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양석환. /사진=LG트윈스 제공
"밀어내고는 싶죠. 그런데......"
외국인 타자 히메네스와 유망주 양석환(25)의 공존은 올해 LG 트윈스가 잘 풀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지난해 가능성을 보인 양석환의 포지션이 3루수인 히메네스와 겹치기 때문이다. 당장 성적을 위해서라면 히메네스를 중용할 수밖에 없지만 팀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양석환을 만년 백업으로만 둘 수도 없다.
양석환은 지난 시즌 떠오른 핫코너 유망주다. 2014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 전체 28순위로 LG 지명을 받았다. 2015년 시범경기서 맹타를 휘둘러 인지도가 급상승했다. 7경기서 17타수 8안타 1홈런 타율 0.471를 기록했다. 1군 캠프에도 합류하지 못했었는데 시범경기 활약을 바탕으로 개막 엔트리에 포함되며 기회를 잡았다.
한 번 찾아온 기회를 양석환은 놓치지 않았다. 1군 첫 해였음에도 풀타임을 소화하며 타율 0.260, 8홈런 48타점으로 제 몫을 다했다. 하지만 LG는 양석환을 붙박이 3루수로 쓸 수 없었다. 외국인타자를 3루수로 데려왔기 때문이다. 다행이 양석환은 1루수비도 가능해 3루 외에도 1루 백업으로도 출전하며 출장 기회를 늘렸다. 올해에도 3루와 1루 주전은 각각 히메네스와 정성훈이 예상되는 가운데 양석환은 지난해와 비슷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3루가 주포지션인 양석환에게 히메네스는 경쟁자이자 좋은 스승이다. 히메네스의 플레이를 보는 것만으로도 큰 배움을 얻는다고 한다. 양석환은 "(히메네스를)밀어내고는 싶다. 그런데 마음만으로는 되지 않는다"면서 "히메네스는 3루에 최적화된 선수 같다. 감 자체가 동양인과 다르다. 대충하는 것 같은데 엄청 잘한다. 눈으로 보고 배우는 게 매우 크다"고 감탄했다.
"평소에 이야기는 많이 하는데 야구 이야기를 주로 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눈에 띄는 게 있으면 히메네스가 바로바로 지적 해준다. 예를 들면, 수비 때 내 첫 스텝이 좁다. 3루는 타구가 빨라서 첫 스텝이 굉장히 중요하다. 히메네스는 첫 스텝이 좋아서 수비 범위가 넓다. 나의 경우 첫 스텝이 좁아서 종종걸음으로 이어져 수비 범위도 좁다. 히메네스가 이를 지적해줬다"고 설명했다.
양석환과 히메네스. /사진=LG트윈스 제공
타격감은 거의 최고조인 상태다. 19일 공식 훈련을 마치고 김정민, 서용빈 코치와 남아 타격 훈련을 더했다. 김 코치는 배팅볼을 던져줬고 서 코치는 뒤에서 지켜봤다. 경쾌한 타격음과 함께 타구는 대부분 우중간으로 날아갔다. 김 코치는 "80~90%를 결대로 치면서 정타로 맞혔다. 애리조나 때보다 더 좋아졌다. 이 정도면 감이 엄청 좋다는 것이다. 뭔가 깨달은 바가 있을 것"이라 감탄했다.
양석환 역시 "지난 시즌 중반부터 밀어치는 데 집중했다. 처음에는 스윙 궤도와 공이 맞는 면이 좁았는데 지금은 꽤 넓어진 느낌이다. 어떻게 하면 잘 칠까 생각을 많이 했다. 선배님들 치는 모습도 계속 보고 동영상도 많이 봤다. 서용빈 코치님과 상의하면서 중심을 잡는 오른쪽 무릎과 스윙 때 오른팔이 들어오는 부분도 교정했다. 이제 연습 때는 어느 정도 되는 것 같은데 경기를 해보면 아직 생각만큼은 되지 않는다"고 돌아봤다.
18일 연습경기에서는 2타수 무안타였다.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연습경기에 7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장했던 양석환은 두 타석을 소화하고 장준원과 교체됐다. 첫 타석은 유격수 땅볼, 두 번째 타석은 3루 땅볼로 물러났다. 이 경기를 돌아보면서는 "타이밍은 괜찮았다. 실전에 들어가면 밀어치기에 집착하기 보다는 투수와의 싸움에 집중한다. 첫 경기 치고는 타이밍이 잘 맞았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남은 기간 최대 과제는 역시 수비다. "타격은 지금처럼 해나가면 될 것 같다. 역시 수비를 많이 해야 한다. 지금 일반적인 수비 훈련은 3루 쪽에, 수비 포메이션이나 작전 훈련 등은 1루 쪽에 비중을 두고 하고 있다. 작년보다는 좋아진 것 같은데 더 많이 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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