될 '숙적' 일본이라 할 수 있다.


한국은 그동안 각종 국제대회에서 일본을 상대로 숱한 명승부를 연출해냈다. 김재박의 개구리 번트, 한대화의 극적인 역전 스리런을 앞세워 우승을 차지했던 1982년 세계야구선수권부터 동메달을 따냈던 2000년 시드니 올림픽,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009년 제2회 WBC는 아직도 수많은 야구팬들의 뇌리에 강하게 남아있다.

그러나 해피엔딩만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특히 '삿포로 참사'로 기억되는 2003년 아테네 올림픽 아시아 대륙 예선은 1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당시 김재박 감독이 이끈 한국 대표팀은 2003년 일본 삿포로돔에서 열린 아테네 올림픽 아시아 대륙 예선에서 대만과 중국, 일본을 상대로 맞대결을 펼쳤다. 3년 전 시드니 올림픽에서 첫 메달(동메달)을 획득했던 데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도 압도적인 전력을 과시하며 금메달을 획득했던 만큼 무난하게 아테네 올림픽 진출 티켓을 따낼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먼저 대표팀 차출과정에서 송진우, 심정수, 이상훈 등 주요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했고, 당시 미국과 일본에서 활약 중이던 박찬호, 서재응, 김병현, 구대성 등도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해당 구단의 비협조로 인해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덩달아 포스트시즌 일정이 길어지는 바람에 손발을 맞출 시간이 약 일주일 정도밖에 되지 못하는 등, 준비과정에서 심상치 않은 조짐이 일었다.


아니나 다를까. 한국은 해외파 전원을 소집한 대만을 상대로 치른 예선 첫 경기에서 연장 10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4-5 역전패를 당했다. 그래도 한국은 두 번째 상대였던 중국을 6-1로 제압했다. 올림픽 진출 티켓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마지막 상대인 일본을 반드시 잡아야만 했다.

2003년 한국에게 \'삿포로 참사\'를 안겨줬던 일본 야구 대표팀. /AFPBBNews=뉴스1 2003년 한국에게 '삿포로 참사'를 안겨줬던 일본 야구 대표팀. /AFPBBNews=뉴스1


그러나 일본은 너무 강했다. 당시 일본 대표팀은 마쓰이 가즈오, 오가사와라 미치히로, 후쿠도메 고스케 등 당시 일본 프로야구 최고의 선수들로 구성이 돼있었다. 결국 한국은 투·타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끝에 일본에게 0-2 완패를 당하고 말았다.

2003년 '삿포로 참사'를 겪은 한국 야구 대표팀은 12년 만에 같은 장소에서 다시 한 번 일본과 맞대결을 벌인다. 상황은 여의치 않아 보인다. 그러나 한국 선수들도 그동안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냈고, 여러 차례 맞대결을 통해 일본에 자신감을 가진 상황이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이 삿포로돔에서 열리는 일본과의 '프리미어12' 개막전에서 12년 전의 '삿포로 참사'를 지워낼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타뉴스 단독

HOT ISSUE

스타 인터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