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지 "지나가 버린 20대, 노래로 보상 받고 싶어"(인터뷰①)

문완식 기자  |  2016.06.07 08:00
가수 영지 /사진=라우더스 엔터테인먼트 가수 영지 /사진=라우더스 엔터테인먼트


영지(35, 본명 김영지)는 서울 청담동에서 포장마차 형태의 술집을 운영하고 있다. 장사, 잘된다. 이제 4년 됐는데 인기 연예인들을 비롯해 연예 관계자들이 단골로 찾는 장소가 됐다. 이런 포장마차가 하나 더 있다.


최근에는 라운지 바를 새로 내기도 했다. 사업 수완이 좋은 편이다. 주량은 최근에 좀 늘었는데 소주 2잔 정도다. 주당들이 건배하다 흘릴 정도의 주량에도 그녀는 가게를 찾는 손님들과 흥에 겨워 어울린다. 마치 제일 많이 취한 사람처럼. 영지는 "가게를 차리고, 사람들을 만나며 비로소 나를 찾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런 '나'를 찾는데 10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영지가 가수로 돌아온다. 영지는 7일 낮 12시 새 싱글 '취한 건 아니고'를 발표한다. 이별한 여성의 감정을 녹인 감성 발라드다. 슬픔, 그리움, 후회, 방황, 미련 등이 담긴 영지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인상적인 노래다.


"전 늘 '가수 영지'를 꿈꿨어요. 장사를 하고, 사업을 하는 건 음악을 하고 싶어서였어요. 20대는 늘 기다림의 연속이었거든요. 노래를 하고 싶은데 그러지 못했으니까요. 노래만 해서 먹고 살 수 있는 사람은 아마 4만명 중 40명 정도일 거예요. 음악을 꾸준히 할 수 있으려면 경제력도 필요하거든요. 강남에 포장마차를 2개하고 카페도 하고 바도 하면 부자라고 생각하는데, 돈은 못 벌었어요(웃음). 대신 사람을 얻었죠. 그런 사람들과의 만남이 음악적으로 도움이 많이 돼요. 철이 든다고 할까요. 불특정 다수의 사람을 만나면서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배웠어요. 그간의 저는 갇혀 지냈거든요. 집에 있는 걸 좋아했어요. 꿈이 집에만 있는 거예요. 지금도. 하하. 노래할 때만 밖에 나오고 나머지 시간은 집에 있는 게 제 꿈이에요."

활동적인 것 같은 그녀지만 낯을 가린다고 했다. 장사와 사업은 그런 낯가리는 영지를 변하게 했다.


"낯가림이 심해서 남의 집에 가는 걸 못해요. 근데 가게를 하니 남의 집이 아니라 내 집에 손님이 오는 거잖아요. 내 집에 누가 오면 반갑고 고맙고 그래요. 많은 사람을 만나 대화하고 그러다 보니 노래를 부르는 데도 도움이 많이 됐어요. 옛날에는 정말 생각만 많았어요. 지금도 생각을 많이는 하는데 사업을 하다 보니 판단이 빨라져요."

영지가 "생각만 많았다"고 하는 데는 사연이 있다. 2003년 버블시스터즈로 데뷔한 그녀는 2004년 팀을 탈퇴했다. 음악적인 색깔이 달라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었는데 자신만의 음악을 맘껏 할 수 있으리란 예상과 달리 이후 2007년 솔로 앨범을 낼 때까지 한동안 쉬어야 했다.

"노래를 하고 싶은데 회사에 얘기를 하지 못했어요. 지금 생각하면 제가 놀고 있으면 회사도 부담이 되는 건데요. 그걸 미쳐 몰랐죠. 회사도 저만 있는 게 아니니 저를 막 밀 수 있는 분위기도 아니고요. 그렇게 20대의 시간을 허비했어요. 언젠가, 언젠가..하다가 지나간 거예요. 소중한 시간들이. 장사를 시작한 것도 바빠지고 싶었던 거예요. 강의(한양대, 서울예술종합학교)하는 것도 저를 바쁘게 하고요. 나를 세상에 내놓고 바쁘게 살아가니 음악을 하는 시간에도 한층 집중력이 생기더라고요. 지나가 버린 20대의 시간을 찾기 위해서라도 앞으로도 바쁘게 살 생각이에요."

최근 MBC '복면가왕'에 '백세인생'으로 출연했던 영지는 "장사를 하니까 영지가 어디서 무얼 하고 있는지 그나마 아니까 그런 섭외도 들어온 게 아니었나 한다"며 웃었다.

(인터뷰②)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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