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독' 레스터 시티의 돌풍이 우승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AFPBBNews=뉴스1
축구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데는 성공했다. 이제는 결실이 중요한 상황이다. 시즌 중반까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선두를 달리고 있는 '언더독(Under Dog)' 레스터 시티의 반란은 어떻게 막을 내리게 될까.
레스터 시티는 지난 1884년 영국 이스트 미들랜드 주에 위치한 소도시 레스터 시를 연고로 창단됐다. 긴 역사에 비해 클럽의 성과는 미미한 편이었다. 챔피언십(2부 리그)에서는 총 7차례 우승을 차지했지만 1부 리그에서는 준우승(1928-1929시즌)이 최고 성적이었다. 그것도 한 차례에 불과했다. 리그컵에서는 3차례 우승을 차지한 적이 있었다. 이에 반해 FA컵에서는 단 한 번도 우승을 경험하지 못했고, 준우승만 4번 맛봤다.
이렇게 레스터 시티는 1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큰 족적을 남기진 못했다. 축구 팬들에게도 1부 리그와 2부 리그를 오가는 팀으로 각인됐다. 그러나 2015-2016시즌 들어 레스터 시티는 완벽하게 달라진 팀이 됐다.
사실 레스터 시티가 올 시즌 중반 리그 1위를 달릴 것으로 예상한 이는 거의 없었을 것이다. 2013-2014시즌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한 레스터 시티는 지난 시즌 1부 리그에서 14위에 머물렀다. 18위로 강등 당했던 헐 시티와의 승점 차가 불과 6점에 불과했던 만큼 전력과 성적은 그리 인상적이지 못했다. 이번 시즌 역시 예상 순위는 중·하위권이었다. 그러나 레스터 시티는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이 부임한 올 시즌부터 완전히 달라졌다.
출발이 좋았다. 레스터 시티는 리그 첫 6경기에서 3승 3무를 거두며 무패 행진을 내달렸다. 7라운드에서는 아스널에게 2-5로 패해 기세가 한풀 꺾이는 듯 했다. 그러나 레스터 시티는 8라운드부터 17라운드까지 8승 2무의 뛰어난 성적을 거두며 순위표 가장 윗자리에 자신들의 이름을 올렸다.
그래도 회의적인 반응이 줄을 이었다. 머지않아 맨체스터 시티, 아스널 등에 밀려 선두에서 내려올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실제 레스터 시티는 8승 2무를 기록한 뒤 맞이한 박싱데이 3연전에서 2무 1패를 거두는데 그쳤다. 특히 하위권에 있던 본머스와 무승부를 거두는 등, 잡아야할 팀을 잡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나 레스터 시티는 박싱데이 이후 맞이한 토트넘 원정에서 1-0 승리를 거두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그리고 이후 치러진 4경기에서 3승 1무의 좋은 성적을 거뒀다. 비록 1무가 최하위 애스턴 빌라를 상대로 기록했던 만큼 다소 아쉬움은 남았지만, 여전히 순위표 최상단에는 레스터 시티의 이름이 그대로 있었다.
돌풍을 일으키고 있지만, 아직까지 레스터 시티의 우승을 점치기란 쉽지 않다. 레스터 시티는 최근 치러진 아스널과의 26라운드에서 1-2 역전패를 당하며 토트넘과 아스널에게 승점 2점차 추격을 허용했다. 더군다나 리그 종료까지는 12라운드가 남아있는 만큼 언제든지 순위 변동이 생길 수도 있다.
그래도 희망적인 점은 주축 선수들의 활약이 꾸준하다는 점이다. 최전방 공격수 제이미 바디는 득점 1위(19골)에 랭크돼 있고, 리야드 마레즈도 14골로 바디의 뒤를 받치고 있다. 이밖에 은골로 캉테를 비롯해 오카자키 신지, 다니엘 드링크워터, 크리스티안 푸흐 등도 공수 양면에서 모두 제 몫을 해주고 있다.
또한 일정이 선두 경쟁을 치르는 팀들에 비해 수월하다는 것도 이점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레스터 시티와 선두 경쟁을 치르고 있는 토트넘과 아스널, 맨체스터 시티는 모두 유럽 클럽 대항전(토트넘-유로파리그, 아스널·맨체스터 시티-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고 있다. 또한 FA컵과 리그컵 일정도 치러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반해 레스터 시티는 컵 대회에서 일찌감치 탈락했고, 온전히 리그에만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선두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위 팀들과의 대결은 단 한 차례도 남지 않은 만큼 향후 일정 역시 순조롭다고 할 수 있다.
과연 레스터 시티의 돌풍은 리그 우승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예상을 뒤엎고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언더독' 레스터 시티가 쟁쟁한 강호들을 따돌리고 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