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박세진. /사진=OSEN
참 야무지고 기운찼다.
kt위즈의 '전체 1순위' 고졸 신인 투수 박세진(19). 그는 지금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팀 내 쟁쟁한 선배들과 함께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앞서 kt의 1차 스프링캠프가 꾸려진 미국 애리조나 투산. 그는 합격점을 받았다. 지난 6일 열린 자체 청백전에서는 2이닝 2실점을 기록하더니, 10일 NC전에서는 7회 마운드에 올라 2이닝 2탈삼진 노히트 역투를 펼쳤다. 당시 조범현 감독은 "박세진의 게임을 이끄는 능력이 많이 향상되고 있다"며 칭찬했다.
이어 조 감독은 15일 열린 NC와의 평가전에서 박세진을 선발로 내보냈다. 결과는 2이닝 3피안타 2탈삼진 2실점. 그는 애리조나 캠프 내내 공격적이고 자신감 넘치는 피칭을 선보이며 코치진에 눈도장을 찍었다.
경북고 출신의 신인 투수 박세진. 그는 지난해 6월 신인지명회의에서 1차 지명을 받아 kt에 입단했다. 고교 시절 최충연(19,삼성)과 함께 34년 만에 봉황대기 우승을 이끈 투수가 바로 박세진이다. 올 시즌 롯데의 유력한 선발 후보인 박세웅(21)의 친동생이기도 하다.
박세진. /사진=OSEN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박세진은 프로의 모든 게 처음이다. 이번 스프링캠프 역시 그의 첫 해외 전지훈련. 앞서 애리조나서 만났던 박세진은 "고참 선수들은 관리를 하면서 훈련을 하는데, 전 아직 모르니까…. 형들이 '세진아~ 좀 천천히 해라. 그러다가 시즌 가서 힘 떨어진다'고 그런다. 그래서 조금 템포를 늦추고 있다"고 했다. 박세진에 따르면 팀 선배 중 홍성용, 김사율, 최대성이 조언을 많이 해준다고.
박세진은 1차 스프링캠프서 얻은 성과에 대해 "고등학교 때 많이 던지지 않았던 체인지업을 추가로 장착했다"고 밝혔다. 박세진은 "익산 마무리 캠프 때 정명원 코치님이 던지라고 했다. 사실, 저는 체인지업 그립을 어떻게 잡는지 몰라 제가 아는 대로 그냥 던졌다"면서 "그러다 이번에 차명석 코치님이 새끼손가락 하나만 살짝 올려서 던지라고 했다. 그렇게 하니까 제구도 잘 됐고 떨어지는 것도 좋았다"고 말했다.
박세진은 이 체인지업을 NC와의 첫 평가전에서 처음으로 구사했다. 효과는 좋았다. 속구와 체인지업을 적절히 섞어 던진 그는 2이닝 2탈삼진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박세진은 "타구가 땅볼로 많이 갔다. 아직 헛스윙을 유도하기엔, 덜 떨어지는 것 같다. 체인지업을 구사해 내야 땅볼을 많이 유도했다"고 자평했다.
이날 호투와 함께 올해 목표에 대해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박세진은 "오늘 투구로 자신감이 생겼다. 그러나 아직 만족하는 건 아니다. 또 NC 선수들(그는 NC 선수 분들이라는 표현을 썼다)도 풀 멤버(주전급)가 아니기 때문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이어 올해 목표에 대해 묻자 큰 망설임 없이 "10승에 신인왕"이라고 말했다.
kt 코치진은 박세진의 두둑한 배포를 칭찬한다. kt 관계자는 "청백전에서 홈런을 맞고도 그 다음 타자를 상대로 바로 속구를 꽂았다. 그런 점을 보고 코치진에서는 '고무적이고 발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한 코치는 형보다 더 잘할 것이라 했다"고 전했다. 조범현 감독 역시 15일 NC와의 평가전에서 박세진을 선발로 내세울 정도로 기대가 크다.
박세진은 "사실, 조범현 감독님과는 많은 이야기를 해본 적은 없다"면서 "투구를 하면서 '제구를 좀 더 가다듬고 스피드를 더 올려야 할 것'이라 조언해주셨다"고 했다. 이제 박세진은 kt위즈파크 마운드에 당당히 올라설 날만을 꿈꾼다. 끝으로 박세진은 kt팬들에게 애교 섞인 응원을 당부했다.
"안녕하세요. 박세진입니다. 스프링캠프서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이제 한국 가면 시범경기도 하고 시즌도 들어갈 텐데요. 음…. 못 한다고 뭐라 하지 마시고(웃음), 귀엽게 봐주시고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당찬' kt 신인 박세진의 '고졸 신화'를 기대해본다. /사진=김우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