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승진. /사진=KBL 제공
전주 KCC가 16시즌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을 차지한 것도 큰 기쁨이지만 하승진(31)의 컨디션이 최고조라는 것은 플레이오프를 준비하는 KCC에게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승진은 21일 안양 KGC와의 마지막 정규리그에서 24점 21리바운드로 맹활약을 펼쳤다. 그야말로 괴물 같은 활약이었다. KGC로서는 221cm의 거구 하승진을 막을 수 없었다. 하승진은 오세근과 찰스 로드를 상대로 다양한 골밑 기술을 선보이면서 공격의 핵심으로 활약했다. 또한 수비에서도 높은 높이와 함께 힘 싸움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하승진은 올 시즌이 시작되기 전 부상으로 개막전을 포함해 약 한 달 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지난 시즌 유난히 부상이 많았기에 하승진의 몸 상태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하승진은 올 시즌 건강한 몸을 만드는데 성공하면서 주변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사실 올 시즌 하승진은 KCC의 주요 공격 옵션이 아니었다. 그러나 하승진의 존재는 KCC에 큰 힘이 됐다. 하승진이 페인트존에 있는 것만으로도 상대에게는 큰 압박이됐다. 또한 하승진은 '에이스' 안드레 에밋의 공격력을 배가 시키는데도 도움을 줬다. 하승진이 골밑에서 에밋이 편하게 공격할 수 있도록 박스아웃을 해주면서 에밋의 공간을 넓혀준 것이다.
돋보이는 역할은 아니었지만 하승진이 자신이 조연이 됨으로서 동료들을 더욱 빛나게 해줬다. 골밑에서 위력적인 리바운더로 활약하면서 팀원들은 하승진의 공격 리바운드를 믿고 마음 편하게 슛을 쏠 수 있었다. 이에 대해 추승균 감독은 "볼이 안 들어가면 짜증을 낼 법도 한데. 제 역할을 해서 도움이 된다. 성숙해졌다"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조연이었던 하승진은 시즌 마지막 경기서는 주연으로서의 역할도 해냈다. 이러한 하승진의 활약은 플레오프를 앞둔 KCC에게는 큰 수확이다. 4강으로 직행한 KCC는 서울 삼성-안양 KGC의 승자와 대결을 펼친다. 삼성과 KGC는 각각 김준일과 오세근이라는 걸출한 센터를 보유한 팀으로 높이에 강점이 있는 팀이다.
따라서 하승진의 활약이 중요하다. 삼성과 KGC의 높이에 밀리지 않고 하승진이 21일과 같이 살아난 공격력을 보인다면 KCC는 한층 더 쉽게 플레이오프를 준비할 수 있다. 부활한 하승진이 플레이오프서 KCC의 핵심키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