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사진=머니투데이 스타뉴스
봉준호 감독의 새 영화 '옥자'가 한국에서 촬영을 시작했다. '옥자'는 그동안 관련 소식을 꽁꽁 숨겨왔기에 궁금증이 상당하다. 관련 소식과 내부 정보 등으로 '옥자'에 대한 궁금증을 일부 해소한다.
'옥자'는 '설국열차' '마더'를 연출한 봉준호 감독의 신작. 브래드 피트의 플랜B와 루이스 픽쳐스, 케이트 스트리트 픽처 컴퍼니가 공동 제작하고, 틸다 스윈튼, 제이크 질렌할, 폴 다노가 출연한다.
각본은 봉준호 감독과 소설 '프랭크' 작가인 론 존슨이 썼다. '옥자'는 미자라는 이름의 어린 소녀가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인 거대 동물 옥자가 막강한 다국적 기업에 의해 납치되는 것을 막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는 이야기를 담는다.
미자 역은 안서현이 맡는다. 그 외에 변희봉, 데본 보스틱, 릴리 콜린스, 셜리 핸더슨, 다니엘 헨셜, 윤제문, 최우식, 스티브 연 등이 출연한다.
'옥자'에 대한 궁금증 하나는 과연 괴수영화인가 아닌가라는 점. 봉준호 감독이 거대 동물이라고 표현한 옥자는 슈퍼돼지다. 보도자료에도 옥자의 정체를 정확히 밝히지는 않았지만 옥자는 거대한 돼지다.
봉준호 감독은 '옥자'가 몬스터영화로 소개되는 데 상당한 거부감을 갖고 있다는 후문. '괴물'이 몬스터영화로 소개된 데 이어 '옥자'도 몬스터영화로 알려지면 영화에 대한 선입견을 갖게 되는 걸 우려하고 있다. 실제 봉준호 감독은 '옥자' 첫 보도자료에 이례적으로 '옥자'는 "괴수영화가 아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봉준호 감독은 "'옥자'를 통해 인간과 동물의 아름다운 우정 그리고 그 속에 존재하는 공포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내고 싶다"고 밝혔다.
거대한 고릴라가 나오는 영화는 몬스터 영화고, 거대한 돼지가 나오는 영화는 몬스터 영화가 아닐지, 판단은 관객의 몫이 될 것 같다.
'옥자'는 세계적인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넷플릭스에서 투자,배급한다. 이례적이다. 때문에 '옥자'가 극장에서 상영될지도 많은 사람들의 궁금증을 낳는다.
영화는 극장에서 상영되는 걸 전제로 만든다. 화면비율, 미쟝센 등등 많은 요소가 영화 상영을 전제로 한다. 그렇기에 '옥자'가 극장이 아닌 넷플릭스를 통해서 공개될 경우 제작과정부터 달라질 수 있다.
이에 대해 '옥자' 한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옥자'는 넷플릭스를 통해서 상영되는 게 맞다. 그걸 전제로 한다. 하지만 극장에서 전혀 상영하지 않는 건 아니다. 미국에선 넷플릭스로 공개하고 일부 극장에서 상영을 시작했다가 반응에 따라 확대 개봉하는 방법을 고려 중이다. 한국에선 극장과 넷플릭스에서 동시 개봉할지는 아직 모르겠다. 한국 개봉 파트너를 찾는 건 전적으로 넷플릭스에서 알아서 할 일이다. 그동안 봉준호 감독 영화를 CJ E&M에서 투자,배급해 왔지만 '옥자'가 어떻게 될지는 넷플릭스 몫이다."
"넷플릭스가 견고한 미국 배급 시장을 뚫기 위해 '옥자' 같은 영화를 극장에서 상영하려 하는 게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관계자는 "아니다. 넷플릭스는 스트리밍 서비스가 미래의 상영 기반이라고 생각하는 회사다. '옥자' 투자 배급을 결정한 건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 차원이지, 미국 배급 시장 활로 찾기 일환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옥자' 촬영 시작 보도자료에 써 있는 문구의 보충설명이다. 자료에는 "'옥자'는 2017년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 되며, 미국에서 한시적으로 극장에서도 개봉될 예정이다. 한국를 포함한 세계 일부 국가에서는 극장 상영을 위한 파트너사를 물색 중에 있다"고 적혀 있다.
그렇다면 '옥자'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전제로 영화 형식이 만들어진다는 뜻일까?
그럴 것 같지는 않다. '옥자' 관계자는 "봉준호 감독이 넷플릭스를 택한 건 전권을 보장 받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봉준호 감독은 '설국열차'를 만들고 개봉하는 과정에서 미국 파트너에 적잖이 곤혹스러워 했다. 제약이 상당했기 때문. 박찬욱, 김지운 등 할리우드 시스템을 경험한 감독들의 공통된 호소였다.
넷플릭스는 기존 할리우드 시스템과 달리 감독에게 전권을 맡긴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었다는 것. 뿐만 아니다. 흥행에 대한 부담에서 거리가 있다는 것도 감독에겐 큰 매력이었다고 한다.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기에 몇 만명이 들어야 한다는 둥, 수입을 얼마나 내야 한다는 둥, 그런 수치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것. 봉준호 감독은 이런 점들을 넷플릭스와 같이 작업하는 가장 큰 매력으로 꼽았다는 후문이다.
때문에 '옥자'도 '봉테일'이라 불리는 봉준호 감독의 섬세한 연출력이 그대로 담겨 있을 것으로 보인다. 봉준호 감독은 본격적인 촬영에 앞서 방한한 다리우스 콘지와 촬영 전반에 걸쳐 협의를 가졌다.
이란 출신인 다리우스 콘지는 '델리카트슨 사람들'을 비롯해 '에이리언4', '미드나잇 인 파리', '로마 위드 러브', '패닉 룸' 등의 촬영을 맡은 감독이다. 다리우스 콘지가 촬영한 '아무르'는 2012년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옥자'는 26일 오후9시 구로변전소 일대에서 다음날 새벽3시까지 촬영을 하는 것을 시작으로 대장정에 나선다. 세트장과 전국 촬영지를 돌며 약 8주 가량 한국에서 촬영한다. 이후 캐나다와 미국을 오가며 촬영이 진행된다. 한국어와 영어 대사가 쓰인다.
한국 촬영에 할리우드 배우 중 누가 함께 할지는 대외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