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승 도전' LG 봉중근, '선발 왕국 재건' 이끈다

한동훈 기자  |  2016.02.27 06:15
LG 양상문 감독이 봉중근의 불펜 투구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LG트윈스 제공 LG 양상문 감독이 봉중근의 불펜 투구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LG트윈스 제공


봉중근의 보직 변경으로 LG 트윈스가 리그 최강의 선발진을 꿈꿀 수 있게 됐다. 외국인선수 2명, 우규민, 류제국으로 이어지는 4선발에 봉중근까지 제 기량을 발휘한다면 LG는 1994년 부럽지 않은 선발 왕국으로 거듭난다.


LG는 1994년 우승 당시 10승 투수 4명을 배출했다. 사령탑이었던 이광환 감독은 '스타 시스템'을 도입해 확실한 5선발과 명확한 투수 분업 체제를 구축했다. 선발 김태원, 이상훈, 정삼흠, 인현배가 두 자리 승수를 돌파했고 마무리 김용수는 30세이브로 뒷문을 완벽히 지켰다. 구단 역사상 마운드가 가장 강했던 시즌이었다.

그리고 2016년, LG가 다시 선발 왕국 재건에 나선다. 지난 시즌까지 마무리를 맡았던 봉중근이 원래 보직이었던 선발투수로 복귀하게 됐다. 외국인투수 소사와 우규민, 류제국까지 3선발이 굳건한 가운데 봉중근이 가세한다. 아직 뽑지 않은 외국인선수 1명도 거물급으로 노리고 있어 이름값만 놓고 보면 리그 최고의 선발진이다. 게다가 윤지웅, 임찬규, 이준형 등 예비 자원들도 타 팀 5선발에 결코 뒤지지 않는 수준이라 LG의 마운드는 그 어느 시즌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봉중근은 2007년 해외파 특별지명으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전성기를 LG에서 보내며 암흑기의 에이스로서 고독하게 마운드에서 버텼다. LG는 2008년 8위, 2009년 7위, 2010년 6위에 그쳤지만 봉중근은 3년 연속 10승과 170이닝을 돌파했다. 하지만 2011년 팔꿈치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랐고 2012년부터는 마무리로 변신했다. 마무리로 역할을 바꿔서도 3년 연속 20세이브(2012년 26세이브, 2013년 38세이브, 2014년 30세이브)를 달성하는 등 완벽하게 임무를 수행했다. 그럼에도 나이가 들면서 하락하는 구속과 구위로는 더 이상 마무리가 힘들다고 판단, 관록과 노련미를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선발투수로 돌아온 것이다.

현재 일본 오키나와에서 진행 중인 LG의 2차 스프링캠프서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는 봉중근은 자신감에 넘쳤다. "마무리를 맡았을 때보다 연습량도 2~3배 늘었다. 몸이 잘 버텨내고 있고 느낌도 좋다. 우려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기대를 더 많이 하셔도 좋을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전성기 시절의 봉중근이 아니라 이제는 4~5선발에 도전하는 위치다. 사실 4~5선발은 모든 팀의 고민이다. 어린 선수들 키우다가 안 되면 구멍이 나는 자리다. 그러면 상위선발의 로테이션이 앞당겨지고 리듬도 흐트러진다. 내가 4~5선발의 자리에서 로테이션만 지켜준다면 팀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본다"고 자신을 낮췄다.

그러면서도 "강상수 투수코치님께 30번만 기회를 달라고 했다. (시즌)끝까지 다 던져보고 싶다. 25번에서 30번 정도 나가면 10승은 할 수 있을 것 같다. 4~5선발이 10승을 하면 이미 약팀이 아니지 않은가. 그러면 자동적으로 4강도 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자신했다.

강 코치 역시 "마무리만 하다가 선발로 전환하면 사실 바로 그렇게 많이 던지기는 힘들다. 하지만 봉중근은 원래 선발투수였다. 체력은 충분히 150이닝 이상 던질 수 있는 상태"라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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