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ESPN "루카스, 2012년 휴스턴 최고의 선수"

국재환 기자  |  2016.02.11 06:05
너무나도 힘겨웠던 루카스 하렐(31)의 휴스턴 애스트로스 시절. /AFPBBNews=뉴스1 너무나도 힘겨웠던 루카스 하렐(31)의 휴스턴 애스트로스 시절. /AFPBBNews=뉴스1


팀 성적이 좋지 못하더라도, 그 팀에서 고군분투하는 선수는 늘 있기 마련이다. 최근 10년간 메이저리그에서 좋지 못한 성적을 거둔 팀에서 홀로 맹활약을 펼친 선수들을 재조명하는 가운데, 지난해 LG 트윈스에서 뛰며 한국 야구팬들에게도 익숙한 루카스 하렐(31)도 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은 11일(한국시간) '최악의 팀에서 활약한 최고의 선수들'이라는 주제로, 지난 10년간 최악의 성적을 냈던 팀에서 고군분투한 선수들을 재조명했다. 여기서 루카스는 2012년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했던 선수로 선정됐다.

루카스는 지난 2012년 휴스턴 애스트로스 소속으로 11승 11패 평균자책점 3.76의 제법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팀 성적은 엉망 그 자체였다. 당시 대놓고 리빌딩 노선을 선택한 휴스턴은 선수 보강과 성적을 내는 것보단, 유망주 수집을 위한 상위 드래프트 픽 획득을 위해 최악의 성적을 내는데 혈안이 돼 있었다. 그해 휴스턴은 55승 107패라는 충격적인 성적을 거뒀다. 특히 7월과 8월에는 두 달간 겨우 8승(46패)을 거두는데 그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루카스는 32경기(193⅔이닝)에 등판해 팀 내 선발 로테이션에서 유일하게 두 자릿수 승수를 따냈고, ESPN에 따르면 3.1로 팀 내에서 가장 높은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를 기록했다.

잘 던지고도 아쉬움을 삼키는 날이 더 많았다. /AFPBBNews=뉴스1 잘 던지고도 아쉬움을 삼키는 날이 더 많았다. /AFPBBNews=뉴스1


그러나 이때의 충격이 너무 컸던 탓이었을까. 루카스는 이듬해 6승 17패 평균자책점 5.86으로 완전히 무너졌고, 2013시즌 메이저리그 최다 패 투수라는 불명예까지 얻었다. 그리고 2014시즌 3패 평균자책점 9.49의 초라한 성적을 남긴 채 마이너리그 무대를 돌아다녔다. 고군분투했으나 멘탈이 그리 강하지 못했던 루카스는 끝내 최약체인 팀에서 버티지 못한 채 메이저리그에서 살아남지 못했다.


결국 루카스는 2014년 11월 LG와 계약을 맺고 KBO리그에 입성했다. 다만 KBO리그에서의 성적도 좋은 편은 아니었다. 루카스는 지난해 33경기에 등판해 10승(11패)을 거뒀으나, 4.93의 높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이밖에 무려 108개의 볼넷을 내주는 등 제구 불안과 기복도 심했던 탓에 끝내 LG와 재계약을 맺는 데도 실패했다.

아이러니한 점은 당시 루카스가 최고의 활약을 펼쳤을 당시 휴스턴은 리그 최악의 팀이었지만, 착실하게 리빌딩 단계를 밟아나간 끝에 지난해에는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반면 루카스는 전성기 시절의 기량을 좀처럼 보여주지 못한 채 점점 하락세에 접어들고 있는 모양새다. 인생지사 새옹지마라지만, 불과 몇 년 사이에 루카스와 휴스턴의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는 점이 아이러니하고 또 흥미롭게 느껴질 따름이다.

한편, ESPN은 루카스 외에도 2013년 휴스턴의 제이슨 카스트로(팀 성적 51승 111패, WAR 4.5), 2013년 마이애미 말린스의 호세 페르난데스(팀 성적 62승 100패, WAR 6.3), 2012년 시카고 컵스의 다윈 바니(팀 성적 61승 101패, WAR 4.6), 2011년 휴스턴의 카를로스 리(팀 성적 56승 106패, WAR 4.0), 2010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앤드류 맥커친(팀 성적 57승 105패, WAR 3.8), 2010년 시애틀 매리너스의 펠릭스 에르난데스(팀 성적 61승 101패, WAR 7.0), 2009년 워싱턴 내셔널스의 라이언 짐머맨(팀 성적 59승 103패, WAR 7.3), 2008년 워싱턴의 크리스티안 구즈만(팀 성적 59승 102패, WAR 4.6), 2008년 시애틀의 애드리안 벨트레(팀 성적 61승 101패, WAR 5.6), 2006년 탬파베이 데빌 레이스의 칼 크로포드(팀 성적 61승 101패, WAR 4.5), 2006년 캔자스시티 로열스의 마크 티헨(팀 성적 62승 100패, WAR 3.7)을 '최악의 팀에서 활약한 최고의 선수'로 선정했다.

웃는 날보다 인상 찡그리는 날들이 더 많았던 휴스턴 시절의 루카스 하렐. /AFPBBNews=뉴스1 웃는 날보다 인상 찡그리는 날들이 더 많았던 휴스턴 시절의 루카스 하렐.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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